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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법은 조변 Feb 15. 2024

고객님! 그 땅 정말 사시게요? 등기부 을구를 보고도?

3-6 나만 몰랐던 민법 : (물권법) 용익물권 =지상권+지역권+전세권

안녕하세요.

'나만 몰랐던 민법', '조변명곡', '조변살림'을 쓰고 있는 조변입니다.


이번 글은 '나만 몰랐던 민법' 중에서 중요도가  떨어지는 부분입니다(야호!!). 법률가나 변호사는 제대로 알아야 하지만, 현실적이고 실무적으로 측면에서는 대~충~ 느낌만 이해하여도 큰 지장이 없는 부분입니다. 


그러니 이번 글만큼은 부디 편하게 읽어주시면 됩니다. 에이~ 그래도 그냥 넘어가지는 마시고... 딱~ 한 번은 읽어주세요. 쉬어가는 성격의 글이지만, 그래도 딱~ 한 번은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그림이 많아서 길게 느껴질 뿐입니다.


이전 글에서도 말씀을 드렸지만, 민법 중 물권법은 '부동산 등기부'와 결코 떨어질 수 없는 관계에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글의 제목도 '고객님! 그 땅 사시게요? 등기부 을구를 보고도?'라고 정했습니다.


↑위 글에서 더 자세히 살펴볼 수 있습니다만, "부동산 등기부"란 땅과 건물의 소유권이 누구에게 있었는지 그리고 현재는 누구의 소유로 되어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공식적인 국가의 장부를 말합니다.


"부동산 등기부"는 주소만 알고 있다면, 전국의 모든 땅과 건물의 소유권 등 권리관계를 인터넷 등기소(링크)에서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부동산 등기부"는 소유권에 관한 사항을 기재하는 "갑구"와 소유권을 제한하는 사항을 기재하는 "을구"로 구분되어 있습니다. 부동산의 소유자 입장에서 보면 "갑구"는 깔끔하게 자기 명의만 있는 것이 가장 좋고, "을구"는 깨끗하게 아무것도 없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왼쪽 그림처럼 겉으로 보기에 번듯하고 멀쩡한 건물과 토지라고 하더라도, 그 토지와 건물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가를 보려면 '부동산 등기부'를 봐야 합니다. 오른쪽 그림과 같이 볼 수 있는 부동산 등기부에서 [을구]가 깨끗한가를 보아야 합니다.


특히, 부동산 등기부 [을구]에서 '전세권' 등기나 '지상권' 등기가 보인다면, 가급적 포기하는 것이 좋습니다. 전세권 등기나 지상권 등기가 있는 부동산이라면 소유자도 그 부동산은 마음대로 쓸 수 없기 때문입니다. 전세권을 갖고 있는 사람과 지상권을 갖고 있는 사람만이 그 부동산을 쓸 수 있습니다.


부동산을 매수하여 [갑구]의 소유자 명의를 바꾼다고 하더라도, [을구]의 전세권이나 지상권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전세권 등기, 지상권 등기를 별도로 제거(말소)하는 절차가 필요합니다. 전세권을 갖고 있는 사람 또는 지상권을 갖고 있는 사람에게 원하는 돈을 주어야 제거(말소)할 수 있습니다. 매우 번거로울 뿐만 아니라, '부르는 게 값'이기 때문에 적절한 가격으로 거래할 수 있을지도 불분명합니다.


부동산 등기부 [을구]에 전세권, 지상권, 지역권 등이 있지만 반드시 꼭! 머스트! 그 부동산을 제대로 쓰고 싶다면, ① 부동산 소유권을 확보하여 [갑구]에 자기 명의의 소유권 등기를 하면서 ② 부동산 등기부 [을구]에 있는 전세권, 지상권, 지역권 등도 정리하여야 제대로 활용할 수 있게 됩니다. 하지만 변호사 입장에서도 그러한 부동산을 결코 추천하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소유권을 제한하는 물권(=제한물권, [을구]물권)도 알아둘 필요가 있습니다.


우선, 제한물권(=소유권을 제한하는 물권)을 복습하겠습니다.


우리는 이미 ↑위 글에서 소유권과 아이들을 살펴봤습니다. '소유권과 아이들'에서 "아이들"이 제한물권이라는 점도 살펴봤습니다. 간단히 복습하겠습니다.


소유권은 물권 중에서 가장 크고 완벽한 물권입니다. 소유권이 물권의 근간이자 밑바탕입니다. 다른 물권은 소유권의 일부 기능만 가지고 존재하는 소유권보다 작은 물권입니다.




피자 한 판이 소유권이라면, 다른 물권은 모두 피자 한 판인 소유권보다 작은 물권입니다. 중요한 것은 소유권보다 작은 물권은 부동산 등기부에서 [을구]에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작은 물권은 [을구]에 존재하면서 [갑구]의 소유권의 일부 기능을 제한합니다. 그래서 [을구] 물권을 제한물권(=소유권을 제한하는 물권)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부동산 등기부 [을구]에 용익물권(지상권, 지역권, 전세권)이 등기되어 있으면, 소유자도 그 부동산을 함부로 쓸 수 없습니다. 담보물권(저당권, 근저당권)이 등기되어 있으면, 소유자도 그 부동산을 함부로 팔 수 없습니다(=현실적으로 저당권, 근저당권을 정리하여야, 즉 빚을 갚아야 거래가 가능합니다).


※ 담보물권은 다음 글에서 살펴보겠습니다. 용익물권은 바로 아래에서 살펴봅니다. 



6가지 조각 피자 중에서 "용익물권(함부로 쓸 수 없는 [을구]물권)"을 살펴봅니다.



부동산 등기부 [을구]에 용익물권(지역권, 지상권, 전세권)이 다른 사람 명의로 등기되면, 소유자라고 하더라도 그 부동산을 함부로 쓸 수 없습니다. 이전 글에서 봤던 도표와 같이 정리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용익물권(지상권, 지역권, 전세권)이 등기되어 있으면, 실제로 그 부동산을 쓰거나 그 부동산을 임대하여 돈을 벌고 있는 사람은 그 용익물권자입니다. 소유자가 가지는 사용기능(사용권능)과 수익기능(수익권능)이 모두 용익물권자에게로 넘어갑니다. 용익물권의 일반적인 특징입니다. 이 정도는 기억해 두시면 좋습니다.


문제는 지상권, 지역권, 전세권이 다 똑같지 않고 조금씩 다릅니다. 소유권을 제약하는 범위가 조금씩 다릅니다. 지역권이 가장 약하고, 지상권은 보통이며, 전세권이 가장 강력합니다. 그래서 이론적으로 깊이 들어가면 매우 어렵습니다. 그러나 이번 글에서는 이론적으로 깊이 들어가지 않습니다. 걱정 마시기 바랍니다.



용익물권의 메뉴판을 살펴보겠습니다.


물권법정주의를 '물권메뉴판'이라고 설명드렸습니다.



민법 제185조에서 물권메뉴판(=물권법정주의)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물권은 민법 등 법률 규정에 있는 그대로 등기할 수 있을 뿐, 규정과 달리 수정하거나 편집한 물권은 등기할 수 없습니다. 물권을 등기하지 못하면 민법 제186조에 따라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권리를 설명하고 행사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물권메뉴판에 있는 권리는 규정되어 있는 그대로 등기하여 활용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상권, 지역권, 전세권이 무엇인지 대~충~ 그 느낌 정도는 이해하고 있는 것이 좋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우리가 살면서 지상권, 지역권, 전세권을 자주 들어보지 못한 이유가 있습니다. 2019년부터 2023년까지 5년 간 소유권 이전 등기는 연평균 394만 건이 있었지만, 지상권 등기는 17만 건, 지역권 등기는 3천6백 건, 전세권 등기는 6만 5천 건에 그쳤기 때문입니다.


이에 반해 담보물권인 근저당권 등기는 318만 건에 달합니다. 그래서 근저당권을 자주 들어본 적이 있지만, 지상권, 지역권, 전세권은 거의 들어본 적이 없는 것입니다. 약간 익숙하게 보이는 '전세권'도 우리가 일반적으로 이해하고 있는 '전세제도(=채권적 전세)'와 상당히 다른 제도입니다. 어떻게 다른지는 차차 설명하겠습니다.



소유권 이전 등기가 100건 이루어지는 동안 지상권 등기는 4.4건, 지역권 등기는 0.1건, 전세권 등기는 1.7건에 불과합니다. 반면에 근저당권 등기는 80.6건이 이루어집니다. 이렇게 통계적으로도 큰 차이가 있습니다. 제가 용익물권(지상권, 지역권, 전세권)은 대~충~ 그 느낌만 알아두어도 좋다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용익물권 중 지상권을 간략히 살펴보겠습니다.


이전 글(점유권은 피자 박스의 "피클"과 같다)에서 삼순이는 KSS제과를 중견기업으로 일으키면서 큰 성공을 거두고 부자가 됩니다. 그래서 20억 원을 주고 세종시 소재 토지에 투자를 했습니다. 그런데 이런저런 토지의 규제가 많아서 개발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삼순이는 삼식이에게 고민을 털어놓자, 삼식이는 월 100만 원씩 돈을 줄 테니 자신이 그 땅을 좀 쓰게 해달라고 합니다. 삼순이는 어차피 놀리는 땅이니 100만 원이라도 받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삼식이는 삼순이와 30년 지상권설정계약서를 체결하고 지상권 등기를 마칩니다.




삼순이와 삼식이의 협상에 따라 위와 같이 계약서가 작성되었고, 아래와 같이 지상권 등기가 이루어집니다.



위 삼순이 땅의 등기부를 보면 [을구]에 삼식이의 지상권 등기가 있습니다. 이 지상권 등기에 따라 30년 동안 삼순이의 땅을 독점적으로 그리고 배타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법적인 힘이 생겼습니다.



삼식이는 삼순이의 땅을 개발할 수 있는 합법적인 권리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삼순이는 자신의 땅을 스스로 사용하거나 남에게 빌려 주고 사용료를 받을 수 있는 권리를 30년 간 포기하고, 그 대가로 매월 100만 원의 땅 사용료(지료)를 삼식이로부터 지급받게 됩니다. 물론, 삼순이가 공짜로 포기한 것은 아닙니다.  

 


삼식이는 삼순이의 땅에 멋진 빌딩단지를 조성했습니다. 10년이 지나자 그동안 투자했던 건축비용을 모두 회수하였고, 그 이후에는 매달 5억 원의 임대수익을 거두고 있습니다.


삼식이는 여전히 삼순이에게 월 100만 원의 땅 사용료만 지급하고 있습니다. 삼순이는 배가 살짝 아픕니다. 그래서 친구인 삼식이에게 지상권을 없애고 같이 사업을 하자고 하지만, 삼식이는 30년의 지상권 존속기한을 주장합니다. 삼식이는 지상권의 존속기한 30년을 유지할 생각입니다.


삼순이는 민법 제286조에 따라 땅 사용료(지료)를 더 요구할 권리 갖고 있습니다. 소유자인 삼순이에게도 지상권을 날려버릴 권리는 없습니다. 삼순이가 무리하게 땅 사용료(지료) 인상을 요구하면, 삼식이는 소송을 하여 법원의 결정으로 합리적인 수준으로 조정할 수 있습니다.



용익물권 중 '지상권'에 관한 일반적인 설명은 여기까지입니다. 아래는 특수한 상황인 "법정지상권"에 관한 내용입니다. 간단히 설명하겠습니다.



"법정"은 "약정(계약)"의 반대말입니다. 계약(=합의)으로 지상권이 생기는 것이 아니라, 민법 규정이나 판례에 해당하면 당연히 지상권이 딱~! 자동을 발생하는 것을 "법정지상권"이라고 합니다.


위 그림과 같은 사례가 대표적입니다. 삼순이가 땅과 건물을 동시에 소유하고 있다가, 땅만 경매로 넘어가버리는 바람에 땅의 소유자가 다니엘로 바뀌었습니다. 다니엘은 삼순이의 건물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토지소유권에 근거하여 건물을 철거하고 싶습니다. 삼순이 건물을 철거하고 더 멋지고 높은 건물을 짓고 싶습니다.


그러나 민법 제366조는 위와 같은 경우에, 토지소유자인 다니엘이 건물소유자인 킴삼순에게 지상권을 설정해 준 것으로 봅니다. 즉 토지소유자 다니엘이 지상권설정자가 되고, 건물소유자 킴삼순이 지상권자가 됩니다. 법규정에서 "본다(간주한다, 의제한다)"는 현실은 그렇지 않더라도 법규정대로 처리하겠다는 의미입니다(아래 그림 참조).

    


민법 제366조에 따라 킴삼순은 다니엘에게 토지에 대한 지상권을 주장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다니엘은 킴삼순의 건물을 함부로 철거할 수 없습니다. 킴삼순의 건물을 제 값 다 주고 산 후에 철거하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토지소유자가 달라지면서 생기게 되는 건물의 철거 위험은 자동 발생 지상권(=법정지상권)으로 해소될 수 있습니다. 이것이 법정지상권(=자동 발생 지상권)의 컨셉입니다.



용익물권 중 지역권을 간략히 살펴보겠습니다.


지역권은 그림 중심으로 간단히 설명하겠습니다. 지역권은 거의 사용하지 않는 제도입니다. 소유권 이전 등기의 0.1% 정도의 비율로 등기를 하고 있습니다. 변호사 입장에서도 지역권 등기를 보는 것은 매우 드뭅니다.



그 이유는 농업 중심의 사회가 아닌 현대 사회에서는 지역권이 그다지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현재 우리는 땅을 사더라도 함부로 허허벌판의 땅을 사지 않습니다. 도로가 있고, 상하수도 등 인프라가 어느 정도 갖추어진 땅을 사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인프라"가 없는 땅은 어쩔 수 없이 근처에 있는 땅을 조금씩 이용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때 지역권이라는 제도를 활용하게 됩니다. 도로가 없거나, 물이 없거나 다른 인프라가 전혀 없을 때 그 땅의 사회적, 경제적 가치가 없어지기 때문에, 인근의 다른 토지 소유자가 배려할 수 있도록 지역권은 아주 약한 강제력을 부여합니다.



하필 삼식이가 매수한 토지(세종시 집현로 151)는 "맹지"입니다. 진입할 수 있는 도로가 없는 상태의 땅을 "맹지"라고 합니다. 도로 인프라가 없는 땅이죠. 삼식이는 삼순이와 협상을 하여 삼순이 땅을 잠깐잠깐 사용할 수 있는 지역권설정계약을 체결할 수 있습니다.



위 지역권설정계약의 내용을 삼순이 토지(세종시 집현로 150)의 등기부 [을구]에 등기할 수 있습니다. 세상 사람 모두가 볼 수 있는 등기부에 인근 토지 이용권을 등기(공개적으로 게시)함으로써 "맹지"인 삼식이의 토지가 "맹지"가 아닌 것으로 취급받을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 덤프트럭과 굴삭기가 통행할 수 있는 도로가 있어야 그 땅을 개발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그것이 가능한 땅이라는 것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지역권의 컨셉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지역권자에게 독점적 사용권이 없다는 것입니다. 인근 토지를 잠깐잠깐 살짝살짝 그때그때 사용할 수 있을 뿐입니다. 인근 토지의 소유자도 그 토지를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지상권과 큰 차이가 있습니다.



용익물권 중 전세권을 간략히 살펴보겠습니다.


전세권도 그림 중심으로 간단히 설명하겠습니다. 전세권 등기도 매우 드뭅니다. 소유권 이전 등기 100건이 이루어지는 동안에 전세권 등기는 1.7건에 그칩니다.



위에서 살펴본 지역권은 매우 낡은 물권이고 강제력이 약한 물권이어서 활용도가 떨어집니다. 그런데 전세권은 반대로 너무나 강력한 물권이어서 활용도가 떨어집니다. 전세권자가 소유자에 대하여 가지는 권리가 너무나 강력하다 보니, 소유자 입장에서는 전세권 등기를 가급적 피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합니다.



전세권은 소유권에 버금가는 막강한 권리입니다. 전세권자는 소유자의 물건을 마음대로 사용할 수도 있고, 남에게 빌려주고 사용료를 받을 수도 있고, 전세보증금을 제 때 돌려받지 못하면 소유자의 물건을 경매 넘겨서 전세보증금을 받아낼 수도 있습니다.


전세권자는 사용기능(사용권능), 수익기능(수익권능)을 가지면서 동시에 조건부 처분기능(처분권능)도 가집니다. 소유자는 고액의 전세보증금을 보관하면서 이자 수익을 기대할 수 있을 뿐입니다. 소유자 입장에서는 불안합니다. 자금 사정이 꼬여서 제 때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면, 그 순간 자신의 소중한 부동산(또는 동산)이 경매로 넘겨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소송 없이 경매로 직행하는 경매청구권이 가장 무섭습니다.


그래서 현실적으로 전세권설정계약과 전세권 등기를 승낙하여 주는 소유자는 거의 없습니다. 소유자 입장에서는 전세권을 피하고 훨씬 리스크가 적은 "임대차계약"으로 세입자를 확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임대차계약의 임차인(세입자)에게는 소송 없이 경매로 직행하는 경매청구권이 없기 때문입니다. 소유자 입장에서는 불안하지 않습니다.  



용익물권인 '전세권'은 위 그림과 같이 주택임대차보호법,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이 적용되지 않는 영역에서 존재합니다.


일반적으로 큰 상업시설건물(빌딩)에는 주택임대차보호법이 적용되지 않고(주택이 아님), 한 층을 통으로 빌리거나 한 동을 통으로 빌리는 경우에는 보증금이 커서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이럴 경우에 세입자의 협상력이 소유자의 협상력보다 클 때(=세입자가 갑일 때), 세입자의 요구에 따라 전세권 등기를 할 수 있습니다.



제가 근무했었던 경북대학교병원은 대구시 중구 삼덕동에 본관 건물을 갖고 있으며, 동시에 대구 중구 문화동 소재 대구시티센터 6층에 모발이식센터를 별도로 두고 있습니다. 경북대병원은 대구시티센터 6층에 대하여 '소유권'이 아닌 '전세권'을 가지고 모발이식센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여담으로, 경북대병원 모발이식센터는 실력이 좋기로 유명합니다.


위 등기부 [을구]에 보면 경북대병원은 대구시티센터 6층에 대하여 전세보증금 15억 원, 존속기간 10년짜리 전세권을 갖고 있습니다. 전세기간이 종료될 때 소유자인 국민은행이 전세보증금을 제 때 지급하지 않으면, 대구시티센터를 경매에 넘겨서 전세보증금 15억 원을 받아낼 수 있으나, 현실적으로 경매로 직행하는 경우는 흔치 않습니다.



소유자가 가장 무서워하는 전세권 규정은 민법 제318조입니다. 이 규정으로 인하여 전세권 제도의 활용도가 많이 떨어지고 있다고 해도 아주 틀린 말은 아닐 것입니다. 이 규정으로 인하여 현실에서는 '주택임대차보호법'과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이 적용되는 임대차 계약을 더 빈번하게 활용하고 있습니다.


※ '임대차계약'은 채권법의 내용입니다. 채권법 부분에서 민법의 임대차계약, 주택임대차보호법,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등을 살펴보겠습니다.



이상으로 용익물권(지상권, 지역권, 전세권)에 대한 설명을 마칩니다.


"부동산 등기부 [을구]에 지상권, 지역권, 전세권이 있는 부동산은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점만이라도 기억해 두시기 바랍니다.


어렵고 길고 긴 글을 끝까지 읽으시느라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짝짝짝!




'나만 몰랐던 민법' 전체 보기 링크

https://brunch.co.kr/brunchbook/civil-law


좋은 노래 모음글 [조변명곡]을 소개합니다.

https://brunch.co.kr/@lawschool/79


조변살림 + 조변육아에 관한 글도 소개합니다.

https://brunch.co.kr/magazine/jbsr


이전 15화 점유권은 피자 박스의 "피클"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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