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다가 남긴 것-
바다는 배를 삼키고
난파선은 피난처가 된다
파도가 등대의 허리를 휘감고
혈류가 썩는다
심해의 쇼핑 카트가 해조류를 감았다.
그곳에 들어가 있는 납 먹은 썩은 게 한 마리
죽은 조개껍데기에 숨은 물고기
꼬리에 눈이 있다
염전에서 알을 까고 나온 자라
독수리의 아침 식사가 된다
무른 등껍질을 과자마냥 부숴먹는 부리에 채인다
드디어 자라가 바다의 검은 한 점이 된다
뱀 같이 꼬인 이 노란
삭은 밧줄은 지하의 끈이다
누구를 목조였던
멸종된 철갑상어의 꼬리를 잘라냈던
이름 모를 해저 동굴
마지막 인류의 최후의 만찬
녹은 코펠에 끓이는
유통기한 지난 납 꽃게라면
북극 탐험가 난센과
바다표범잡이선 바이킹호는 유빙대에 갇혔고
그들은 여지껏
해저에서 썩은 해초만 뜯어먹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