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면 안 된다고
그렇게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소스라치며
옷매무새를 다잡듯
마음을 꾹꾹 눌러담던 날들이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문득 쭉쭉 뻗은 소나무들 사이
구불텅하게 옆으로 가지를 낸
한 그루를 보았습니다
'저 소나무는 어쩌면 벌써
바람과 같이 춤을 추고 있는 건지도 몰라'
그날
문득 들었던 생각입니다
중력이 느껴지는 건 오로지
무림고수가 딛고 선 가지 끝
낭창낭창 하늘에서 휘어지던
영화 와호장룡의 대나무처럼
산들바람에 가녀린 털끝이 흩날리던
산길 옆 버들강아지처럼
그건 다시는 돌아올 수 없게
된통 흔들려버리는 것이 아니라
바람에 따라 춤을 추고
파도를 따라 리듬을 타는 법을
배우는 시기라는 것을
그 날 알았습니다
그래서
때로 삶이 흔들릴 때
두려워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