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아홉 번째.
아마도 모를 거야
코찔찔이 귀밑 삼 센티 똑 단발 긴 생머리 하이힐 그리고...
안다면 그리하진 못했을 거야, 그는 말했다
아마도 모른 척했을 거야
창밖 산란한 눈동자와 산꼭대기 나무 그리고 흙이 가진 색
모른 척해야 끊어지지 않으니까, 그는 말했다
아마도 모르길 바랄 거야
헐거워진 금빛 손아귀와 깨진 달항아리
몰라야만 영원해 보일 수 있으니까, 그는 말했다
그대들은 진작부터 내리는 빗줄기만 슬프다 하네
그대들은 진작부터 젖은 솜뭉치만 가엾다 하네
창밖에 서 있는 눈물 벽 뒤에 숨느라
고통의 살덩이를 뜯어 빚고
타오르는 불꽃에 단단히 굳혀
결국 스스로 고꾸라져 부서지는
구슬픈 소린 들을 수 없어라
또 살덩이를 잡아 뜯고
또 빚고 구워 깨트렸다
그대들의 눈물 벽엔 살이 붙고
그대들의 귀는 여전히 들을 수 없다
들리지 않는 소리
소리를 잃은 소리
소리는 숨어버렸다
그가 말한다,
꼭꼭 숨은 소리를 찾습니다
소릴 들을 수 있는 사람도 찾습니다
커버 이미지 출처 : 사진: Unsplash의 Melbin Jacob
*ㅎㅎ 아이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