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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불댕 Jan 11. 2021

열한 번째 촏: 추위

초 단편 소설 시리즈

  야야 춥다 얼런 문 닫고 들어온나.

  경이가 삐쩍 말라 핏줄이 도드라진 작은 손을 펄럭이며 말한다.

  아가 이래 착하기만 해가 우얄꼬... 내가 퍼떡 죽어야 할 낀데.

  이불 밖으로 드러난 경이의 어깨가 떨린다.

  어매 추운데 나오지 말라고. 좀 드가 있어라. 불 좀 띠고 금방 간데이. 밤에 춥다 안 하나.

  시내에 의사 선생이 어머니 몸을 따뜻하게 해 줄 것을 당부했는데, 마음 급해지는 상호의 발걸음은 분주하건만 싸늘한 방바닥에 온기가 오르질 않는다.


  와따 올겨울은 뭐가 이래 춥노. 어매 안 글라.

  그새 옷깃에 쌓인 눈을 툭툭 털어내며 방으로 들어온 상호가 몸을 부르르 떨었다. 엄마는 벌써 잠이 들었나? 경이는 기척이 없었다. 상호가 몸을 낮춰 다급히 경이의 팔다리를 이리저리 주물러본다.

  아들 완나. 마이 춥재.

  경이는 눈도 제대로 뜨지 못한 채 그 자그마한 두 손으로 놀란 상호의 커다란 오른손을 감쌌다.

  어매 손 따숩네.

  웃음을 터뜨린 그의 눈에서 찔끔 눈물이 났다.




about <촏>

글쓰기 앱 <씀: 일상적 글쓰기>에 매일 업로드되는 글감을 주제로, 글쓰기 훈련용으로 쓴 초 단편 소설 시리즈입니다. <씀>의 서비스가 거의 방치 상태이다 보니 작성 글 백업 겸 틈틈이 정리해 브런치에 공개합니다. 부족한 점이 많습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읽어주세요.


※ 각각의 <촏> 에피소드는 별개의 내용이며 한 편으로 끝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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