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 나의 이직 준비
채용담당자로서 어떻게 면접을 하고 연봉협상을 하면 좋을지 알려 드렸지만,
채용담당자인 제가 어떻게 이직을 준비했는지도 알려 드리면 좋을 것 같아 번외 편을 써 봅니다.
그전에 앞서,,,
인생에 3대 스트레스가 있다고 합니다.
1. 결혼
2. 이사
3. 이직
왜 3가지 사건이 모두 인생의 3대 스트레스로 꼽힐까요?
나를 둘러싼 주변 환경이 아주 급격하게 바뀌는 인생의 굵직한 사건들이기 때문이에요.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오랜 시간 동안 에너지를 들여야 하고 이후에도, 적응의 기간도 거쳐야 하기 때문입니다.
나랑 잘 맞는 배우자를 찾아 결혼하기가 어렵지만, 이후에도 다름을 인정하는 적응의 기간을 거쳐야 합니다.
주어진 예산 내에서 원하는 조건의 집을 찾기 어렵지만, 이후에도 대출비를 꾸준히 갚아나가야 하죠.
마찬가지로 좋은 조건에 내가 더 발전할 수 있는 회사를 만나는 것도 힘들지만, 들어가서도 적응을 잘해야 하죠.
채용담당자인 저도 이직을 준비하는 과정은 준비할 때마다 어렵습니다.
그래도 지금까지 7년 동안 국내, 국외로 총 3번의 이직을 했고 현재 4번째 회사에 다니고 있습니다.
이직을 결심하기 전에 앞서 했던 일은 마인드셋부터 재정비였어요.
'이직은 2-3개월이 걸리는 과정이니 조급해하지 말자. 떨어져도 그건 내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그 회사랑 내가 안 맞기 때문이다.' 그렇게 재정비를 해도 중간중간 멘탈이 무너집니다.
그 뒤 아래의 과정으로 이직 준비를 했습니다.
1. 이직하고 싶은 industry나 role 정하기:
다음 회사는 어떤 industry로 가고 싶은지를 정했습니다.
비슷한 industry로 가면 상관없지만, 산업군을 바꾸고 싶으면, 따로 스터디를 해야 하거든요.
또한 어떤 role로 가고 싶은지도 정했습니다. 큰 틀에서는 인사팀에서 일하고 있었지만, 그 안에서도 다양한 role들이 있어요. 채용이냐, 보상이냐, 교육이냐. 거기서 제가 어떤 role로 가고 싶고, 향후 5~10년 커리어는 어떻게 발전시키고 싶은지에 대해서도 큰 그림은 정해 두었습니다.
2. 이력서 다듬기:
그 뒤 이력서를 최신으로 업데이트하였습니다.
제가 가고 싶은 role을 정했기 때문에, 그 role에 적합할 것 같은 업무와 스킬들이 눈에 띄게 이력서를 다듬었어요. 채용담당자인 저도 이력서를 1분 이하로 읽기 때문에, 무조건 저의 이력서가 채용담당자의 눈에 들어오게 하는 게 중요하거든요. 채용담당자가 떡밥을 물 수 있는 키워드를 첫 라인에 쓰거나, 볼드체로 선명하게 나타내서 30초만 훑어도 키워드가 눈에 꽂힐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3. 면접 준비:
면접을 준비할 때 가장 신경 쓴 부분은 자기소개였어요.
면접을 시작하는 순간 첫 질문에서 지원자에 대한 인상이 판가름이 나기 때문에, 자기소개에 대한 답변을 굉장히 공들여 준비했었습니다.
자기소개는 저의 경력을 요약해서 말하면서, 그 가운데에서도 지원한 포지션에서 요구하는 경험과 스킬을 굉장히 많이 가지고 있다는 내용으로 준비했습니다. 자기소개는 1분 내외로 준비했습니다.
그 뒤, 압박면접 (probing question)을 대비하여 제가 했던 업무들에 대한 구체적인 상황들도 디테일하게 준비했어요. 챌린징 했던 경험, 팀워크의 사례, 성과물 등등에 대해서 수치도 함께요.
이직의 이유, 커리어 골, 회사에 지원한 이유에 대해서도 준비를 해 두었고, 전체 면접 단계들에서 저의 입장을 동일하게 지켜 나갔어요.
4. 면접 이후:
항상 땡큐 메일을 썼고, 면접 중간에서 입사하면 맡게 될 업무에 대해 제언점이 있으면 그 부분도 메일에 포함을 시켰습니다.
5. 연봉 협상:
최소한 1번은 재협상 시도를 했습니다. 저도 연봉협상을 첫 이직 때부터 성공한 건 아니었어요. 두 번째 이직에서도 실패하였고, 계속 시도를 한 끝에 이전 회사에서부터 조금씩 협상을 해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나라는 사람에 대해서 자신감이 있고, 상대방도 나의 가치를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면 과감하게 연봉협상 시도를 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최악의 결과라면 그냥 협상이 무상되는 정도(?)이니까요.
6. 입사일 정하기 및 오퍼 수취:
현재 다니고 있는 회사에 퇴사 통보도 하고, 휴가도 갔다 오려면 입사일을 현명하게 정해야 합니다.
내가 메일과 메신저의 부담 없이 오롯이 휴가를 즐길 수 있는 기간은 이 기간밖에 없기 때문에, 입사일을 넉넉하게 정하는 게 좋아요. 그 뒤 오퍼를 수취하면, 현재 회사에 퇴사를 통보합니다.
이렇게 하면 이직을 준비하는 과정이 끝이 나게 됩니다.
요즘 세상에 평생직장은 없다고 합니다.
저는 계약직으로 회사생활을 시작했기 때문에, 더욱 그 말을 마음에 품고 직장생활을 해왔어요.
마음속에는 저만의 커리어 골이 있었고, 회사는 그 목표로 도달하기 위한 이동 수단이라고 생각했거든요.
만약 회사가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더 이상 가고 있지 않다면, 다른 회사로 환승을 해야 하는 것이죠.
정규직을 위해서, 해외취업을 위해서, 커리어 점프를 위해서 저는 계속해서 회사 환승(?)을 해왔고,
7년 차 직장인이지만 4번째 직장에 다니고 있습니다.
반면에 저희 아버지는 평생을 한 직장에서 다니셨어요. 심지어 퇴직을 하시고도, 그 회사에서 계약직으로 근무하고 계시니 벌써 30년 가까운 세월을 한 직장에서 다니고 계시네요.
하지만 제가 3번째 이직을 했을 때 그 누구보다도 기뻐해 주셨고, 다음에 더 좋은 기회가 있으면 또 이직을 하라고 농담조로 말씀하십니다.
글을 시작하면서도 말했듯이 이직은 인생의 3대 스트레스 중에 하나입니다.
하지만 내가 현재 몸담고 있는 회사에서 더 이상 내가 원하는 비전을 추구할 수 없다면, 용기 내어서 한번 이직을 시도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결국 마지막에 이직을 하게 되진 않더라도, 준비하는 과정에서 다른 회사들을 알게 되고 그만큼 나의 바운더리가 커지는 경험도 하실 수 있기 때문이에요.
회사 환승을 준비하시는 모든 분들에게 제 글이 도움이 되길 바라며 내일 월요일도 파이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