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캐가 성장함에 따라 도전, 성취에 대한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고, 이는 평소 본업에서의 자존감을 동시에 상승시켜 주는 역할을 한다.
아마 긍정적인 영향은 나의 또 다른 자아를 부캐로서 실현하여 ‘모든 할 수 있다’는 자존감의 고취로 이어지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큰 성취감을 얻기까지 2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인스타그램 팔로워 1만이라는 목표를 세웠던 당시, 나는 2천 명 정도의 팔로워가 있었다. 그리고 나는 이러한 내 목표를 주변에 일부러 공개했다. 내 성격상 누군가가 내 목표를 알게 되면 더 꾸준하고, 체계적으로 할 것이라는 걸 알았기 때문이다. 확실히 목표를 공개한 이후 스스로 더욱 압박감을 갖고 계정 활동에 임했다. 어떤 콘텐츠에 반응이 좋은 지 분석하기 시작했고, 이를 다음 콘텐츠 작업에 적용하였다. 또, 인스타그램과 관련된 수많은 영상들을 보기 시작했다.
특히 본업인 회사에 많은 동료들이 감사하게도 관심을 많이 가져주셔서 부캐로도 성공적인 모습을 더 만들어보고 싶었다. 본업에 이 목표를 공개한 것은 도전에 대해서 정말 열려있으신 대표님이 계시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긴 하다. 사실 대부분의 회사들은 ‘본업이나 잘하지 무슨 부캐야’라고 말할 확률도 있기에 내 상황은 좀 특수한 것 같다. 나는 당시 본업 6년 차에 해외영업팀 대리로서, 부캐가 본업에 지장을 주지 않게 하기 위해 정말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다음 챕터에서 좀 더 상세하게 공유드리고자 한다.
다시 돌아와서, 4천, 5천, 6천…1천씩 늘어날 때마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캡처화면을 저장해 놓고, 팔로워 분들께 감사 인사를 드렸다. 몇몇 게시글이 알고리즘의 선택을 받아 터지면서 생각보다 꽤 빠르게 1만이라는 목표치를 달성할 수 있었다. 감사한 마음으로 직접 찍은 사진들을 엽서로 제작하여 10장씩 총 열 분에게 무료로 증정하는 1만 팔로워 이벤트를 열었다. 물론 제작비와 택배 발송비는 내가 부담하였다. 한 분 한 분 내 제작물에 만족해하시고, 응원의 댓글을 달아주시는 것을 보고 큰 성취감과 감사함이 드는 순간이었다. 내 시간을 잘 활용한다면 모든 할 수 있으리라는 자존감이 한 층 더 고취된 느낌을 받았다. 본업이든, 부캐든 말이다.
Book cover photography by 글쓰는 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