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원작 요즘 콘텐츠
-한국 / 판타지 / 8부작
-티빙 오리지널 12월 15일 파트 1 공개
-연출, 각본: 하병훈
-출연: 서인국, 박소담, 김지훈
<이재, 곧 죽습니다>는 웹툰 원작 드라마답게 판타지적 요소와 빠른 전개가 두드러지는 작품이다. 주인공 “이재”가 12번 다른 사람으로 살다 죽어야 하기에 회차마다 다양한 출연진이 출연한다. (서인국, 박소담, 김지훈, 시원, 성훈, 김강훈, 장승조, 이재욱, 이도현, 고윤정, 김재욱, 오정세 등 빵빵한 출연진) 그래서 각 배우들의 연기와 캐릭터를 보는 재미가 있는 드라마였다.
사실 1-2화를 보며, 이걸 계속 봐야 하나 싶은... 내 취향이 아닌 요소들이 자꾸 나를 건드렸다. 잔인한 장면을 싫어하는데, 생각보다 날 것으로 느껴지는 폭력이나 죽음의 장면이 자주 나온다. 초반부 지옥의 모습이나 ‘죽음‘ 역할의 박소담의 대사도 너무 설명적으로 느껴졌다. ‘좋은 배우들 데리고 왜 이런 쓰레기를 만들지?‘라는 생각이 들어 잠시 시청을 멈췄는데, 생각보다 반응이 좋은 거다. 감동적이라는 얘기도 있고, 티빙 1위를 먹길래 스리슬쩍 다시 시청을 시작했다.
8화를 모두 본 지금은 잘 만든 “요즘 콘텐츠”, 예상과 달리 이야기의 힘이 강한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요즘 콘텐츠 같다고 생각하는 점은,
-전개가 빠르다. (최근 본 작품 중 가장 빠른 듯)
-다양한 볼거리 (다양한 액션, 독특한 캐릭터들의 성격을 보여주기 위한 세트와 연출 등)
-장르가 몇 개인가? 판타지로 시작해서 액션 보여주다가 멜로도 찍고, 스릴러, 추리물이 되고 감동도 있는...
-설명적인 대사들. 다 보고 나서, 웹툰 원작 1화를 보니, 원작에 충실하게 대사를 옮긴 듯하다. 특히 판타지적 기본 설정을 대사로 설명하는데, 웹툰이라는 매체에서는 주인공의 내레이션이 상황을 설명하는 것이 자연스럽지만, 드라마에서 그러는 게 좀 적응이 안 됐다.
어쨌든 재밌고 좋은 작품이라 생각하는 건,
-흥미로운 에피소드의 변주: 사회적 이슈를 다루거나, 막무가내로 오락성이 있거나. 짧고 단발적인 서사, 혹은 연결되는 거대 서사 등을 넘나 든다.
-캐릭터와 배우들의 열연: 서인국이 주연이지만, 다른 출연진들도 거의 비등하게 출연한다. 각자의 서사 안에서 주인공이며, 그에 걸맞은 열연을 펼친다. 개인적으로 파트 2에서 몰입도가 높아지며, 김지훈, 김재욱, 오정세의 연기가 좋았다.
-전하려는 메시지에 힘이 있고, 그 메시지를 극화하기 위한 상상력이 기발하다. (이 부분은 원작 웹툰의 지분이 클 것 같아서, 웹툰도 보려고 한다.)
결과적으로,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작품이 되었다. 빠른 전개와 오락성으로 시선을 끌고, 고난과 사이다가 반복되며 가볍게 시청할 수 있는 한편, 콘텐츠의 메시지를 통해 감동받고,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자 하는 진지한 시청자까지 만족시킬 수 있는 작품이다. 보지 말아야 할 이유가 있다면, 잔인한 걸 싫어하는 사람..? (나는 때로 넘기며 봤다.)
극 중 화가이자 살인자로 나오는 김재욱 배우의 공간은 붉은색이 포인트였다. 붉은 창이든, 핏빛 그림이든. 그런 공간에서 김재욱 배우의 연기와 스타일링 또한 멋지게 어우러졌다. 갤러리의 큰 그림 앞에서 김지훈과 대화하는 장면이 있다. 흰 갤러리 한가운데에 걸린 붉은 그림과 검은 코트를 입은 배우의 호리호리한 실루엣이 기억에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