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나의 연결 고리

by 리릭

나른한 주말 오후 2시,


잠에서 깨어 활동하던 몸은 점점 피곤해지고, 소화가 다 되어 가는 속은 점점 허전해지고...

무언가 갈구되기 딱 좋을 시간.

이때 몰려드는 대표적인 욕구는 수면욕(睡眠欲)과 식욕(食慾)이다.

엄밀히 말하면 수면욕(睡眠欲)은 낮잠 욕(欲), 식욕(食慾)은 주전부리 욕(慾) 일 것이다.


우리 두 멍멍이 쭈니, 차니에게도 어김없이 찾아든 쌍욕(雙慾) 중 1순위는 주전부리 욕(慾), 일명 까까 욕(慾)이다.



나른하다... 눈꺼풀에 졸음이 찾아와 꽂힌다.
하지만 걱정하지 마라. 배고픔은 졸음보다 강하니까.
엄마한테 부엌에서 까까 한 개, 2호 형아 새끼한테도 소파에서 차니 한 개 나 한 개.
아빠한테 다시 방에서 한 개, 이제 1호 형아 새끼에게 마지막 한 개...



"까까?"


"까까 먹고 싶어요?"


쭈니는 언제 졸았냐는 듯 초롱해진 눈망울로 얼굴을 바짝 들이대고선 바삐 혀를 날름거리면서 뽀뽀로 까까를 재촉하고, 차니는 "에취 에취" 흥분의 재채기를 연신해가면 동글동글 바삐 원을 돈다.

두 녀석의 정신없는 재촉에 까까가 들어있는 아일랜드로 향한다.

내가 까까를 가지러 걸어가면 녀석들은 내 뒤로 줄을 서서 쫓아온다. 절대 내 앞을 가로질러 가지 않는다.

아일랜드 문을 열어 까까를 꺼내는 동안, 녀석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기쁨의 세리머니를 한다.

쭈니는 날씬하게 일자로 서서 내 허벅지를 벅벅 긁어대고 있고, 차니는 쭈니 꽁무니에 줄을 서서 혀를 날름대며 서성인다.

까까를 손에 들고 거실로 다시 걸어가면 또다시 내 뒤로 줄을 서서 쫓아온다.


"쭈니, 차니 기다려!"


흥분이 과도해진 쭈니가 계속 허벅지에 매달리면서 재촉한다.


"똥꾸멍 붙여!"


나란히 줄을 선 두 녀석이 엉덩이를 땅에 붙이고 앉는다. 하지만 쭈니의 꼬리 프로펠러는 여전히 돌아가고 있다.


"꼬리도 기다려!"


쭈니의 꼬리 프로펠링(propelling)이 서서히 잦아들다가 멈추면 하나씩 간식을 입에 넣어준다.

쭈니는 그 자리에서 제대로 저작(咀嚼) 하지 않은 까까를 연신 목구멍으로 넘기고 있고, 간식을 물고 우사인 볼트처럼 빛의 속도로 날아간 차니는 형아 방 침대 위에서 이빨로 간식을 박살 낸다.


그렇게 순식간의 간식타임이 끝나면 어김없이 날아드는 건 녀석들의 눈빛이다.


"한 번 더! 한 번 더!"


마치 이렇게 말하는 듯 부족함을 호소하는 눈빛.


솔직히 고백하겠다.

나는 녀석들의 그 눈빛에 몹시 약하다.

그 눈빛을 견디지 못하고 간식을 과잉 공급한 일이 부지기수다.

나의 지갑에도, 녀석들의 건강에도 좋지 못한 일을 해댄 나의 잘못을 뉘우친다.


하지만 여전히 나는 "한 번 더" 눈빛을 차마 이기지 못하고 고심 끝에 꼼수를 쓴다.

녀석들의 눈빛이 "한 번 더!"를 외칠 때면 조용히 까까를 들고 1,2호 형아 또는 아빠에게 간다.


"쭈니, 차니 까까 주세요~"


다른 이의 손에 까까를 들려준다.

죄책감을 덜기 위해 비굴한 수단을 강구한 것이다.


신나서 받아먹는 녀석들은 늘 게눈 감추듯 까까를 해치우고 "Again and Again" 또 모자람을 호소한다.




쭈니, 차니와 나의 가장 강력한 연결고리는 물론 애정이다.

그 애정의 시작은 맘마와 까까를 주는 손길에서 비롯되었고, 규칙적인 맘마와 맛있는 까까로 인한 만족감은 애정을 더욱 샘솟게 했으며, 엄마뿐 아니라 아빠, 형아들의 돌림 까까로 인해 애정은 더욱 단단해졌으리라.


너와 나의 연결고리는 명쾌히 입증된 듯하다.


"까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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