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으로 그리는 세상(드라마 카이스트 OST)
2021년, 코로나19가 한창일 때 카이스트는 개교 50주년을 맞았다.
그 기념으로 카이스트 재학생, 졸업생, 교직원들이 드라마 카이스트 OST 중 가장 유명한, '마음으로 그리는 세상' 노래를 부르고 직접 촬영해 합창 영상을 제작하였는데, 이 영상을 볼 때마다 가슴 한편이 뭉클해진다.
맑게 게인 하늘을 보면 크게 한번 숨을 쉬어봐
두 눈을 감으면 바람이 느껴져 마음을 여는 거야
오늘 하루만이라 해도 온 세상을 그리고 싶어
변치 않고 가져갈 세상 모든 것들과 우릴 만들어준 꿈들을
소중한 건 (소중한 건) 바로 (마음속에) 쓰러지지 않는 용기죠
나를 향한 (우우) 믿음 (그것만이) 멋진 미래를 열 수 있는 작은 열쇠죠
K to the A to the IST
It's just one big happy family
Close your eyes make a wish
Reach for the stars and blow a kiss
It's true that you know that you try so hard
Number one is what you are a shooting star
Open mind and never give up
Cause tomorrow true is never too far
멀리 푸른 바다가 들려 크게 한번 소리 질러봐
답답한 가슴이 시원해질 때까지 달려가보는 거야
오늘 하루만이라 해도 온 세상을 그리고 싶어
그 누구도 알 수 없는 작은 마음속에 간직해 온 많은 꿈들을
어디라도 (어디라도) 좋아 (숨어있는) 나를 찾아 떠나간다면
혼자라도 (우우) 좋아 (눈부시게) 하늘을 나는 저 새들처럼
소중한 건 (소중한 건) 바로 (마음속에) 쓰러지지 않는 용기죠
나를 향한 (우우) 믿음 (그것만이) 멋진 미래를 열 수 있는 작은 열쇠죠
지금(2025. 6. 현재) 카이스트는 제17대 이광형 총장님의 2월 퇴임 이후, 나라의 여러 가지 사건사고로 대통령 인가를 받지 못해 총장 자리가 공석이다. 하지만, 겉으로 보기엔 임시로 총장 일을 하고 계신 이광형 전임 총장님 체제 하에 별 무리 없이 잘 굴러가고 있는 것 같다.
그래도, 어서 빨리 학교가 정상화되길 바란다.
드라마 카이스트에 나오는 주요 인물들의 면면은 다음과 같다(출처 : SBS 드라마 프로그램 소개).
1) 이민우 배우가 연기했던 이민재
전산과이고, 로봇축구 동아리 마스터의 회장이다. 모범생 같지만 책임감이 강하고 성격이 좋아 친구와 후배들이 많이 따른다. 선배인 만수의 발표를 도와주다가 중요한 대학원 시험을 보지 못할 만큼의 의리파이기도 하다.
2) 김정현 배우가 연기했던 김정태
전자과이고, 머리가 비상하다. 자신의 실수로 친구가 죽었다고 생각해 돌연 카이스트를 떠나 방황하다 다시 돌아오는 캐릭터이다.
3) 고(故) 이은주 배우가 연기했던 구지원
전자과이고, 차갑고 완벽주의자며, 이기적이라는 소릴 듣지만, 마음은 여린 친구다. 집안이 어려워 각종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며 악착같이 공부하는 캐릭터다.
4) 채림 배우가 연기했던 박채영
전산과다. 민재와 같은 과학고를 나와 나란히 카이스트에 진학했으며, 남자보다 털털하고 덤벙대는 캐릭터이다.
5) 강성연 배우가 연기했던 민경진
과학고가 아닌 일반고 출신이라 사고방식이 약간 '덜 카이스트적'이라는 소리를 듣는 물리학과생이다. 별에 관심이 많고 교환학생을 갔다가 카이스트로 돌아오는 캐릭터이다.
6) 정성화 배우가 연기했던 정만수
발명 특기자로 카이스트에 들어와 실력은 좀 모자라지만, 누구보다 끈기가 있는 전자과 석사과정생이다.
그 밖에 다채로운 다른 캐릭터들이 더 있었지만, 공식 홈페이지에 올라온 주요 인물들만 가지고 평을 해보자면 일단, 대부분의 아이들이 전자과와 전산과라는 설정은 매우 현실적인 것 같다.
무학과로 입학한 아이들이 2학년 때 선택하는 학과를 보면, 2024년 기준, 전자과와 전산과를 반 이상 선택하고 있다.
일반고 출신에게 '덜 카이스트적'이라고 한 것과 '발명 특기자라서 실력이 모자란다.' 같은 표현은 매우 부적절해 보이지만, 방영 당시의 시대상을 생각해 보면 그땐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을 것 같기도 하다.
의리파라서 선배를 도와주다 대학원 시험을 못 쳤다는 설정, 과학고를 다녔다는 여학생의 중성적 이미지 등도 조금은 현실과 동떨어진 설정처럼 보인다.
내 기억 속에 가장 확실하게 남아있는 드라마 카이스트의 에피소드는 학생들이 열정적으로 수업을 듣고, 산더미 같은 과제들을 해내고, 별을 보며 기숙사로 돌아가는 장면인데...
음...
현실 카이스트생은 열정적으로 수업을 듣고, 산더미 같은 과제들을 해내지만, 그것만 하고 기숙사로 들어가는 것 같진 않고, 동아리실에 들르거나 음주가무를 즐기거나 하는 또 다른 낭만(?)을 즐긴 후, 별을 보며 기숙사로 들어가는 것 같다.
동아리 같은 경우, 드라마에서는 로봇 동아리나 항공 동아리 같은, 카이스트에 꼭 있을 것 같은 동아리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현실에서는 응원도 하고, 춤도 추고, 노래도 부르고, 요리도 하고, 술도 마시고, 암벽도 타는 등 정말 다양한 동아리들이 있어 아이들의 끼가 넘쳐흐르는 것 같다.
결론적으로, 관찰자시점에서 본 카이스트 라이프는 드라마 카이스트처럼 열심히 공부하고, 연구하고, 꿈을 키워가는 청춘들이 열정과 낭만과 사랑으로 각자의 드라마를 써 내려가는 곳인 것 같다.
누가 뭐라든, 우리나라 최고의 대학을 꼽으라면 나는 서울대와 카이스트라 대답할 것이다.
하지만, 두 대학은 결이 다르다.
가장 큰 차이점은 서울대의 경우 다양한 학문들을 포괄적으로 다루는 학교인 반면, 카이스트는 과학기술분야에 특화된 곳이라는 점을 꼽을 수 있다. 다시 말해, 서울대는 학생들에게 교양과 전공을 아우르는 종합 교육을 시키지만, 카이스트는 좀 더 전문적이고 심화된 과학기술 교육에 중점을 둔다.
1) 서울대는 종합대 vs. 카이스트는 이공계특성화대
2) 서울대는 우수한 인재 vs. 카이스트는 과학기술에 특화된 인재
3) 서울대는 종합 교육 vs. 카이스트는 연구 중심 교육
4) 서울대는 학부 중심 vs. 카이스트는 석박사 중심
그 밖에, 대학 알리미에서 공시한 자료로 서울대와 카이스트를 비교하면 다음과 같다.
최근 서울대와 카이스트의 차이점을 극명하게 보여준 기사가 있었는데, 바로 창업에 대한 지원과 성과에 대한 것이었다.
아래 기사에 따르면, 현재까지(2024년 기준) 카이스트 학생 창업 스타트업의 5년 후 생존율은 91.7%, 교수 창업 생존율은 100%인 반면, 서울대 학생 창업 스타트업의 생존율은 23.1%, 교수 창업 생존율은 85.7%라고 한다. 이는 구성원들의 우수성 차이라기보다 카이스트가 창업이나 기술적인 측면의 제도와 기반 시설 등이 서울대보다 더 잘 갖춰졌기 때문으로 판단된다고 한다.
결론적으로, 이공계 성향을 가지고 있으면서 연구에도 관심이 있어 석박사까지 고려하고 있다거나 창업과 기술분야의 실질적인 서포트를 받고 싶다거나 하는 꿈이 있다면, 서울대보다는 카이스트가 더 나은 선택일 것 같다(개인적인 생각!).
1971년에 설립한 카이스트는 2024년(12월 31일 기준) 현재, 78,029명의 졸업생(학사 21,478명, 석사 39,758명, 박사 16,793명)을 배출했다.
설립당시 미국 실리콘밸리의 아버지 프레드릭 터만 박사는 카이스트의 설립 30주년을 다음과 같이 예견했다고 한다.
1) 국제적인 명망을 가진 이공계 교육기관으로 성장해 학계의 본보기가 되는 학교
2) 학문적 역량을 자체적으로 개발해 교육계에 새로운 기원을 이룩하는 첨병의 임무를 수행하는 학교
3) 정치와 경제 각 분야의 리더를 배출하는 학교
4) 한국인 생활 수준의 향상에 크게 이바지하는 학교
카이스트는 터반 박사의 예견을 모두 성공적으로 완수하였고, 개교 60주년을 맞는 2031년을 목표로 '글로벌 가치를 창출하는 선도 대학'이라는 새로운 비전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카이스트는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다.
제도적으로는 훌륭한 인재를 끌어들이고(과학영재선발제도 등), 그 인재들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TUBE 프로그램) 노력하고 있고, 내부적으로는 학생들과 소통(KAIST 타운홀 미팅*)하며, 학생들을 위한 정책을 만들고 있다. 외부적으로는 뉴욕캠퍼스와 Jonint 캠퍼스를 진행 중에 있고, 다양한 과학기술분야에서 수많은 성과들을 도출하고 있다.
*KAIST 타운홀 미팅 : 2022년 5월 4일, 제1회 카이스트 타운홀 미팅이 개최된 이래로 매 학기마다 진행돼 올해(2025년) 6월, 제7회가 개최되었다. 학부생, 대학원생 누구나 참여 가능(공간적 제약으로 약 100명 정도)하고, 원탁테이블에 앉아 학교 구성원 간 의견 교류, 정책 설명 등 소통의 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앞으로 또 어떤 변화가 기다리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관찰자시점에서 보더라도 카이스트가 우수한 이공계 인재의 꿈을 실현할 수 있는 곳, 나아가 국가, 사회, 인류에 기여할 수 있는 인재 양성의 터전이 되길 간절히 바란다.
* 메인 사진 출처 : 카이스트 2024 학사과정 모집요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