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에 캐리어를 4개 들고 (하나는 기내에 가지고 타고) 인도로 들어갔는데, 남편에게 하나 주고 나왔기에 이번에는 캐리어를 3개 가져왔다. 최대한 음식을 많이 가져오려고 하다 보니, 김을 박스 채로 보내는 게 낫단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짐을 부치려고 보니 1인당 1개만 가능한 거다. 대한항공은 1인당 23kg씩 보낼 수 있지만, 수화물 개수 제한이 있었다. (인도 국내선은 15kg라서, 15kg에 맞게 짐을 싼 상태였다.) 가져간 김을 버려야 하나 어쩌나 고민하고 있는데 직원이 박스와 캐리어를 하나로 묶으면 가능하다는 거다.
이렇게 기계를 이용해서 노끈 네 줄로 묶으니 꽤나 튼튼했다. 델리까지 잘 와서, 아메다바드 가는 국내선을 타려고 셀프 체크인을 하고 짐을 실으려는데, 직원이 이 상자 안에 뭐가 들었느냐고 묻는다. 말해줘도 모르니, 사진으로 보여줬다. 그런데 갑자기 이건 짐이 두개라며, 실을 수 없다는 거다. 끈을 잘라서 하나만 실을 수 있다길래,
정말 불쌍한 표정을 지으며, 외쳤다.
Please, help me.
This is very important!!!!
직원 둘이서 곤란하지만 웃는 표정을 지으며 안된다길래, 조르면 해줄 것 같아서 계속 졸랐다.
This is very light.
그래서 무사히 통과!
뒤에서 보고 있던 두 녀석이 내가 하는 행동을 보며 웃는다.
이러는 와중에 내 옆에선 한국인 유학생으로 보이는 한 여학생이 울상을 짓고 있었다. 여권을 분실했다며 자신의 짐을 모조리 뒤지고, 서류란 서류는 다 꺼내놓은 상태였는데도 여권이 나오지 않았다. 분명 보안검색대를 통과할 때까지는 있었다고 했다.
만약 누군가 발견하면, 방송해 줄 거에요...,꼭 찾으시길.
보고 있는 내가 안타깝고 걱정되었는데,
비행기 타려고 탑승구 앞에 앉아 있는데 둘째가 소리쳤다. 엄마 아까 여권 잃어버린 여자분, 저기 가고 있어!! 여권을 찾아서 정말 다행이다. 내가 다 기분이 좋았다.
그녀는 여권을 찾아서 목적지에 갈 수 있게 됐고, 나는 김을 사수했다. 정말 소중하고 맛있는 '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