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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꺼내어 보는 글

다시, 시작하는 평범한 이야기

by 이츠미

어릴 적 나는 글을 읽고 쓰는 것을 좋아하는 아이였다. 책 한 권을 읽을 때면 그 이야기 속에 깊이 빠져들어. 마치 내 이야기인 것처럼 감정을 이입하곤 했다. 그렇게 자연스레, 나도 언젠가는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마음속에 싹텄다.



어렸을 적, 문구점에서 갈색 커피 무늬가 그려진 다이어리 하나를 샀다. 작은 열쇠고리도 달려 있었고, 나는 그 다이어리에 시를 쓰고, 글을 적고, 색연필로 꾸미기도 하며 내 마음속 이야기를 하나씩 담아 나갔다.


한 장 한 장 채워질 때마다 마치 나만의 보물이 하나씩 늘어나는 것 같았고, 쓰고 싶은 이야기들이 끝없이 샘솟았다.


다이어리의 마지막 장을 채울 때까지 나는 밖으로 꺼내지 못한 말들과 마음 깊숙이 자리한 이야기들을 조심스레 꾹꾹 담았다.



어릴 적부터 나는 말보다는 글로 표현하는 게 더
편한 아이였다. 그래서 자연스레 글 쓰는 것을 좋아하게 되었다. 학교에서 글짓기 대회에 나가면 상을 받아오고 학교 신문에 내 글이 실리기도 했다.
글을 쓰는 일이 너무도 행복했던 그런 시절이 있었다.



어느 날 아빠가 말씀하셨다.
'글 써서 뭐 먹고살래?"
어린 마음엔 그 말이 깊은 상처로 남았다.

그 한마디 이후로, 나는 조금씩 글에서 멀어지기 시작했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부모로부터 응원은커녕 핀잔으로 돌려받았을 때 그건 참으로 큰 아픔이었다.


세월이 흘러도 그 기억이 또렷하게 남아 있는 걸 보면, 그만큼 내게 깊은 상처였던 것 같다.
그렇게 나는 연필을 놓았지만, 그래도 완전히 글을 놓지는 못했다.


어른이 된 지금도 가끔씩, 일기장에 조용히 마음을 눌러 적곤 했으니까...

비록 누군가에게 보이지 않는 글이지만, 그건 여전히 나만의 조용한 위로이자 작은 꿈이었다.


그런데 요즘 들어 마음속 어딘가에서 무언가가 꿈들 거리기 시작했다.


자꾸만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올라왔고. 그렇게 나는 용기를 내어 브런치 작가에 도전하게 되었다. 몇 번의 낙방 끝에 브런치작가 신청이 승인되고,
나는 용기를 내어 브런치작가에 도전하게 되었다.


서랍장 깊숙이 넣어두었던. 그동안 조용히 끄적였던 글들을 이제 하나씩 꺼내 보려 한다. 화려한 미사여구나 뛰어난 문장력은 아니지만,

내 글 속에는 언제나 전심을 담아보고 싶다.


평범한 일상에서 느끼는 감정들을 천천히, 조심스럽게 꺼내어 내 마음을 닮은 문장으로 적어 내려가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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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