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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불댕 Jan 10. 2021

열 번째 촏: 일

초 단편 소설 시리즈

  직종(모집인원): 일반직(1)

  모니터 가운데 놓인 커다란 표에서 유독 저 숫자 하나를 노려본다. 이제 정말 저것뿐이다. 규호는 눈을 감고 생각에 잠겼다. 본인은 느끼지 못했지만 웅얼거리는 입 밖으로 그 생각이 새어 나왔다. 그때 바깥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갑자기 귀가 먹먹해진다.

  씹... 11시네 벌써.

  그가 왼쪽 귀를 막으며 밖을 슬쩍 내다보았다. 창 밖으로 경찰 ARV-11 한 대가 웅웅 진동음을 내며 지나간다.

  ...시민 안전을 위하여 23시부터 통행이 금지되오니...

  차량이 떠나가면서 통행금지 방송 소리도 멀어지지만 울긋불긋 경광등 불빛이 여전히 커튼 사이로 비집고 들어온다. 매일 듣는 소리지만 소름 끼치는 기계음성이다.

  모아둔 돈도 이제 바닥을 보이거니와 저 일을 못 잡으면 이제 정말 길바닥 신세다. 그랬다간 또 집단 노역에 끌려가서 쇳덩어리 놈들 수발이나 들다가 몸 상해서 나올 것이 뻔했다.

  절대 안 돼.

  규호가 이를 꽉 물었다. 그러더니 시계와 모니터를 번갈아 본다.


  원서접수기한: 2051 1 1() 11 59 까지.




about <촏>

글쓰기 앱 <씀: 일상적 글쓰기>에 매일 업로드되는 글감을 주제로, 글쓰기 훈련용으로 쓴 초 단편 소설 시리즈입니다. <씀>의 서비스가 거의 방치 상태이다 보니 작성 글 백업 겸 틈틈이 정리해 브런치에 공개합니다. 부족한 점이 많습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읽어주세요.


※ 각각의 <촏> 에피소드는 별개의 내용이며 한 편으로 끝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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