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호텔식 스크램블 에그 요리"글에 독자님과 작가님들께서 뜨거운 반응을 보여주셨습니다. 글 하나의 조회 수가 6,000을 넘어서 7,000을 향해 가고 있습니다. 뜨거운 관심에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제가 간단하게 대충대충 만드는 요리는 주로 아이들이 좋아하는 메뉴, 아이들이 먹기 편한 메뉴입니다. 이번에는 고기를 좋아하지만 비계(지방 부위)를 싫어하는 아이들을 위한 메뉴입니다.
제 아들도 그러한 성향을 갖고 있습니다. 햄과 소시지보다는 돼지고기와 닭고기를 좋아합니다. 문제는 비계가 보이면 잘 먹지 않습니다. 그래서 비계가 없는 살코기 부위로 할 수 있는 요리를 고민했습니다. 살코기로 이루어진 돼지고기 부위가 등심입니다. 가격도 다른 부위에 비하여 저렴한 편입니다.
우선, 돼지고기 잡채용 등심을 준비합니다.
저는 돼지고기 등심 300g을 준비했습니다. 세종시에 있는 싱싱장터에서 100g에 1000원을 주고 샀습니다. 한 팩에 3천 원을 주고 산 돼지고기입니다. 보이십니까? 역시 살코기로 꽉 차있습니다.
사실, 돼지고기 등심 부위는 지방이 거의 없어서 그냥 기름에 구워버리면 다소 퍽퍽하고 딱딱한 상태가 되어서 구이용으로는 적당하지 않습니다. 야채와 함께 볶아서 먹거나, 돈가스 등으로 자주 먹는 부위입니다.
냉장고 야채칸에 있는 채소를 다듬어 줍니다.
저희 집 냉장고 야채칸에는 양배추, 새송이버섯, 양파, 쌈배추가 있었습니다. 특히 쌈배추는 다소 큰 잎사귀 부분은 지난 주말에 쌈채소로 먹고 남은 속 부분을 함께 쓰기로 했습니다.
버섯과 쌈배추는 꼭 들어가야 할 필요가 없습니다. 양파와 양배추 정도만 있어도 좋고, 양배추가 없다면 양파만 함께 볶아주어도 맛에는 큰 차이가 없습니다. 양파는 중요합니다. 꼭 들어가야 합니다.
잡채용 고기가 길쭉하므로 채소도 길쭉하게 썰어줍니다.
브런치 글을 위하여 사진을 찍기 때문에 가지런히 프라이팬에 올려놓아 봤습니다. 보통 요리를 할 때는 대~충 뿌려줍니다. 이번에는 최선을 다해서 예쁘게 썰어서 예쁘게 올려놓았습니다.
잡채용 등심고기가 길쭉길쭉하기 때문에, 채소도 길쭉하게 썰었습니다. 새송이 버섯은 조금 짧게 썰었으나, 특별한 이유는 없습니다. 먹기 좋은 크기로 대충 썰어서 넣어주면 됩니다. 맛이 중요하지 비주얼이 중요하겠습니까.
양념도 특별한 것은 없습니다. 짭짤하고 달달한 맛입니다.
주방 어디엔가 있을 법한 양조간장, 올리고당, 참기름, 굴소스, 다진 마늘을 준비합니다. 일단간장을 종이컵에 조금 부어줍니다. 올리고당은 간장의 두 배 정도로 부어줍니다.
참기름과 굴소스는 간장의 절반 정도로 부어줍니다. 그리고 간장의 절반 정도의 물과 다진 마늘도 넣어줍니다. 그리고 열심히 섞어줍니다. 간장과 올리고당은 짭짤하고 달달한 맛을 담당합니다. 참기름과 굴소스, 다진 마늘은 풍부한 맛과 향을 담당합니다(음식이 입 안에 들어왔을 때 꽉 찬 향과 맛이 나게 해 줍니다).
채소와 고기와 양념을 다 같이 넣고 센 불에 볶습니다.
프라이팬에 이미 들어가 있는 채소 중간에 돼지고기 등심을 넣고 식용유를 뿌려준 다음 센불(인덕션 8)로 볶아줍니다. 채소의 숨이 조금 죽어서, 실리콘 숟가락으로 저을 수 있을 때가 되면 준비한 양념을 절반만 부어 줍니다.
중요한 것은 준비한 양념을 절반만 부어주는 것입니다.
양념을 준비할 때 계량을 하지 않았습니다. 몇 큰 술, 몇 큰 술 이렇게 정확히 계량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준비한 양념을 초반에 다 넣어버리면, 짠맛과 단맛이 너무 강할 수 있습니다.
그것을 우리는 "실패한 요리"라 부릅니다. 일단 절반 정도만 부어서 요리를 하고, 요리가 마무리될 때 남은 양념으로 간을 맞추면 안전합니다.
제가 수십 번의 "실패한 요리"를 경험하고, 혼자서 그 힘들게 다 먹고 깨달은 소중한 교훈입니다.
요리를 할수록 가열된 채소에서 수분이 나오기 때문에 눌러 붇거나 타지는 않습니다. 양파만 볶을 때는 약간의 물을 프라이팬에 넣고 볶아야 할 수 있습니다. 양배추, 쌈배추, 버섯에서는 충분한 수분이 나오기 때문에 저는 특별히 물을 넣고 볶지는 않았습니다. 골고루 익도록 열심히 저어줍니다.
10분 내외로 볶아주다가 적당한 시점에 가열을 마칩니다.
저는 간을 세게 하지 않고 조금 싱겁게 먹는 편입니다. 그래서 국물이 조금 자작하게 있을 때 가열을 마쳤습니다. 10분 정도 볶았던 것 같습니다. 대충 요리에 정확한 시간 측정은 사치입니다. 빨리 먹고 싶기 때문입니다.
※ 혹시 간이 덜 되어 싱겁다면, 아껴두었던 양념을 조금 더 넣고 3~4분 정도 더 볶아주시면 되겠습니다.
아래 두 숟가락 중에서 어떤 숟가락이 더 맛있어 보이시나요?
왼쪽은 아삭한 쌈배추를 함께 먹는 한 입이라면, 오른쪽은 고기로 가득 찬 한 입입니다. 제가 먹어본 결과 둘 다 맛이 괜찮습니다. 남은 국물에 밥을 비벼 먹어도 맛있습니다.
조금 식혀서 용기에 나누어 담거나 맛있게 먹습니다.
살짝 식혀 준 다음에 적당한 분량으로 밀폐용기에 나누어 담아 줍니다. 저희 식구의 오늘 저녁 반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