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에 향기를 더하면 좋은 이유

제주도 여행 이후 좋은 향기를 갖는 것에 진심입니다.

by 이정인

지난주 충남 예산에 있는 리플라스 리솜으로 회사업무차 현장답사를 다녀왔습니다. 입구에서 전해지는 마치 스파에서 간 건저 낸 따스하고 부드러운, 그러면서 무겁지 않은 향에 그 공간이 너무 좋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당장 디퓨저가 있다면 사고 싶을 정도로 매력적인 향이 폭풍 검색을 불러일으키기도 했습니다. 업체에서 관리받는 향이라 개인이 범접할 수 없겠지만 좋은 향기는 언제나 행복한 삶의 조건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공간에 향기가 더해지는 걸 좋아하는 데는 제주도 여행이 큰 역할을 했습니다. 큰 자쿠지가 있는 숙소에는 어디서도 맡아보지 않은 독특한 아로마향이 마음을 건드리며 내가 특별한 곳에 왔다는 생각이 들며, 행복하게 스며들었습니다. 그 향은 가끔 화장실 같은 곳에서 칙칙 뿌리며 나오는 인공의 향과는 차원이 달랐습니다. 더욱이 숙소에서 운영하는 아로마테라피 체험을 하면서 블렌딩으로 새롭게 탄생하는 아로마오일의 신세계를 만났는데요. 기존의 허브가게에서 목 뒤에 조금씩 발라주는 세계와는 전혀 달랐습니다. 정말 이렇게 멋진 세계를 이제야 알게 되었나 싶었습니다. 반하지 않을 수가 없었어요.


집에 와서 최대한 비슷한 향을 찾아 확산우드에 오일을 조금씩 넣었지만 그때 그 우아하고 멋진 향은 만들기 어려워 그때의 블렌딩 된 향이 그립긴 했습니다. 더욱이 공간이 정리되지 않은 탓에 아로마향은 빛을 발하지 못했는데요. 이사를 오면서는 좋은 향으로 우리 집도 호텔처럼 멋진 향을 만들어야지 하고 각오가 대단했습니다.



가성비 좋은 물건을 일단 찾아보았습니다. 인터넷으로 사다 보니 제가 직접 향을 맡을 수는 없다는 게 치명적인 한계이긴 했습니다. 향에 대한 설명을 보고 골랐는데 썩 마음에는 들지 않더라고요. 부엌 창가에 둔 디퓨저 향이 그나마 제일 마음에 들었어요. 마치 제가 꽃집에 와 있는 것 같았거든요. 나머지 향들은 조금 진한 듯했지만 그냥저냥 집안의 향을 바꾸기에 적당했습니다. 마음 한편에 지울 수 없는 것은 어쩐지 2% 부족한 상태라는 것입니다. 환기를 자주 못 시키는 환경에서 인공 디퓨저가 건강에 좋을지도 약간 회의적이기도 하고요. 다음에는 에센셜오일로 갈아타야 하나 고민입니다.


화분으로 공기를 정화시켜 볼까 해서 허브 화분에 눈을 돌려보았는데, 아 미니 화분은 눈 깜짝할 새에 마르고 심지어 곰팡이까지 생기는 것이 저의 역량 부족 탓에 기대 이하의 결과를 낳았어요. 역시 식물 키우기는 생각처럼 쉽지 않은 거였구나 싶습니다.


또 다른 대안은 없을까. 꽃내음이 아니라 멋들어진 나만의 향. 숲 속의 향이었으면 했습니다. 제 고민은 신기하게도 알고리즘으로 인스타그램에 고스란히 노출되다 보니 눈에 들어온 책 읽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디퓨저라. 마침 디퓨저 하나가 다 소진되어 교보문고 시그니처 향 'the scent of page'로 리필해 보았습니다. 생명력 넘치는 울창한 나무숲을 거니는 듯한 향기라고 하는데, 조금은 색다른 향이라 마음에 듭니다. 여러 디퓨저와 섞여 있는 상태라 조금 더 지켜봐야겠지만 느낌은 나쁘지 않습니다.


집으로 발을 들여놓는 순간, 나를 안아줄 기분 좋은 향. 그 향을 찾는 여정은 계속될지 모르겠습니다. 삶의 기운과 영감을 느끼게 해주는 향. 우리 집만의 시그니처 향을 찾고 싶습니다. 혹시 추천해 주실 향이 있을까요?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