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핑크 제니요...
다음 생에 무엇으로 태어나고 싶냐, 라는 질문을 받았을 때에는 보통 현생에서 부족하거나, 아쉬운 점을 보완한 이상향을 말할 것이 당연지사. 자연스레 내게 지금 부족한 건 무엇인지 돌아볼 수 밖에 없다.
나는 지난 5년간 경제적으로 안락한 직장인이 될 것이냐, 앞날이 불투명한 작가 지망생이 될 것이냐를 두고 갈팡질팡 하면서 수없이 많은 좌절감을 느끼는 동시에, 내 주제 파악을 매일 같이 했다. 다른 말로 하면 내 부족한 점을 너무 잘 알고 있다는 뜻이고, 또 다른 말로 하면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싫어하는지, 무엇을 할 수 있고, 무엇이 될 수 없는지 잘 알고있다는 뜻이다.
안 그래도 작가가 되어야겠다고 다짐한 후에 쓰는 글에 묘하게 묻어있는 열등감과 처음 보는 사람 앞에서 자기소개를 할 때 작아지는 나를 느끼며, 마음 속 어딘가 한 구석에 박혀있는 자격지심을 밖으로 튀어나오지 않게 하려고 한참 애쓰는 중인데, 정말 다음 생에 내가 태어나고 싶은 걸 써야 하는 건가..? 이번 주제는 그냥 넘어갈까? 하기엔 지난 주제도 글감이 없다는 이유로 넘겼다. 그렇다면 차선으로 태어나고 싶은 걸 쓸까, 고민했지만 그럼 솔직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니... 깝깝해서 친구에게 너는 무엇으로 태어나고 싶냐 물으니, 다시 태어나도 자기(myself)로 태어났으면 좋겠다고 한다. 아, 머리야.
그래... 이제 내 진심을 말해주지... 나는 다시 태어난다면 블랙핑크 제니로 태어나고 싶다. (지난 글에 이어 제니 지못미) 슈퍼스타로 태어나고 싶다. 아니면 방탄소년단의 뷔나 진으로 태어나고 싶다. 오직 그들이어서 할 수 있는 노력을 하면서 전세계가 나를 주목하는 짜릿함을 느끼고 싶다.
그렇다. 나는 후천적으로 가질 수 없는 아름다움을 가진, 타고나게 예쁘거나 잘생긴 사람으로 태어나 어딜가도 내게 관심을 보이고, 호의를 받는 그런 사람으로 태어나고 싶다. (근데 능력을 곁들인)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그 사람의 참된 매력을 알 수 있는, 진국 같은 사람 말고, 그냥 처음부터 호감이 가는 사람. 또 그런 사람이 느낄 수 있는 행복의 종류를 느껴보고 싶다. 물론 '제니'나 지금의 '나'나 행복을 느끼는 정도는 어느정도 비슷하겠지만, 어떤 방식의 행복을 느낄 수 있는가가 궁금하다. 지금과 다른 방식의 행복을 느껴보고 싶다. 맹목적으로 자신을 사랑해주고, 내 멋짐을 뽐내는 자리에 돈을 내고, 심지어 행복해하는 팬들... 그와 같은 행복의 느낌이 참 궁금하다. (사랑받는 만큼의 대가를 여기서 논하지는 말자.)
이렇게 다음 생에는 노력해도 가질 수 없는 것을 지니고 태어나 부귀영화를 누리고 싶다고 구구절절 쓰긴 했는데 , 이게 딱히 교훈적인 내용도 아니고, 함께 생각해볼만한 내용이 아니어서 (하면 된다!의 희망적인 글이 아니기에) 쓸 때 좀 주저한 것도 좀 있다. 내 찐따 면모만 부각되는 것 같고... 여러모로 찝찝한 글이다... 음...
ps. 근데 나는 나를 제일 좋아함. 당연함. 현생에 만족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