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맘가는대로 Dec 11. 2023

목적 중심의 조직

때로는 목표가 우리를 끌고 간다.

조직은 목적에 의해서 만들어집니다. 작은 친목 모임이든, 회사의 큰 부서나 국가의 행정부처이든 특정한 목적에 따라 조직을 구성하게 됩니다. 조직이 먼저 만들어지고, 목표나 역할을 부여하는 경우도 없지는 않으나, 이렇게 만들어진 조직은 목적 중심의 조직이 아니라, 사람 중심의 조직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뛰어난 리더 한 명이 세상을 바꾼다고 생각하면, 사람 중심의 조직이 무조건 잘못되었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예수님을 중심으로 한 교회 공동체가 세상을 바꾸었고, 스티브잡스나 일론머스크가 만든 회사가 우리 삶의 모습을 바꾼 것은 긍정적인 예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 경우도 리더가 중심이기는 하지만, 조직에는 명확한 목적이 있습니다. 이러한 조직의 목적을 비전 또는 미션이라고 합니다.


”Accelerating the World's Transition to Sustainable Energy“

“지속 가능한 에너지로의 전 세계적 전환을 가속화합니다”

위 문장은 테슬라의 비전 또는 미션입니다. 누구나 테슬라의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문장은 지금 테슬라가 하고 있는 모든 사업과 정확히 일치합니다. 테슬라는 전기자동차로 시작해서 에너지저장장치(ESS)로 태양광발전으로 사업영역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다양한 사업을 벌이고 있는 것 같지만, 그 중심에는 지속가능한 에너지라는 키워드가 들어있습니다.


몇 가지 예를 더 들어보겠습니다.

“bringing the best user experience to customers through innovative hardware, software, and services”

어느 회사가 생각나시는지요? 여러분이 생각하시는 것처럼 애플입니다. 혁신적인 기기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혁신적인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서비스를 통해 최고의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것이 애플의 미션입니다. 애플의 광고만 봐도, 그들은 기기를 만드는 목적이 서비스를 개발하는 이유가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려는 것이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아마존 (to be Earth's most customer-centric company, …) 은 고객 중심을 이야기하고 있고, 구글 (to organize the world's information and make it universally accessible and useful) 은 세상의 정보를 유용하게 하겠다고 하고 있습니다.


회사가 아니라 그 안의 작은 조직들도 그 조직만의 미션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 보셨습니까? 개발도 영업도 생산도 인사도 재무도 각각의 미션이 있습니다. 그 미션에 따라 조직의 목표와 일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집니다. 영업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매출이 목표인 경우와 영업이익이 목표인 경우는 시장에 대한 접근 방법이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매출과 이익이 같은 것이 아니냐고 하시는 분도 계시겠지만, 일선에서 둘 사이에서 고민해 보신 적이 있다면, 무조건 같이 가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아실 것입니다. 단기 성과와 중장기 성과도 그렇습니다. 대부분의 회사는 단기 성과를 놓치면 바로 영향을 받기 때문에 단기 성과에 더 치중하곤 합니다. 고객을 보는 관점도 미션에 담길 수 있습니다. 고객과 함께 성장하는 것이 목표인지, 고객과 상관없이 나만 성장하면 되는지에 대한 접근법이 고객을 대하는 태도를 결정할 것입니다.


개발이나 생산도 그렇습니다. 최고의 제품을 만드는 것과 최적의 제품을 만드는 것은 같지 않습니다. 가성비가 높은 제품을 만드는 것과 가심비가 높은 제품을 만드는 것도 같지 않습니다. 가지고 싶은 제품과 현실적으로 선택하게 되는 제품은 다른 제품입니다. 회사의 목표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얼마의 비용이 들더라도 가장 좋은 제품을 만드는 사람들이라면 작은 문제도 그냥 넘어갈 수 없을 것입니다. 그들에게 중요한 것은 문제가 있느냐 없느냐이지, 문제의 크기가 아닙니다. 그러나, 적절한 수준의 제품을 만든다면, 문제의 유무가 아니라 그 문제의 크기에 집중하게 되고, 허용되는 부족함이 어디까지인지를 논의할 것입니다. 어느 편이 옳고 그름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그 목적을 명확히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가장 좋은 제품을 가장 싼 가격에 소비자가 원하는 시점에 항상 제공할 수 있다면 그보다 더 좋은 것은 없겠지만, 그렇게 할 수 없다면 방향을 정해야 합니다. 그 방향이 조직의 미션에 들어가야 할 것입니다.


더 작은 조직으로 내려와도 조직이 아니라 한 명의 개인으로 보더라도 역할과 목적이 있습니다. 지금 한번 여러분의 조직에서의 역할과 여러분이 속한 가장 작은 조직의 미션은 무엇인가요? 그리고 그 안에서 당신의 미션은 무엇입니까?


목표를 바라보고 앞으로 나아가지만, 때로는 목표가 우리를 끌고 간다고 저는 믿습니다.


이전 01화 이야기를 시작하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