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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불댕 Jan 14. 2021

열네 번째 촏: 교실

초 단편 소설 시리즈

  현우는 항상 잠만 잤다. 아침에 등교를 하면 깜깜한 교실 가운데 즈음에 자리 잡은 그 아이의 책상에 항상 엎드려 있었다. 내가 매번 2등으로 교실에 들어서니 그가 게을러서 잠만 자는 건 아닐 것이라는 게 나의 짐작이다.

  그는 좀처럼 말을 하는 모습도 보기 힘들었다. 친구들과 시끌벅적 어울리는 편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따돌림을 당하는 것 같진 않았다. 1학년 때 같은 반이었던 선아는 현우가 공부도 꽤 잘하는 편이라고 했다. 작년 여름에 몸이 아파서 학교를 일주일 정도 안 나온 적이 있었는데 그 이후로는 언제나 엎드려 잠만 잔다는 것이다. 그 이유를 선생님을 포함한 그 누구도 몰랐고 궁금해하지 않았다. 선생님은 알면서도 내색하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다.


  "야 김현우."

  가장 먼저 교실에 와서는 하교 때까지 잠만 자는 놈에게 무슨 사정이 있는 걸까? 내 부름에도 대꾸 없이, 그는 귀찮다는 듯 몸만 뒤척였다.

  "들리긴 하는구나?"

  괜히 심술이 났던 나는 비꼬아 핀잔을 주고 내 자리로 향했다.



about <촏>

글쓰기 앱 <씀: 일상적 글쓰기>에 매일 업로드되는 글감을 주제로, 글쓰기 훈련용으로 쓴 초 단편 소설 시리즈입니다. <씀>의 서비스가 거의 방치 상태이다 보니 작성 글 백업 겸 틈틈이 정리해 브런치에 공개합니다. 부족한 점이 많습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읽어주세요.


※ 각각의 <촏> 에피소드는 별개의 내용이며 한 편으로 끝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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