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 담당자로 일하면서 무수히도 많은 지원자들을 만나 보았습니다.
특이한 점은 APAC 담당이라서 한국을 제외한 나라의 다양한 국적의 지원자들을 만나 보았다는 것이죠.
물론 해외로 취업하기 위해 지원한 한국인들도 만나 보기 했지만, 제가 만났보았던 지원자들은 대부분 외쿸인이었음을 미리 알려 드립니다.
일 년에 1,000명이 넘는 지원자들과 면접을 진행하다 보니 와 정말 이 사람은 우리 회사로 데려오고 싶다는 사람들도 있었고, 면접을 진행하는 시간을 빨리 끝내고 싶을 정도로 저를 힘들게 했던 지원자 분들도 있었습니다.
오늘은 그 유형에 대해서 좀 더 이야기해 볼까 합니다.
Best Candidate
1. 지원하는 포지션에 준비된 역량과 경험이 있을 뿐만 아니라 태도도 좋은 지원자:
의외로 많은 면접관들이 태도를 역량과 경험만큼 중요시합니다. 태도를 중요시하는 경향은 거의 만국 공통인 것 같아요. 나의 경험과 스킬들을 앞으로 잘 활용해서 더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지만, 그에 그치지 않고 더 열심히 노력하고 부족한 부분은 배우겠다는 태도를 가진 지원자.
자신감과 겸손함의 공존이 이렇게 조화로우니 회사가 좋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기억나는 지원자가 한 분이 있는데요.
한국인인데 호주에서 나고 자라 제가 다니던 회사의 세일직에 지원한 친구가 있었어요.
명품 쪽 경험은 1도 없었지만, 그 이전에 호텔 등 서비스직에서 일을 해서 기본기는 있는 친구였죠.
VIP를 대하는 방법도 잘 알고 있고, 그다음에 일했던 커피 캡슐을 파는 회사 (조지 클루니가 모델로 유명한)에서도 KPI를 매년 갱신하며, 팀 리더의 자리까지 올라갔더군요.
현재 다니고 있는 회사에서 팀 리더까지 맡고 있던 후보자. 하지만 명품 쪽에서 커리어를 시작하면 처음부터 시작하는 것이기에 제대로 배우겠다고 했고 그 태도는 정말 열정적이었어요.
2차 면접 이전에 저에게 스터디할 수 있는 reference를 요청했고, 제가 알려준 홈페이지와 각종 SNS를 주말 내내 공부하며 저에게 공부한 증거물들을 인증하기도 했었죠.
직감적으로 이 친구는 붙겠구나라는 생각을 했고, 아니나 다를까 면접 이후 매니저는 장문의 이메일로 저에게 얼마나 이 친구가 마음에 들었는지를 설명했습니다.
심지어 그 후보자는 경쟁사와의 분석을 통해서, 우리 브랜드가 어떤 방향으로 가면 좋을 것 같은지 자신의 의견도 보였다고 하더군요. 정말 안 뽑으래야 안 뽑을 수가 없겠죠?
2. 지원하는 회사에 대해 철저하게 조사를 하고, 왜 이 회사로 오고 싶어 하는지에 대한 이유가 명확한 지원자:
물론 이직의 이유는 수 없이 많을 거예요. 연봉이 낮아서, 사람들이 싫어서, 다른 업무를 해보고 싶어서 등등
하지만 그 모든 이유는 일단 맘속에 묻어두고, 내가 지원한 이 회사가 너무나도 매력적이고 내가 가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것 같다고 말하는 거예요.
그리고 그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회사에 대해서 자세히 조사하고 한발 더 나아가 제언도 해 보는 것이죠.
뽑는 사람 입장에서는 '나는 당신의 회사와 사랑에 빠졌습니다.'라고 하는 사람을 뽑고 싶지, '지금 다니는 회사가 너무 싫어서 요즘 여기저기 찔러보고 있고 여기가 그중 하나예요'라는 지원자는 뽑기 싫답니다.
Worst Candidate:
1. 현재 다니는 회사가 싫어서 아무 데나 지원한 지원자:
앞서 간단하게 말씀드렸는데, 지금 다니는 회사에서 벗어나고 싶어 아무 데나 지원한 케이스예요.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으니 지원한 회사에 대한 조사도 부족할 테고, 이는 면접에서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우리 회사에 대해서 말해보라고 했을 때, 심지어 수석 디자이너가 누구인지도 모른다면 스토리텔링을 하며 명품을 팔아야 하는 세일즈로는 정말 아니겠죠.
연애에서도 마찬가지일 거예요. 예전 사랑을 잊기 위해서 나에게 다가오는 이성이라면, 여러분은 상대방에게 호감을 느끼실 수 있나요?
2. 자꾸 입장을 바꾸는 지원자:
면접 일자, 경력, 연봉협상, 입사 일등 모든 부분에서 자꾸 말을 바꾸며 입장을 바꾸는 지원자입니다.
갑자기 닥터와의 약속 때문에 면접일자를 바꿔달라, 연봉이 내가 생각한 만큼이 아니니 더 올려달라, 입사일은 이 시기에는 절대 못 간다라고 처음에 말했던 것과 다르게 입장을 바꾸는 분들이에요.
이렇게 되면 채용담당자인 저도 중간에서 난감해지게 됩니다. hiring manager에게 바뀐 입장을 전달해야 하는데, 이건 신뢰의 문제이기 때문이에요. 입장을 바꾸게 되면서 hiring manager는 지원자에 대한 신뢰를 더욱 잃게 됩니다.
여기서 헷갈리시면 안 될게 협상과 입장을 바꾸는 것에는 명백한 차이가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협상이란 앵커 포인트를 내리고 그 범위 안에서, 내가 원하는 바를 얻을 수 있도록 하는 일련의 과정이에요.
입장을 바꾸는 것은 기준 없이 마음이 바뀐 것을 상대방에게 알아달라고 요구하는 것이죠.
짧게 제가 만났던 Best & Worst candidate에 대해 적어보았네요.
어쩌면 적어놓고 보니 당연해 보이는 사실들이지만, 이직을 준비하면서 간과하기 쉬울 수도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이 글을 읽는 분들도 면접을 준비하면서, Worst의 케이스는 피해 가시되, Best의 케이스에 해당될 수 있도록 준비해 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