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BOM Sep 07. 2021

걱정, 그리고 불안














































































걱정돼서 불안하다


  이 문장은 마치 한 단어처럼 사용된다. 그런데 우리가 이 문장에 있는 '걱정'과 '불안'이라는 두 단어를 좀 차근차근 뜯어볼 필요가 있다.


"걱정"


  인간이 살기 위해서 꼭 필요한 행위이다. 우리는 걱정을 함으로써 나를 보호하고, 미래에 닥칠 위험에 대비한다. 걱정한다는 것은, 굉장히 당연하고, 필요한 행위이다. 걱정은, 생각이다. 그러니까 미래에 닥칠 상황에 대한 안 좋은 '생각'이 들면, 그에 대한 해결책을 모색하고 어떻게 할지 방법을 찾아나가려는 미래지향적 태도로 임해야 한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걱정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

첫 번째는 지금 당장 해결 가능한 것이다. 조금만 머리를 굴려서 생각하면 금방 해결이 되는 것들이다. 

'어? 로켓 배송이 안되네?' → '어떡하지?' → '그냥 며칠 기다려야겠다.' 또는 '그냥 로켓 배송 되는 타사 상품으로 사야겠다.'

이런 식으로 간단간단히 해결할 수 있다. 이런 걸 가지고 우리가 불안하다고 하진 않는다.

두 번째는 지금 당장 해결 불가능한 것들이다.

'우리 애가 학교에서 제일 뒤처지면 어떡하지?'

'다른 애들은 다 아는데 우리 애만 모르면 어떡하지?'

'우리 애만 못해서 자존감이 떨어지면 어떡하지?'

'지금 미리 시켜주지 않아서 나중에 공부를 못하게 되면 어떡하지?'

이러한 것들은 지금 당장 해결될 문제들이 아니다. 이럴 땐, 기다려야 한다. 시간이 해결해주는 문제들이기 때문이다. 그 시간이 될 때까지 지금 내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가장 현명한 노력을 하며 기다렸다가, 그럼에도 문제 상황이 발생되었을 때는 그때 가서 차근차근 해결하고 수습해 나가면 된다. 그런데 나중에 수습 불가능할까봐, 미리미리 6세부터 학원도 보내고, 구구단도 시킨다. 도대체 왜.


"불안"


  이게 문제다. 걱정이 돼서, 불안하다는 것이다. 더 자세히 말하자면, 걱정을 해 봤는데, 지금 당장 해결할 수가 없으니 불안하고 초조하다는 것이다. 불안은, 감정이다. 다스려야 한다. 우리가 보통 감정은 '다스린다'고 한다. 화가 날 때 내가 화가 난다고 해서 주변 사물을 다 때려부수는게 아니라, 우리는 화를 다스린다. 이와 마찬가지로, 불안하다고 해서 뭘 자꾸 이것저것 하는게 아니라, 나 스스로를 자꾸 다스려줘야 한다. 왜냐하면 이것은 지금 현재 일어나고 있는 사실이 아니라 단지 내 '감정'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불안에 의해서 행동을 하다 보면, 선명한 판단을 하기 어려워지고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이 현실을 굉장히 힘들고 불행하게 만들어 버린다.


  위의 그림과 같이_

아이가 조금 마음이 상해서 울고 있으면, 그저 보이는 대로

"아, 네가 속상했구나."

라고 하면 되는데,

"너 앞으로 어떻게 하려고 이래??"

라고. 애가 울고 있는데. 지금 현재 일어나고 있는 상황에 전혀 맞지 않은 말과 행동을 내 아이에게 퍼붓게 만든다.


  그래서 일단, 내 머릿속에 돌아다니는 그것들이 걱정인지, 불안인지, 잘 분류하고 추스르는 것이 엄마의 1번 과제이다. 











이전 01화 웅진 북클럽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