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육아가 나에게 남긴 것

내가 40대 저경력 교사가 된 이유?

by 뚜비뚜바

아이가 한국 나이로 5살이 되던 해, 처음 유치원을 보내면서 아이의 남다름을 인지했다. 정말이지 죽고 싶었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자면, 어디론가 사라지고 싶다는 생각을 매일 했고 지금 돌이켜 생각해 보니, 그게 죽고 싶은 마음이었던 것 같다.



아이의 진단서를 받고 바로 휴직을 했다. 그때는 '왜 나에게 이런 일이', '내가 뭘 그렇게 잘 못했다고'와 같은 생각을 숨 쉬듯이 했던 것 같다. 누워 있지만 잠은 자지 못하고, 인터넷에서 관련 정보만 검색하면서 울고 있는 나에게 엄마, 아빠는 혹여나 딸이 극단적인 생각을 할까 무서워 정신과라도 가서 약을 먹고 마음을 굳게 먹으라고 틈만 나면 연락을 하셨다.


감사하게도 아이는 4년 전 처음 진단명을 들었을 때의 우리 부부의 기대보다는 잘 자라주고 있다. 하지만 어디서나 눈에 띄는, 담임선생님의 주시가 필요한 아이로.


그동안 있었던 몇 년의 일들을 말하자면, 밤을 새워도 모자랄 정도로, 마음고생의 연속이다. 아직도 진행 중인 터널 속 롤러코스터는 일단 각설하고.





그렇게 4년의 휴직 기간을 아이에게 매여 지낸 후 '다시 일을 할 수 있을까?'라는 마음으로 복직을 하고 나니, 직업은 있는데, 경력은 초라한 중년의 워킹맘이 되었다. 그렇게 경력 없이, 열정과 에너지는 더없이 다시 교단에 섰다.



고되고 특별했던, 그리고 앞으로도 특별할 나의 육아는..


당장의 문제를 풀어내지 않으면 항상 조바심을 느꼈던 나에게 문제 자체를 품고 살아내라고 가르친다. 네가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것은 그리 많지 않다고. '노력하면 할 수 있지.'라는 마인드도 오만임을 안다. 얼마나 행운인가? 노력해서 해낼 수 있는 일이 있다는 것이. 어려움이 있는 아이의 엄마라는 이유로 항상 사과하고 부탁하고 다녀야 했던 일도 때로는 억울했지만, 그 일과 나를 분리해서 보기도 한다. 세상에는 내가 모르는 너무나 다양한 삶이 있음을 가늠할 수 있고, 내게 없는 것에 박탈감을 느낄 것도, 가진 것에 집착할 필요가 없다는 것도 배워 나가고 있다.


때로는 초라해 보였을지 몰라도, 단단해지는 과정이었으려나. 아니 단단해지는 과정이었길... 여전히 진행 중인 이 특별한 육아는 생각보다 더 많은 것을 나에게 남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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