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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검

초보잡기

by 초보 순례자

미음과 기역의 자리만 바꾸면 먹이 검이 되고, 검은 먹이 된다. 먹도 검도 질서를 세울 수 있는 힘이 있다. 그래서 나는 먹과 검은 같은 성질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먹을 검처럼 휘둘러 쓰기만 하면 지키고 따라야 하는 질서가 너무 많아진다. 반대로 검을 먹처럼 진하게 쓰려고 하면 아물지도 않을 깊은 상처가 너무 많아진다. 그래서 먹과 검은 그것 본연의 성질을 지켜내야만 한다.


먹은 지나간 흰자리에 남겨진 검은 눈물을 닦아낼 수 없기에 하나하나 신중하게 써야한다. 검은 허공을 가를 수 있기에 한수도 무르고 두수도 물러야한다. 자꾸만 검에 먹을 찍어 휘두르고, 먹을 묻힌 검으로 써내리니 싸움이 그치지 않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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