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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arim Mar 20. 2018

5살 남아를 키우는 여자 엄마

보이는 것만 믿지 말 것!

1. 아이들은 우리가 예상하는 것보다 빠르게 친구들의 이름과 캐릭터의 이름을 기억한다. 어린이집에서 갖고 온 주간 교육기획안이나 알림장에 붙어 있는 사진들을 함께 보며 아이는 친구들의 이름을 나에게 학습시킨다. 뎌디지만 뽀로로의 모든 캐릭터와 이름을 알아가듯 그렇게 나도 아이 친구들의 이름을 익혀간다.

어느 날, 차 안에서 아이는 친구 이야기를 꺼낸다. "OO는 화를 잘 내고 아직 젓가락질을 잘하지 못해. 그리고 친구들도 잘 때리고 소리도 잘 질러." 어떤 이유에서 친구들의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했는지 기억이 나진 않지만, 5살이 된 아이가 자의든 타의에 의해서든 사람의 특성을 규정짓는 능력이 생긴 것에 놀라웠다. 아이는 나를 어떤 사람으로 평가하고 있을까?


2. 마트나 빵집을 가거나 하면 이제는 본인의 기호에 맞는 상품을 고르고 계산이 마칠 때까지 기다린다. 봉투에 담긴 빵을 들어준다며 아이가 대신 건네받았다. 30분 되는 거리를 함께 걸어가며 손이 추우면 이젠 내가 들겠다고 제안 하자, 엄마도 추우니 자기가 집까지 가지고 가겠다고 한다. '보통의 남자아이는 이 봉투를 집까지 들고 가는 미션을 완성하고 그 쾌거를 즐기는데 더 중점을 둔다는 것'을 읽었던 적이 있다. 그런 글을 읽어서 인지 감동보다 기특하다는 생각이 앞섰다. 아이가 많은 것들에 성취감을 즐길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겠다는 마음이다. 무척 느리지만 그 구간을 기다리고 참게 되면 내 삶의 질도 나아지는 순간이 오기도 한다.  


3. 아이를 통해 남편으로부터 내가 보호와 배려를 받고 있음을 깨닫는 순간이 있다.

아이가 기침을 많이 하길래 친정부모님께서 챙겨주신 은행알을 열심을 까고 있는데 이 모습이 재밌어 보이는지 옆에 와 구경을 한다. 그리고는 손 다치지 않게 조심하란다. 더불어 자기가 필요하면 부르라고 하며 자기 할 일을 하러 자리를 떠난다. 은행 알을 까다 아이의 말에 피식 웃음이 난다. 남편이 내가 무언가 할 때 늘 하는 말들이다. 우리는 종종 아이를 통해 우리가 의식하지 못했던 서로의 언어를 듣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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