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kyo Nov 27. 2019

고객 제안을 반영하는 방법에 대하여

#고객 #고객가치 #제안 #VOC #카드재발급 #IT #마케팅


# 이번 내용은 과거 칼럼 '그러게 왜 맘대로 카드를 재발급해서 말이야’의 후속 에피소드입니다. 해당 칼럼을 먼저 읽고 보시면 조금 더 흥미로울 수 있습니다 #

읽어보기 클릭 ->  그러게 왜 맘대로 카드를 재발급해서 말이야


잠깐 요약해 드릴게요.

작년 어느 여름날 오후. 사무실에서 일하고 있던 저는 배송기사에게 전화를 한 통 받았습니다. 카드 배송 건으로 집에 도착했는데 본인이 직접 수령해야 하니 잠깐 나와달라는 것이었죠. 하지만 저는 사무실이었습니다. 


게다가 저는 이미 이사를 해 다른 곳에 살고 있었죠. 배송기사는 이전 주소지를 방문한 것이었습니다. 카드는 관리실에 맡길 수도 없는 지라 배송기사를 전화로 돌려보내야만 했습니다.

더 큰 문제. 저는 그 카드를 해지할 계획이었다는 겁니다. 유효기간 만료가 다가왔기 때문에 따로 해지 신청을 하지 않았고, 혹시 재발급 여부를 확인하는 연락이 오면 이대로 해지하겠다고 통지할 생각이었죠. 


하지만 카드사는 아무런 의향을 묻지 않고 카드를 재발급했고, 배송지 또한 별도 확인 없이 기존에 등록된 주소지로 보낸 것이었습니다. 보통 카드 유효기간이 발급 후 5년 정도는 된다고 보면 그동안 주소지를 옮길 가능성이 꽤 높을 텐데 말이죠. 결국 저는 카드사에 연락해 재발급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전달하고 마무리지었습니다.

이 일에 대해 저는 해당 카드사 고객센터에 제안을 접수했습니다. 


미리 카드 재발급 여부를 묻고 주소지도 확인할 수 있는 프로세스를 두면 어떻겠냐는 내용이었죠. 카드사 입장에서도 불필요한 카드 발급 비용이나 추가적인 배송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또 배송 기사의 헛걸음도 안타까웠습니다.

그리고 이 카드사는 저의 제안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피드백을 주기도 했었죠.


직접 카드사 홈페이지 고객센터에 남긴 글



카드사의 친절한 피드백


이 일은 까마득하게 잊고 지내던 어느 날 해당 A카드사로부터 문자가 하나 날아왔습니다. 바로 카드 재발급을 안내하는 문자였습니다. 저도 잊고 있었던 작년 에피소드를 다시금 떠올리게 됐죠. 그리고 그동안 많은 것이 달라져 있었습니다. 


한번 문자 내용을 볼까요?


재발급 사항과 수령지 주소 확인을 안내하는 문자 


아무런 안내도 없이 카드를 재발급해 보냈던 과거와 달리, 지금은 재발급 여부와 수령지 주소를 확인하는 문자를 보내고 있었습니다. 카드 재발급을 원치 않는다면 거부 의사를 밝힐 수도 있게 됐고, 수령지를 변경하고 싶다면 미리 바꿔놓을 수도 있게 됐죠. 


개인적으로는 제안했던 사항이 반영된 것 같아 뿌듯하기도 했고, 빠르게 의견을 받아들여 프로세스를 변경한 이 카드사에 대한 신뢰도 생겼습니다. 



몸담고 있는 IT서비스 회사에서도 여러 경로를 통해 고객의 목소리를 듣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목소리를 반영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죠. 


담당자 입장에서는 때론 너무 작은 부분에 대한 개별적인 불만이라 생각되는 것들도 있고, 과연 회사의 기존 프로세스나 규정 때문에 반영이 가능할까 싶은 부분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이 A카드사처럼 고객의 의견을 실제로 반영하는 사례들을 눈으로 목격하는 순간 고객들은 그 회사에 대해 ‘고객의 입장에서 바라보고 있구나’라는 신뢰를 느낄 수 있겠죠. 


이러한 신뢰가 곧 그 회사와 서비스의 자산이 될 테니 고객의 작은 의견 하나하나도 소홀히 해서는 안될 것 같습니다.




한 가지 더. 고객의 의견을 반영하기도 결정했다면, 어떻게 반영할지 그 방법을 더욱 심도 있게 고민해야 합니다. 어떻게 하면 고객이 조금 더 쉽게 이해하고 편하게 이용할 수 있을까 말이죠.

A카드사로부터 재발급 안내 문자를 받고 얼마 지나지 않아 경쟁사인 B카드사에서도 재발급을 안내하는 문자를 보내왔습니다. 그런데 내용은 조금 다르더군요. 같은 사안임에도 각각의 회사마다 개선의 방향과 내용을 어떻게 적용해야 할지 적지 않은 고민을 하고 있다는 것을 엿볼 수 있어 흥미로웠습니다.



다른 카드사의 재발급 안내 문자 내용


어떤 점이 달라 보이나요?


A 카드사는 링크를 통해 주소지를 확인하고 바로 변경할 수 있도록 했고, B카드사는 기존 주소지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하고 전화로 변경해주는 방식인데요. 누가 더 좋은 서비스라고 판단할 수는 없을 겁니다. 온라인이 편한 사람은 전자가, 오프라인이 편한 사람은 후자가 좋을 수도 있겠죠. 


다만 두 곳 모두 서비스와 프로세스를 개선하기로 결정한 이후, 고객이 보다 쉽고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고민을 거듭한 것은 분명해 보이는데요. 산업이나 업종을 떠나 고객을 위해 서비스나 프로세스를 개선하기로 결정했다면 꼭 필요한 고민의 과정이 아닐까 합니다.

이전 05화 카드 재발급, 고객에게 먼저 물어보면 어떨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