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드라미라고 아세요?

뽀글뽀글 폭탄머리에서 촛불 머리로 변신!

by 영래

한때는 맨드라미를 정말 싫어했다.


고개를 돌리면 불쑥불쑥 고개를 내밀고 빨간 꽃을 드러내서였을까. 흔하디 흔해빠지고 구불구불 비틀어질 대로 비틀어진 맨드라미의 모양새는 나의 마음에는 들지 않았다. 그렇게 흔하게 보이던 맨드라미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아 물론 시골, 촌에 살던 내가 도시로 나와 풀을 보기 힘든 건 아는데 말이야.


뽀글뽀글 폭탄머리에서 촛불 머리로 변신!


오랜만에 다시 재회한 맨드라미는 더 이상 촌스럽지 않았다. 집으로 가는 길 놓여있는 도로변 가까이 줄지어있는 조경용 화분에 옮겨진 맨드라미는 이름마저 조금 바꾸어 내 앞에 다시 나타났다.

'안녕? 난 촛불 맨드라미야.'

내가 촌에서 이사 나와 자라는 동안 맨드라미도 성장하여 오늘 다시 만났네. 많은 시간이 흘렀지만 맨드라미는 맨드라미, 나는 나. 그렇지만 우리 서로 기억하는 모습과는 많이 달라졌어. 구불구불 멋대로 피어났지만 누구보다 폭신폭신하고 비단보다 더 고운 색과 결을 가졌던 맨드라미. 그때의 모습도 지금의 모습도 빨갛게 불타는 건 여전하다. 열심히 변화하며 살아온 맨드라미 이젠 촛불 맨드라미가 되어 나의 마음속으로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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