끈기:열정과 인내의 힘
아주 느리지만 1주에 한개씩 TED 강연 스크립트를 올리면서 나 역시 한번씩 읽어보고 들여다보는 시도를 했다. 이것저것 벌려 놓은 게 많은 탓에, 일주일에 한번도 대단하다 위안하면서 말이다. 그러면서, 하나의 TED 강연이 끝날 때마다 그동안 겪었던 일들을 후기처럼 나눠야지 마음 먹었다. 내 브런치를 구독해주시는 분들과 나누고 싶은 마음 절반, 그리고 개인적으로 기억해두고 싶은 마음 절반으로 말이다.
원래는 직접 TED 녹음본을 업로드할 계획이었지만, 첫 녹음 후 발음 문제를 체감하게 되어 공개를 보류했다. 특히, 나름 영국에서 공부하며 영국 발음을 가졌노라 생각하던 부분에서 "으악, 발음 진짜 이상하네"를 감지하고 나서는 녹음본 올리기는 절대 하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했다.
소위, 영어를 좀 하신다는 분들은 영어 스피킹 실력을 올리기 위해 두가지를 추천하시는 것을 보았다.
첫째, 쉐도잉을 해보라는 것이며,
둘째, 자신이 발음한 것을 녹음하여 직접 들어보라는 것이었다.
그동안은 "굳이 무슨 녹음까지 해. 그냥 읽어보고 외우기만 하면 되지"라고 생각해서 미뤄왔는데, 직접 녹음본을 들어보니 가관이었다. 생각보다 모음 "으" 발음이 많이 들어가서 정말 동아시아인 정석의 영어를 하고 있었다. 특히, 한국식 파닉스 읽기에 길들여져서 원어민 발음과 동떨어지게 발음하는 경우도 있었다. 결국, 나혼자 도취되어 "난 문제없어"라고 생각했던 부분이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발음에 대한 자기 인식과 실제 간극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경험을 통해 녹음을 통한 피드백이 학습에 효과적이라는 점을 확인했다. 말하는 것을 직접 들어보는 과정에서 억양, 강세, 발음 오류를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었고, 머리로 이해한 영어와 실제 구사하는 영어 사이의 차이를 점검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특히, 구어체로 버무려진 미국 드라마를 넷플릭스에서 볼 때 들었던 "과연 이런 문장들을 강연(좀 더 격식 있는 곳)에서도 쓸까?" 라는 의구심을 버릴 수 있어 좋았다. 어찌 되었든, TED 강연이라는 곳은 격식을 갖춘, 정보 전달을 하기 위해서 쓰는 문장과 단어들의 결합일 것이므로.
또한, TED 강연에서 실제 사용되는 자연스러운 문장을 반복적으로 들으면서 따라 말하다 보니, 듣기 실력 향상에도 일정 부분 효과가 있었다. 단순한 음원 청취보다 발화와 녹음을 병행하는 방식이 더 능동적인 학습이 되었고, 영어 청취와 표현력 모두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
앞으로도 녹음을 통한 자기 점검 방식을 계속 활용할 계획이다. 일상적인 쉐도잉이나 받아쓰기보다 정확한 문제 인식과 개선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방법이라고 판단된다. 같은 방식으로 공부 중인 분들께도 그냥 눈으로 읽고 보고, 듣기만 하기보다는 자기 객관화를 위해서 녹음을 병행해보는 것을 권장하고 싶다.
TED 강연처럼, 영어로 정보전달하고 PT하는 그날을 위해, 모두들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