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본업인 해외영업 7년 차 대리이자, 인스타그램 1만 사진작가의 삶을 살고 있다. 2개의 자아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것에는 의도적인 노력이 필요한 일이다. 이번 챕터는 부캐 활동이 본업에 지장을 주지 않으면서, 내 본업과는 완전히 다른 분야의 영역을 어떤 식으로 키워왔는지 공유드리고자 한다.
효율적인 시간 활용이 균형을 유지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했다. 회사와 집 거리는 지하철 50분 거리로, 출퇴근 지하철 안에서의 시간은 온전히 글 쓰는 것에 투자했다. 이를 좋은 핑계로 삼아 갖고 싶던 헤드셋도 구매했다. ‘이걸 끼고 해야 능률이 올라간다’는 생각으로 말이다. 그 덕분에 본업에 영향을 주지 않는 시간대에서 콘텐츠에 몰두할 수 있었다.
또한, 연차와 반차 쓴 날을 활용하거나, 대부분은 주말 시간을 활용해 콘텐츠 대상이 되는 공간에 방문했다. 팔로워와의 소통에 있어서도 ‘본업을 하는 시간에는 절대 하지 않는 것’을 나만의 규칙으로 세우기도 했다. 내 인스타그램 계정은 카페 콘텐츠가 주가 되기 때문에 공간에 방문해서 사진 작업을 마무리하고(부캐 영역), 그 분위기 좋은 공간에서 본업과 관련된 영어공부, 보고서 작업을 했다(본캐 영역).
어찌 됐든 부캐라는 것은 기존에 하던 본업이 있기에 붙여진 단어이다. 본업에서의 전문성, 그리고 내 직업이 주는 안정감이 없다면 부캐의 존재와 의미 자체가 사라진다고 생각했다. 더욱이 이 연재글의 챕터 2에서 언급한 것처럼 나는 본업인 회사에 부캐 활동 사실을 알린 상황이었기 때문에, 혹시라도 ‘일이나 잘할 것이지’라는 말을 절대 듣기 싫었다. ‘일도 잘하는 데, 이 분야도 전문가네?’라는 말이 나올 정도의 부캐 활동이야말로 본업과 일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이유로 부캐 활동은 출퇴근 시간 ‘전과 후’에 하는 것을 더욱 철칙처럼 지켰고, 이런 노력은 두 가지 완전 다른 영역 사이에서 균형점을 유지할 수 있었다.
본업과 취미, 꿈 사이에서 어떻게 균형을 맞출지 철저하게 고민하는 것은 성장에 있어서 건설적인 일이라고 생각한다. 지난 2년간 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내 나름의 노하우가 쌓였지만, 균형점을 맞추는 데에는 여전히, 그리고 앞으로도 큰 노력이 필요할 것 같다. 그럼에도 갓생을 살기 위해 노력하는 이유는 미래의 꿈을 먹고사는 직장인으로서 유의미한 일을 계속하고 싶기 때문이다. 언젠가 내 노력이 빛이 되어 누군가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게 내가 원하는 진정한 '인플루언서’로서의 삶이다.
Book cover photography by 글쓰는 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