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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모모 Jul 02. 2022

왠만하면 모르는 척하고 싶은 후배의 특징

너랑 이야기하면 너무 피곤해요

바로 직전 브런치 주제가 챙겨주고 싶은 후배, 같이 일하고 싶은 후배였다면, 오늘 주제는 정확히 정반대로 [왠만하면 모르는 척하고 싶은 후배] 모습에 관한 이야기다. (지극이 개인적인 의견입니다!)


모르는 척하고 싶은 후배의 특징


1. 근거없는 자신감에 사로 잡혀있다.


내가 관찰한 이들의 가장 공통된 특징은 [자신의 능력에 매우 자신감 있다]는 것이다. '자신감 많으면 좋은 것 아닌가?' 그것도 맞는 말인데, 이들의 자신감에는 다소 이질감(?)이 든다.


내가 느낀 이 [이질감]에 대해 예를 들어 보겠다.

회사를 고급 일식집으로 생각해보자. 일식집에는 메뉴가 꽤 많다. 스시, 구이, 조림, 튀김, 우동, 알밥, 지리 등... 만약 일식집 최고의 쉐프라 평가받고 싶다면 방금 나열한 음식들을 골고루 다 잘 해야 할 것이다.

근데 만약 이 중 하나만, 그것도 다른 메뉴보다 중요도가 떨어지는 알밥만 잘하는 쉐프가 본인이 동네 최고의 일식 쉐프라고 직접 말한다면? 기분이 어떤가? 뭔가 어색하고, 생뚱맞다. "어? 뭐지? 얘는?"


바로 지금 느끼는 이 위화감이 내가 모르는 척하고 싶은 후배들에게 자주 느껴진다. 일식집처럼 회사의 일도 코스처럼 연계되어 있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고, 달리 보면 각각 분리되어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이들은 이 경계를 잘 구분짓지 못하고 자신의 일부 과거 성과를 지나치게 포장하여 전체를

해낼 수 있는 것으로 확대 해석을 잘한다.(이런 해석 역량은 참으로 미스테리함) 이런 후배와 일을 하면 서로 생각하는 업무 진행수준이 달라 진도가 나가지 않아 자주 힘들었다.


2. 회사의 많은 일을 대단히 쉽게 접근한다.


회사에서는 당연히 [일]을 한다.

일을 접근하는 유형은 크게 두 분류다.

첫번째는 일을 어렵게 진지하게 접근하는 유형이다.

" 이 일을 할 수 있을까? 실수하지 않으려면 어디까지 챙겨야할까?"

장점: 꼼꼼하고 치밀하게 검토해서 실패나 실수가 대체로 적음

단점: 시간이 오래걸리고, 쓸데없는(기우같은) 걱정을 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음


두번째는 일을 쉽고 편하게 생각하는 유형이다.

"뭘 그리 걱정하세요? 그냥 하면되죠~ 다 잘될꺼에요. 문제없습니다~"

장점: 긍정적이고 여유있고 자신감이 넘침

단점: 기본적으로 실력과 내공이 부족해서 실제 일이 돌아갈때는 빵꾸가 나는 경우가 많음

개인의 성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나는 두번째 유형이 부담스럽다. 중간중간 성과가 우려되어 피드백을 주면 달가워하지 않고, 막상 문제가 발생하면 대충 수습한 후 임기응변이라는 프레임 속에서 정신승리를 한다. 그닥 멋진 장면은 아니다.


3. MZ 세대의 부심이 강하다.


3년 전 쯤인가? 한창 서점가에 90년대생, MZ세대관련 도서가 쏟아지면서 세대 갈등이 재조명 되었다. 개인적으로 좋은 주제이긴 하지만, 이 때 이슈화된 것이 오히려 우리 사회에 또 하나의 편가르기 밈을 만들어 준 것 같은 씁쓸함이 느껴진다.


일부(전체는 절대 아님, 일부임) MZ 후배들은 그 세대 특징에 굉장한 자부심이 있더라. 파워당당하게 하고싶은 말을 시원하게 하고, 자기한테 손해가 가는 상황에 강하게 발끈하기도 한다. 반면에 이런 자기들의 모습을 이해 못하고, 불합리한 상황에 가만히 수긍하는 선배들을 이해못한다.

본인의 가치관을 버리라는 것이 아니다. 그래도 한번 쯤은 그런 선배의 입장에서도 생각해보는 [여유있는 역지사지]를 해보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을까?


# 덧 붙이기) 만약 이 글을 보다가 '내가 혹시 모르는 척하고 싶은 후배인가?' 하는 분들께 하고 싶은 말.

그래도 자신감 있는 태도는 멋지다! 부럽다.

그래도 가끔은 선배한테 기대는 것도 필요하다. 충분히 도움이 되는 조언을 해줄 수 있다. (그 역할을 하라고 여러분들보다 연봉도 높은 거임)

굳이 많은 선배에게 물어볼 필요는 없다. 당신이 신뢰할 수 있는 선배 딱 1명만 있어도 충분하다.

근데 만약 이런 선배가 회사에 1명도 없다면?

당신의 성격에 대해 진지하게 성찰해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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