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2들과 수업을 하는 일에 대해

저경력 교사 생존기 - 중2에게 ‘적당히’란 없다.

by 뚜비뚜바

1. 수업에 대한 동기가 매우 낮다.


수업에 대한 동기는 누구보다 낮은데, 작은 사탕이 때로는 어마어마한 동기가 된다.

아니 이게 대체 뭐라고?

“얘들아 이거 해볼 사람?”

“쌤 이거 하면 뭐 주시나요?”

‘아니 저것이...’

심지어 사탕 종류에 대한 호불호도 생긴다. 사탕 없는 원활한 수업, 가능한가요?



2. 게임에 진심이다.


복습을 하는 차시에서 게임을 개시하면 승부욕에 불타는 아주 진기한 교실 풍경이 연출된다. 서로 하겠다고 소리지르고 1, 2점이 깎이고, 점수가 리셋되는 과정에서 남자아이들은 목청놓아 울부짖다 목소리가 쉰다.

열중한 나머지 자기도 모르게 욕을 하고 스스로 당황해서 얼굴이 붉어지는 아이도 더러 있다.


이런 수업을 할 때마다 항상

“얘들아, 죽고 사는 문제 아니니까 진정하자. 그냥 사탕 먹자고 하는거야...”

적당히 활발한 수업이 있기는 한가요?



3. 오전 수업과 오후 수업의 난이도가 차원이 다르다.


같은 애들이 맞나 싶을 정도로 오전에는 멀쩡했던 아이들이 6, 7교시에 만나면 나에게 남은 모든 에너지를 쏟아부어야 수업이 진행될 정도로 상태가 좋지 않다. 그러다 오후 출장으로 연수를 들으러 가서 졸고 있는 나를 발견하면, ‘아 나도 이런데, 애들은 오죽할까,’ 하는 생각이 스친다.


적당히 에너지 쓰기? 오후의 중2는 그런 걸 허락하지 않는다.



4. 때로는 어리고, 때로는 성숙하다.


게임을 하다 말고 어떤 순진한 아이의 한마디

“쌤, 어떻게 이런 게임을 만드셨어요? 진짜 대단하세요.”

그에 질세라 반에서 노숙한 느낌 뿜뿜 풍기는 아이의 한마디

“야, 쌤이 이걸 뭘 만들어. 다 인터넷에 있는거야.”

‘뜨끔. 저것이..’


영업 비밀 쉽게 들키지 않는 수업 어떻게 하는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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