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브런치 작가 이두리입니다. 보내주신 글을 읽는 동안 저의 옛일이 생각 나 마음이 착잡함을 느꼈습니다. 아내를 사랑하며 아내와의 관계를 건강하게 발전시키고 싶어 하는 의지가 읽히기에 제 경험과 생각을 적어봅니다.
세상은 끊임없이 나에게 문제를 던지고 있습니다. 언제부터인가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이 나의 삶이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문제는 나에게 고통을 주었고, 해결하는 과정은 어려웠습니다. 피하지 않았으며 시간을 가지고 진실하고 성실하게 노력하였습니다. 그 과정에서 나는 성장하고 있었고, 세상은 점점 살만한 곳으로 변하였습니다. 그것은 나의 기쁨이었습니다.
문제를 해결하기 전에 먼저 내 문제의 본질을 파악했습니다. 지금 나를 힘들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 내가 진정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 나에게 이런 질문들을 하였습니다. 나는 아내를 사랑합니다. 내가 진정 원하는 것은 아내를 사랑하는 것입니다. 나의 사랑은 아내와의 관계를 건강하게 발전시키는 것입니다. 나는 지금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나의 사랑에 대하여.
아내란 나에게 어떤 존재인가? 나는 한 여인을 사랑했고, 그 여인을 나의 아내로 맞았습니다. 그 후로 내 삶의 가장 큰 의무는 아내를 보호하고 내 가정을 지키는 것입니다. 나에게 있어 아내와의 관계는 모든 것에 우선합니다. 전통이나 관습, 법, 그리고 다른 사람과의 관계(부모 형제와의 관계), 마지막 죽음까지도. 사랑하기 때문에 그러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하는 것이 나는 사랑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나에게 사랑이란 감정에 앞서 의무이고 의지이며 노력입니다. 나의 사랑은 진화합니다. 성숙한 사람만이 더 성숙한 사랑을 할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나는 아내에게 항상 당당합니다. 나는 참지 않습니다. 가끔 화가 나면 소리도 지릅니다. 아내가 나를 많이 좋아하고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나의 자존감입니다. 나에게 아내는 판단이나 평가의 대상이 아니라 헌신과 희생의 대상입니다. “아내는 내 삶의 동반자이다. 난 그를 존경과 신뢰로서 대할 것이며, 모든 경험을 공유하며 함께 성장해 나갈 것이다.”이것은 <나의 사명서>의 한 구절입니다.
부모란 무엇인가? 나는 현재 두 자녀를 둔 부모입니다. 딸은 3년 전에 결혼하였습니다. 나의 부모님은 두 분 모두 돌아가셨습니다. 가끔 부모님에 대해 생각합니다. 아버지에게 나는 어떤 아들이었을까? 아마도 내 추측으로는 생전에 서운한 점이 많으셨을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 나를 보고 계신다면 무척 흐뭇해하실 것입니다. 화목한 가정을 이루며 잘 살아가고 있고, 아이들도 자랑스럽게 잘 키워주어 고맙게(?) 생각하시리라 믿습니다. 나는 내가 부모님들로부터 받은 은혜에 보답하는 길은 부모로부터 받았던 사랑을 우리 아이들에게 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이들에게 좋은 아빠가 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아이들이 잘 성장해 주었습니다. 부모로서의 나의 노력에 대한 보답은 충분히 받았습니다. 아이들이 부모인 나에게 해야 할 의무는 없습니다. 나의 바람은 아이들이 멋지고 아름다운 삶을 살았으면 하는 것입니다.
내 삶의 주변에는 여러 가지 관계들이 있습니다. 아내와의 관계, 부모와의 관계, 그리고 형제와의 관계. 이런 관계들은 서로 복잡하게 얽히고설켜서 내 삶에 영향을 줍니다. 하나의 상황을 두고도 서로의 이해관계에 따라서 내리는 판단이 상이합니다. 나는 이런 관계들을 서로 각각 개인의 개별적인 관계로 보기로 했습니다. 나와 내 부모와의 관계가 있고, 내 아내와 내 부모님의 관계가 있습니다. 또 내 형제와 내 부모와의 관계도 있고, 나와 내 형제의 관계도 있으며, 내 아내와 내 형제와의 관계도 있습니다. 어떤 관계는 좋은 관계이지만, 어떤 관계는 불편한 관계이기도 합니다. 또 좋았던 관계가 불편한 관계가 되기도 하며, 반대로 불편한 관계가 좋아지기도 합니다. 우리는 이 모두가 좋은 관계로 유지되기를 희망하지만, 그것은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이 나의 판단이었습니다. 그래서 나는 나와의 직접적인 관계가 아닌 다른 관계에 대하여 한발 물러나기로 하였습니다. 내 아내가 내 아버지에게 나쁜 며느리가 될 수도 있고, 아내에게 나의 아버지는 불편한 시아버지가 될 수도 있습니다. 내 어머니와 동생 아내와의 관계는 좋은 데, 내 아내와 시어머니의 관계는 불편할 수도 있습니다. 이런 상황들을 인정하기로 하였습니다. 인정한다는 것은 이로 인해 유발되는 말이나 행동들을 판단 없이 들어주거나 보아준다는 것입니다. 내 아내가 내 앞에서 시동생이나 시부모를 욕하도록 허락하였습니다. 어떤 날은 함께 욕하기도 하였습니다. 명절이나 제사에 가기 싫으면 나 혼자 다녀오겠으니 고민하지 말라고 이야기하였습니다. 시부모나 시동생들과 잘 지냈으면 하는 바람은 있었지만 그러라고 강요하지 않았습니다. 불편한 관계에 있으면 당사자들이 불편한 거고, 그게 싫으면 당사자가 서로 풀려고 노력해야지, 그들의 관계때문에 내가 불편해야 할 이유가 없다는 판단입니다. 내가 드린 용돈을 모아서 동생을 주면서, 어머니는 제수(동생의 아내)를 더 예뻐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 경우 나는 이해할 수 있지만 아내에게 분노하지 마라 말하는 것은 너무 가혹한 일입니다. 우리는 모두가는 미성숙한 인간이라는 것을 인정해야 합니다.
누군가 나에게 인생이 무어냐고 묻는다면 나는 이렇게 답할 것입니다. 나에게 인생은 사랑을 배우고 사랑을 실천하는 과정이라고. 사랑을 해 나가는 과정은 어려운 길입니다. 그 길에는 고통이 따르고 두려움을 동반합니다. 그러나 희열과 뿌듯함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게 행복이 아닐까 하는 생각입니다.
이 글을 쓰는 동안 나는 지난날을 생각하며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되었습니다. 저에게 이런 기회를 갖도록 해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나의 글이 좋은 해결안을 찾는데 도움이 되기를 기대하면서, 신화학자 조셉 캠블의 <신화와 인생>에 나오는 구절을 인용하며 제 이야기를 마무리합니다.
“배우자와의 관계가 여러분의 삶에서 최우선의 고려사항이 아닌 한, 내 생각에 여러분은 [결혼했어도] 결혼한 상태가 아니다. 반드시 그 관계가 최우선이 되어야 한다.” (70쪽)
“결혼이란 여러분이 자기 자신을 상대방에게 희생시키는 것이 아니다.
여러분이 자기 자신을 그 관계됨에 희생시키는 것이다.” (73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