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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동고양이 Aug 19. 2021

감정이 계절이다

추억 하늘을보면서

내 기분에 계절은 얼마나 영향을 줄까? 

"난 더위를 안타는 사람이야!"라고 떠들던 나는 올해 보기 좋게 나가떨어졌다. 더위를 타는 정도가 아니고 더위를 매일 먹은 사람처럼 힘겨웠다. 날씨가 더워서 인지 몰랐다. 그저 매일 아침 힘들고 아이들과 보내는 방학이라 그려려니 했고 매일 하루하루가 정신없음과 나의 감정들이 짬뽕으로 뒤섞여 나의 정체성은 온데간데없었다. 늘 방학을 기다리고 아이들과 무얼 할까 기다리던 나는 다른 사람으로 변하기 시작하고 드디어는 나 혼자도 버티기 어려운 지경이었다. 

더웠다. 올여름은 무지 더웠다. 어느 누가 말하는지도 모르게 멍하게 있던 올여름은 그렇게 갔다. 


제정신이 돌아온 요 며칠이다. 아침저녁으로 선선하다 못해 이제 찬바람이 기분 좋게 분다. 새벽 걷기와 저녁 걷기로 만보를 걷던 나는 방학하고 8월을 넘기면서부터 저녁에 막내와 걷는 것으로 일정을 수정했다. 

막내의 통통배가 신경 쓰였기도 하고 귀여운 막내와 시간을 보내며 습관을 주고 싶어서도 있었다. 





멋진 석양을 매일 보며 걷던 올여름 덥다고 투덜거리던 몇 주가 언제 그랬냐는 듯 차가워진 날씨에 나를 한 없이 작아지게 한다. 계절에 따라 바람의 양에 따라 나의 마음도 움직인다.

 

같은 장소 같은 걸음을 매일 걷던 막내 아이와 난 하늘을 보며 감탄한다. 매일이 다른 석양이다. 중년의 나이가 보는 하늘은 더없이 멋진 그림이고 더는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며 매번 하늘을 보며 걷는다. 

이 더운 계절이 가려고 하니 추억하는 것이 우습다. 모든 것이 지나고 보면 별거 아니거늘...


오늘도 난 걸었고, 내일도 우리 통통이와 걸을 것이다. 추억 하늘을 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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