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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디오 Dec 07. 2021

치과 개원이란

이겨내! 이겨내!

어릴 적부터 사업을 하고 싶었다.

그래서 치과의사가 되기 전부터 개원은 늘 하려고 했다.

치대생 시절부터 개원 환경이 어렵다는 것은 많이 들었지만, 잘되든 잘못되든 '원장님'이 되어보고 싶었다.

도대체 언제 개원을 할 것이냐는 치과의사마다 개인차가 있는 것 같다.

통상적으로 자신감 있고 성격이 적극적일수록 빨리 개원을 하는 것 같다.

그리고 보통 여자보다는 남자가 개원을 하는 경향이 많다.


나는 개원에 대한 생각은 늘 있었지만 막상 개원을 하게 되었을 때는 '어쩌다' 하게 되었다.

짧았지만 나름대로 인생을 살아보니 '어쩌다'하게 되는 것이 자연스럽고 좋을 때가 많았다.


개원을 하게 되면 직원을 뽑고 세무에, 노무에 한 사업체의 가장이 된다.

그야말로 사업체의 모든 것을 책임지는 '사장님'이 되는 것이다.

월급 의사 때와는 완전히 다른 세상이 된다.

공부만 하던 치과의사 선생님 앞에 험난한 현실이 펼쳐지는 것이다.


개원의 첫걸음은 무엇보다도 좋은 입지를 선정하는 것이다.

개원에서 가장 중요한 3가지를 꼽으라면

첫 번째 자리, 두 번째 입지, 세 번째 이다. 

그만큼 자리가 중요하다는 말이다.

그만큼 자리가 중요하다.(중요해서 두 번 적었다.)


별로 좋지 않은 자리를 보여주며 치과의사가 실력이 있으면 환자들이 알아서 찾아간다던 부동산 사장님은 

뭘 모르던지, 나를 호구로 보던지 둘 중 하나이다.(아마도 후자)

개원을 하면서 두 종류의 부류를 만난다고 한다. 


사기꾼과 반사기꾼.


또는

나쁜 놈과 더 나쁜 놈


치과의사가 개원을 하고자 하면, 은행에서는 몇 억의 대출을 아주 손쉽게 내준다.

그러니 조심하라는 말을 수도 없이 들었다.

원장님들은 대부분 공부만 했고 그동안 세상 사람들은 그들에게 친절했다.

그러나 개원을 앞둔 원장님은 고양이 앞의 생선과 같다.


그 돈이 처음에는 많아 보이지만 상가와 인테리어, 간판, 덴탈 체어, CT, 멸균소독기 등 장비를 계약하고 나면 금방 없어진다.

이제 직원을 뽑고 나름대로 치과 홍보를 하고 대기구, 소기구들을 정리하며 오픈을 준비한다.

투자를 받은 사업가가 아닌 이상, 다른 사장님들처럼 치과 원장님도 본인의 빚으로 사업을 시작한다.


자! 이제 원장실에 앉아 숨만 쉬어도 돈이 쭉쭉 나간다.



치과 일을 성실히 하면서 차근차근 빚을 갚고 치과를 안정화해야 한다.

치과 원장님 대부분은 월화수목금토 주 6일 근무를 한다.

(주 5일 진료는 어느 정도 안정된 치과에서 가능하답니다.)

주 5일 시대에, 주 4일 이야기 마저 나오는 이 시대에 주 6일 근무를 하고 있으면 주 7일 근무하시는 자영업 사장님들이 진짜 대단해 보인다. 하지만 어떤 자영업과는 달리 치과는 오토매장이 될 수 없다.
환자분들께서 원장님을 보고 오시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갑자기 출근 안하거나 불만만 많은 직원!

버럭버럭 소리 지르고 진료비 안 내는 환자!
예고 없이 끊기는 수도와 전기!
길 건너 들어오는 새로운 경쟁 치과 2개!


개원하시는 원장님들 준비 되셨습니까? 준비 되셨습니까~아?

그렇다면 여러분 앞에 행운이 가득하길 바라겠습니다. 

이겨내쎄요! (저도 그럴게요.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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