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그놈 참...

by 리릭

퇴근 후 집으로 가는 길, 사무실을 나서면서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은


'쭌, 차니 엉덩이 만지러 가야지.'


이다.


이른 아침부터 이른 저녁에 이르는 긴 시간 동안 참았던 꾸순내와 복실한 촉감이 급격히 고파지기 때문이다.


퇴근길 50분을 인내 후 현관을 열면


앙앙앙!! 엉엉엉~~!!

돌림노래로 짖으며 멍멍이들이 환영해 준다.

중문을 여는 순간 슈퍼맨처럼 날아드는 쭈니를 안아 들고 입술과 콧구멍에 격한 뽀뽀세례를 받다 보면 하루의 빡침, 하루의 피로 그 모든 게 노골노골 녹아내리며 사라지는 해방감을 느낄 수 있다.

쭈니가 나를 잘근잘근 씹고 있는 동안, 차니는 귀를 한껏 젖히고 혀를 날름거리면서 소심하게 주변을 종종걸음으로 서성인다.

쭈니가 충분한 애정표현 후 만족한 상태로 소파 밑 자기 자리로 돌아가면, 여전히 소심한 몸짓의 차니가 조심스럽게 다가온다.


"차니, 차니! 안아! 안아!"


두 팔 벌려 다가가면 잡기 놀이하듯 냅다 도망친다.

안으러 다가갈수록 더 신이 나서 요리저리 페이크를 주면서 도망친다.

나도 나름의 페이크로 더 이상 차니가 도망가지 못하게 퇴로를 차단한다.


"안아, 안아."


가까이 다가가 앉아 팔을 벌리면 앞발을 어깨에 얹고, 뒷발을 껑충 뛰며 안겨든다.

두 손으로 발받침을 해서 품에 안으면 내 몸과 어깨에 얼굴을 밀착하며 안겨든다.

다시 내려놓으려고 하면 앞발로 목을 꼭 잡고는 버틴다.

무겁지만 귀여운 아이를 품에 안고 둥가 둥가 걸어 다니다 보면 한결 긴장이 풀어질 차니의 몸이 나와 빈틈없이 밀착되어 있음을 느낄 수 있다.

궁둥이를 퉁퉁퉁퉁 치면서 한참을 귀여워하다 바닥에 내려놓으면 온 몸을 쭉 펴며 기지개를 켜고 몸을 탈수기처럼 털면서 근육을 정리한다. 그러고는 옆자리로 다가와서 몸을 붙이고 엎드려 끄응 한숨을 내뱉는다.


독립적인 쭈니는 잘 때 혼자만의 영역을 고집한다.

좁고 낮은 소파 밑이나, 엄마가 천을 정리해놓은 선반의 천 위. 또는 2호 형아 방 마약방석 위.

반면 차니는 사람 곁을 고집한다.

발밑이든 머리맡이든 가족들의 체온이면 된다.


그중 최애 자리는 옆구리다.


여름에는 그냥 옆구리.

겨울에는 이불속 옆구리.


어떤 식으로든 만져주는 걸 좋아하는 차니를 위해 우리의 손발은 부지런히 움직인다.


만짐을 행하고 만짐을 받는 과정 속에서 서로 간에 드는 만족감은 그 어떤 욕구의 충족보다 든든하다.


손으로든 발로든 늘 만지고 싶은 욕구.

머리맡이든 발밑이든 늘 함께하고픈 욕구


두 욕구가 만나서 내는 시너지는 달달한 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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