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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불댕 Jan 15. 2021

열다섯 번째 촏: 하늘

초 단편 소설 시리즈

  숨이 차올라 쓰러질 지경이 될 때까지 소년들은 언덕을 달렸다. 그 나이 때의 아이들이 좀처럼 느긋하게 걷는 법이 없듯이 소년들도 줄지어 언덕 위로 내달렸다. 다 큰 어른들이라면 그곳까지 성큼성큼 십분 남짓 걸릴 거리였다. 생각해보면 이렇다 할 이유도 없었다. 소년들은 하나둘 약속도 하지 않고 모이더니, 반대로 약속이나 한 듯 그곳으로 달렸다.

  작년에 서울로 전학 간 종은이가 올여름방학에 놀러 왔을 때 영로는 순간 어색해서 어쩔 줄 몰라했다. 하지만 이내 다른 소년들과 함께 숨을 헐떡이며 뒷동산으로 달렸다. 그곳에서 아이들이 하는 것이라곤, 이제 누런 빛이 돌기 시작하는 잔디에 드러누워 하늘에 떠다니는 구름을 올려다보는 것뿐이었다. 종은이는 여전히 구름에 이름 붙이기를 좋아했다. 




about <촏>

글쓰기 앱 <씀: 일상적 글쓰기>에 매일 업로드되는 글감을 주제로, 글쓰기 훈련용으로 쓴 초 단편 소설 시리즈입니다. <씀>의 서비스가 거의 방치 상태이다 보니 작성 글 백업 겸 틈틈이 정리해 브런치에 공개합니다. 부족한 점이 많습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읽어주세요.


※ 각각의 <촏> 에피소드는 별개의 내용이며 한 편으로 끝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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