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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헤미안 Jan 10. 2021

16. 2nd-tier에는 'N잡러' 되기



‘일’은 연령대별로 조금씩 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다. 20∼30대의 ‘일’은 ‘삶의 좌표를 정하기 위한 대상’이고 40∼50대는 ‘자신과 가족을 위한 경제적 수단’으로 비친다. 그런데 50대 이후의 세대에게 ‘일’이란 무엇일까? 


현재 우리나라는 60세를 정년으로 정하고 있다. 정년이란 일에서 물러난다는 사회적 정의로 60∼70대는 지금까지 노령 인구, 즉 ‘노인’으로 규정되어 ‘일’의 주체가 아닌 복지의 대상이 되어왔다. 하지만 ‘지금까지 수고한 당신, 이제부터 편히 쉬십시오’라는 슬로건 아래에서 무료하게 여생을 즐기기에는 지금의 60∼70대에게 너무 건강함과 그렇기에 너무 많은 시간이 놓인다. 그래서 60∼70대에게도 ‘일’이 있어야 하며, 이때의 ‘일’을 ‘행복한 삶의 지속 가능성’으로 정의해 보고자 한다.


‘일’의 우선순위가 경제적 수단에서 행복한 삶으로 바뀌는 것은 일의 내용과 방법도 달라진다는 의미다. ‘얼마를 벌 수 있는가?’에서 ‘얼마나 행복할 수 있는가?’로 바뀐다는 것이다. 사람마다 행복에 대한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이런 일을 하면 행복하다’ 거나 ‘그런 일을 해서야 행복할 수 있을까’와 같은 대화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스스로가 본인의 행복지수를 고려해서 판단하면 될 것이다.


문제는 각자 고민하여 생각한 행복하게 느낄만한 일을 실제로 실행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그 ‘일’이 지금까지 내가 해보지 않았거나 일정한 준비가 안된 일이라면 한낮 공상에 그치고 말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50대가 무척 중요한 시기라고 생각한다. 자신이 ‘60대 이후 무엇을 하면 행복할까?’하는 ‘일’의 대상을 고민하는 것과 그 ‘일’을 위한 준비를 50대에 시작해야 한다. 물론 행복한 일은 본인의 경제적 상태와 종합적으로 조율되어 정리되어야 함은 당연하다.


나는 스스로의 건강 나이를 80세로 설정한다. 경제적 상황을 감안할 때 65세까지는 약간의 수입이 있는 ‘일’을 해야 하고, 그 이후에는 수입과 무관한 ‘일’을 할 수 있다. 즉 60세 이후에 하고 싶은 ‘일’도 개인적 상황에 따라 연령대별로 다를 수 있다는 것이다. 그 일들의 행복 지수는 약간의 차이가 있을 수 있겠지만 어찌 되었든 지금까지와는 다른 ‘일’들임에 틀림없다. 


어딘가에 얽매이지 않고 편하게 일을 하는 방법으로 여러 가지 일을 조금씩 해나가는 길을 선택했다. 내가 ‘잘할 수 있는 일’과 ‘재미있고 보람을 가질 수 있는 일이냐’가 선택의 기준이었다. 그래서 4가지 ‘일’을 설정했다. 


지난 30년간 해 온 비즈니스의 연속선상에서 사업모델 개발이나 B2B영업과 관련한 ‘컨설팅’, 
해외 여행객들을 대상으로 하는 ‘여행 가이드’, 
외국인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는 ‘한국어 교사’, 
기업을 대상으로 기본 역량 및 영업 역량 강화를 주제로 하는 ‘전문강사’ 


그래서 미래의 나는 프리랜서이며 n잡러이다. 


2020년 1년간 미래의 일을 위한 준비를 시작했다. 컨설팅 경험을 위해 여러 전문가 매칭 플랫폼에 등록하였고, 여행 가이드와 한국어 교사를 위해 자격증을 취득했으며, 전문강사를 위해 책 출간과 관련 블로그를 시작하면서 사내 강의이지만 몇 차례 라이브 강의를 경험하기도 했다. 65세 이후 시골 생활을 위해 한식조리사에의 도전도 아직 미완성이지만 준비의 대상이었다.


이제 2021년은 지난 1년간 준비한 미래의 n잡을 위한 경험 쌓기의 해이다. 여행 가이드를 위한 여러 가지 경험들을 진행할 것이고, 주말을 활용하여 다문화센터 한국어교실의 보조교사를 해보려고 노력할 것이며, 강사 역량을 위한 블로그 활동과 교재 개발을 진행할 예정이다.


나는 젊은 세대의 n잡러와는 달리 경제적 목적이 후순위인 치열함이 덜하고 느슨한 N잡러이다. 이것저것 관련 일을 조금씩 하되 여유 있게 오랫동안 해나갈 생각이다. 원하는 일을 원하는 만큼. 


그래서 나는 스스로를 '2tier-N잡러' 라고 부르고 싶다. 


65세 이후 시골 생활에서 하고 싶은 ‘일’은 ‘작가’, 글 쓰는 사람이다. 소설을 쓰고 싶은 오래된 꿈을 가지고 있다. 기본기는 없다. 글을 써서 돈을 번다는 것은 내 능력과 먼 이야기이기에, 경제적 여건이 허락하면 더 일찍 시작할 수도 있다. 아마도 n잡의 많은 경험들이 소설 쓰기에 좋은 소재들로 활용될 지도 모르겠다.


이렇게 계획하는 앞으로 모든 ‘일’은 마음의 평안을 기본으로 할 것이며, 다른 사람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는 선한 영향력의 일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지고 있다. 그러기 위해 육체적 건강이 또한 중요하다. 


영육의 강건함이 여러 가지 ‘일’들과 더불어 삶의 마지막까지 함께 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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