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에게 배우는 감정
아이들을 키우는 하루하루는 수없이 많은 감정의 반복이다.
기쁨과 사랑, 미안함과 후회, 분노와 안도감이 하루에도 몇 번씩 오간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 하나는,
아이들은 언제나 부모를 용서하고, 다시 엄마에게 다가와 준다는 것이다.
어른이 된 지금도 여전히 실수하고,
다시 배우고, 또 성장하는 과정을 반복하며 살아간다.
그런 나인데, 아직 어린아이들이 실수하고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는 건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그래서 아이가 다소 엉뚱하거나 말이 안 되는 행동을 해도 감싸줄 수 있을 때가 많다.
하지만 때로는 나의 피로, 스트레스, 마음의 여유 부족이 아이의 작은 실수 앞에서 분노로 터져 나오기도 한다.
훈육이라는 이름 아래, 내 감정을 아이에게 쏟아내기도 한다.
나는 아이를 훈육할 때 기준이 있다.
위험한 행동을 했을 때, 나쁜 말을 사용할 때,
허용해 준 것을 넘어 지나치게 요구할 때.
이럴 땐 단호하게 이야기한다.
그리고 그 상황에서 화가 올라오면,
아이에게 "엄마한테 10분만 시간을 줄래?"라고 말하며 마음을 가라앉히려 한다.
첫째는 “알겠어”라며 조용히 물러나 주고,
둘째는 오히려 다가와 나를 꼭 껴안으며 말한다. “안아줘.”
아마도 그 안에는 ‘불안함’이 숨어 있는 것 같다.
엄마의 감정을 감지한 아이는 그저 자신만의 방식으로 위로하고, 나를 다독이는 거다.
그걸 알면서도, 나는 가끔 그 마음조차도 제대로 받아주지 못한다.
10분쯤 지나 마음이 가라앉으면
아이들이 먼저 다가온다.
“엄마, 괜찮아?”
“엄마, 화 풀렸어?”
“아까는 미안해…”
그럴 때마다 문득,
내가 아이를 훈육한 게 아니라
오히려 아이에게서 감정을 조절하는 법, 용서하는 법, 사랑을 배우고 있는 건 아닐까 싶다.
예전엔 부모가 아이를 가르치고 용서한다고 생각했는데,
아이를 키우는 지금은 안다.
먼저 용서하고, 먼저 다가오는 건
늘 아이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