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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하나 Dec 29. 2021

2021년 숫자로 말하면-나에게 사준 꽃, 6회

2021년 연말정산

1.

매월 1일

나에게 꽃을 사주기로 했다.

축하와 애도를 가득 담아.


언제부터 결심했냐고?


2021년 2월부터였나 보다. 


한 달간 삶을 살아낸 나를 축하하고,

앞으로의 한 달을 축하하고,


'애썼~

살아내는  쉽지 않았지?'

애도하며.

나를 토닥토닥...





그러고 보

2021년부터 시작한 일이 참 많구나.


돌아볼수록 애틋한 한 해다.





2. 과연 몇 번을?


핸드폰을 뒤져가며 지나 간 꽃을 찾았다.


1) 2월엔- 프리지어 (병꽃이 시도 일기)

https://brunch.co.kr/@hisilver22/73


2) 3월에도 프리지어가 좋아서 프리지어.


3) 4월에는 카네이션 (직장에 나눠준 내용)

https://brunch.co.kr/@hisilver22/110




4) 7월



5)

9월이나 10월에 분명 샀을 텐데-사진 못 찾음.



6) 12월 카라


3. 12월의 꽃 카라


대박...

이렇게 오래갈 줄은.


나 모르게 새벽에 남편이 방부제를 타나..




12월 1일 사 오자마자




12월 28일 현재 (시든 것은 버림)


락스.. 안 탔고.


물. 안 갈아준다.


일주일에 한 번?


조화야 뭐야?


우아함이 뭐 이리 오래가?



요즘 카톡창에 계속 뜨는

'저. 70대예요~' 하는 피부 팽팽한 할머니 다.


어쨌든.

겨울마다 카라를 사기로.


가성비 끝판왕이다.



길고 긴 밤, 맹추위에

꽃 한 송이가 집에 있으면

그렇~게 위로가 된다.




4.

돌아보니

반은 지나쳤다.


막상 귀찮아서.

막상 구차해서.

어찌어찌하다 보니 2일이 되고, 3일이 되고,, 에라이~ 뭘 사냐. 하다가 그 달은 스킵.



2022년에는

더욱 부지런을 떨어야지.


결혼식이라는 게~

하기 진짜 귀찮아도


식이라는 게~

하고 나면 뭔가 선포되는 게 있는 것처럼.


꽃 사기도

"살아낸다는 건 그냥  꽃 처럼 아름다운거야!" 라고 선포하는 힘이 있다.






5.

2022년 1월 1일.


꼭 하고싶은 일이 있다.


떡국 한 사발 배부르게 먹고

집 뒤 골목길에 자리한

생화가 아주 다양하고 친절함이 넘쳐나는

동네 꽃집에 가야지.


한 손에는 아이 손을.

한 손에는 남편 손을 잡고

동네 꽃집에 가야지.


무슨 날이야?



하고 아이와 남편이 물으면

이렇게 대답해야지.



아무것도 아닌 날을
축하하는 날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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