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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루, 나를 사랑할 시간

평범하지만 특별한 하루입니다

by 유타쌤

작년 이맘때 찍은 사진을 봤다. 가을을 앞두고 친구와 함께 밝게 웃으며 찍은 사진이었다. 사진 속 우리는 너무나 생기 있고 즐거워 보였다. 나는 사진을 보며 혼잣말처럼 말했다.
“와, 우리 진짜 행복해 보인다.”

순간, 마음 한편이 따뜻해졌다. 웃음이 저절로 나왔다. 그때의 나와 지금의 나는 얼마나 달라졌을까, 궁금해졌다.


그래서 친구와 같은 장소에서 같은 옷을 입고 다시 사진을 찍기로 했다. 하지만 막상 찍고 보니 예상과 전혀 달랐다. 눈매, 입모양, 얼굴의 윤곽까지 달라 보였고 원숙해진 느낌이었지만 솔직히 말하면 그냥… 늙어버린 것 같았다. 1년 사이에 나이가 느껴졌다.


처음에는 충격적이었다. 거울 속 모습과 사진 속 모습을 비교하며 나는 지난 1년 동안의 변화를 부정적으로만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나 잠시 숨을 고르고 생각하니 그동안 나도 많은 경험을 했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웃음과 울음, 작은 성취와 실패를 겪으며 오늘의 내가 되어 있었다. 달라진 모습은 단순한 늙음이 아니라 나만의 이야기를 담은 흔적이었다.


그제야 나는 지나간 시간 속 모습에 집착하거나 미래만 바라보느라 오늘의 나를 소홀히 대할 필요는 없다는 것을 깨닫기 시작했다. 오늘 하루의 내 모습을 사랑하는 것은 단순히 외모를 보는 일이 아니다. 하루 동안 느낀 감정, 경험한 사건, 마주한 사람들과의 관계까지 모두 포함된다. 사진 속 변화를 보고 웃거나 울 수 있지만 결국 그 모든 변화도 나의 일부이며 그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순간 진정한 자기 사랑이 시작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나는 종종 어제의 나와 비교하며 나 자신을 평가하면서 때로 불안과 자기 비하를 하곤 했었다. 하지만 이제부터는 오늘의 나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그 안에서 감사한 순간과 작은 성취를 발견하는 연습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하루를 돌아보며 '오늘도 최선을 다했다'라고 스스로에게 말하는 순간 비로소 마음이 가벼워지고 자신에게 친절해질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삶은 순간의 연속이다. 어제보다 나아진 것도 부족한 것도 모두 지금의 나를 이루는 일부임을 인정해야 한다. 사진 속 내 얼굴이 달라졌다고 해도 그것은 단순한 외형의 변화가 아니라 지난 한 해 동안 쌓인 경험과 성장의 흔적이다. 나이를 먹는다는 사실은 슬픈 일이 아니라, 나만의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자연스러운 과정임을 받아들여야 한다.


결국 사진 한 장이 나에게 알려준 메시지는 명확하다. 오늘 하루의 나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사랑해야 한다는 점이다. 영화 '어바웃 타임'에서 주인공 팀의 독백처럼, "나는 매일을 마치 일부러 다시 돌아온 하루인 것처럼 살고, 평범하지만 특별한 내 삶의 마지막 날처럼 즐기려고 노력한다"라는 마음으로 하루를 마주할 때 비로소 현재의 나와 화해할 수 있다.


나는 오늘도 하루의 내가 쌓여 내 삶을 만들어간다는 사실을 기억하며 매 순간 작은 선택과 경험을 소중히 여기고 살고 싶다. 오늘 하루의 나를 사랑하는 마음이 내일을 더 의미 있고 따뜻하게 만드는 시작임을 기억하며 오늘도 나는 그렇게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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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년간 써온 글들이 '나도 10대는 처음이라서'라는 이름의 책으로 출간되었습니다!

저의 글을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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