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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히쥬 Oct 22. 2021

정말 마케팅을 하겠다고?

제가 마케팅 한 번 해 보겠습니다.


Why 마케팅?

사실 마케팅 직무를 선택한 데에는 구체적인 이유가 없다. 심지어 첫 직장은 쇼핑 어플 회사인데 인터넷 쇼핑에도 별 관심이 없던 나였다. 내가 다닌 학과에서는 보통 공기업이나 공무원 길으로 많이 진출을 하였고, 복수전공도 딱히 마케팅과 관련 없다. 대학교 때는 배우고 싶은 걸 배워야 한다고 주장하며 선택한 길인데, (물론 사기업도 내가 선택한 길이지만) 막상 내가 맞닥뜨린 현실에서는 쓸모가 없다고 하니 참 많이 허탈하더라. 그래도 세상의 변화를 가장 빠르게 캐치해 가치를 창출하는 마케팅 직무가 멋있고 재밌어 보였다.


회사 면접을 볼 때 많이 들었던 질문 중 하나가 ‘왜 전공을 안 살리고 굳이 이 직무를 선택하셨나요?’였다. 학부 교수님들의 전체적인 스타일이나 졸업생들이 진출하고 있는 분야에 대해 보고 들었을 때, 왠지 이 길을 계속 가면 지루하고 고착된 분위기 속에서 살아야 할 것 같았다. 안정성과 연금을 생각하면 참 실속 없는 생각이기도 하고 경험해보지도 않고 확언할 수 없는 문제기도 하지만, 이 예감은 아직도 사라지지가 않는다. 그렇다고 마케팅 직무가 나와 잘 맞는다고 할 수 없지만, 처음에 사기업 쪽을 선택한 것에는 후회가 없다.



마케팅을 알기 위하여

내 취향은 사실 대중적이지 않았다. 많은 사람들이 예쁘다고 하는 것에도 ‘저게 왜 예쁜 거지?’하고 속으로 의문을 던지고는 했다. 사람들이 많이 간다는 인기 있는 데이트 장소를 가도 별 감흥이 없었다. 예쁘고 세련된 옷보다는 실용적이고 스포티한 스타일이 좋았고, 가끔은 화려한 패턴의 문구 제품에 꽂혔다. 그래서 다양한 카테고리에서 핫한 상품 소재를 찾는 일을 했던 첫 직장에서 정말 힘들었다. 지금 생각하면 기존의 취향을 바꿔보기도 하며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는 감사한 기회였지만, 당시에 그 상품이 인기 있는 이유를 알고자 이해 안 되는 상품을 사 보는 건 나에게 필수적인 고역이었다. 그 과정이 있었기 때문에 브랜드를 소비하며 자기 정체성을 형성해나가는 지금의 시대를 조금이라도 이해할 수 있게 된 것 아닌가 싶다.


마케팅은 정말 알다가도 모르겠는 미지의 세계다. 충성 고객층이 탄탄한 스테디셀러가 있는가 하면, 잠시 동안 유행을 탔다가 어느새 사라져 버리는 상품들이 있다. 저런 광고가 먹힐까 하던 것도 광고 효과를 통해 매출이 확 증가하는 것도 신기하다. 또 마케팅은 어느 직무든 그 경계를 넘나드는 역동성이 엄청 심한 직무다.


내가 이 직무의 속도에 발맞춰 갈 수 있을까 싶어 높은 장벽이 있음을 느낀다. 그나마 적성에 맞다고 생각하는 콘텐츠 마케팅에 있어서도 시시각각 변하는 사람들의 반응을 좇고 적극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하는 과정이 두려워 적극적으로 도전하지 못하고 있다. 지금은 개인 기록용으로만 유튜브, 인스타그램,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다. 가끔 조회수에 대한 강박이 생기기도 하지만, 꾸준히 콘텐츠를 올리며 재미를 느껴가고 있다. 어떤 분야일지는 모르지만, 길지 않은 시간 내에 마음을 잡고 그 분야에 용기 있게 도전하길 바라고 있다.




지금 내가 콘텐츠 분야에 관심을 가진 데에는 첫 직장에서의 경험이 많은 기여를 하였다. 하지만 그 10개월 간의 여정은 녹록지 않았다고 장담한다.


Photo by Brooke Lark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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