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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엄채영 May 12. 2024

나와 삶, 그 아름다운 콜라보를 지켜보겠다

내맡김과 놓아버림




   우리는 내가 원하는 대로 되지 않거나 계획한 대로 일이 진행되지 않을 때, 상대방이 내가 바라고 기대하는 대로 행동하지 않을 때 마음이 불편하고 힘이 든다. 불안, 고통, 스트레스가 밀려온다.


내 삶을 내가 생각하는 방향으로 제대로 통제하지 못했을 때도 불편함을 느낀다. 우리의 마음은 어떤 대상에 좋고 싫음이 명확하다 보니, 싫어하는 것이나 그러한 상황에 놓이면 쉽게 마음이 롭다. 하지만 좋고 싫음에 근거해 무언가를 내 뜻대로 자꾸 통제할수록 스트레스도 점차 높아진다. 왜냐하면 삶에서 모든 것이 내 맘대로 흘러가지는 않기 때문이다. 무언가를 애쓰며 억지로 잡아당기 팽팽한 긴장감 이내 지쳐버린다.



'개인의 의지' 대
'자연스럽게 펼쳐지는 현실'간의
이 싸움은
결국 우리의 삶을 좀 먹는다.

-마이클 싱어-

    이때 내맡김을 해보라고 명상지도자이자 베스셀러 작가인 마이클 싱어는 말했다. 그렇다면 내맡김이란 뭘까. 기독교적 관점으로 보면 "주께 나를 맡긴다"는 표현으로 이해할 수 있고 불교적 관점에서는 "내려놓는다"라고 말할 수 있겠다. 개인적으로 내 맡김을 상상하면 물속에 드러누워 둥둥 떠있는 장면이 떠오른다. 물결이 흐르는 대로 나를 내맡기는 것.


물속에서 발버둥 칠수록 물속에 가라앉는다. 수영을 잘 하든 못하든 상관없이 뭘 하려고 하지 않고 그저 온몸에 힘을 빼면 자연스럽게 물 위에 뜬다. 물론 수영을 잘하면 물에 대한 공포나 두려움이 없으니 내맡기기가 더 수월할 것이다. 물을 무서워하면 몸에 힘이 들어가고 죽을 것 같다는 공포와 억지로 뜨려고 하다가 생각과는 반대로 가라앉게 된다. 이렇듯 내맡김은 물 위에 나를 내맡기고 몸을 띄우는 게 아닐까.





    삶은 우리가 선택하고 만들어가는 것이지만 모든 것을 내가 만든다는 생각은 자칫 자신을 무리하게 몰아세운다. 생각해 보면 흐름을 거슬러 억지로 할 수 있는 건 별로 없다. 어떤 일을 너무 하고 싶어 애쓸 때 보다 오히려 힘이 다 빠지고 '에이 될 대로 돼라' 란 마음이 드는 순간 마법처럼 이루어진 적이 있을 것이다. 지금 어떤 문제로 마음이 힘들다면 내려놓고 내맡김을 실천해 보면 어떨까.


그 모든 일은 단지 삶에 자신을 내맡겼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었다

-마이클 싱어-


당기고 있던 팽팽한 줄을 그냥 슬며시 놓아보는 거다. 그리고 바람에 밀려 흘러가듯 삶을 살아보는 거다. 흐름에 몸을 맡겨보며 삶이 주는 경이로움을 느껴봐도 좋겠다.  이리 갔다 저리 갔다 부산하게 떠드는 내면의 소리따르지 말고, 삶이 선물처럼 주어지는 대로 한번 걸어가 보는 거다. 두려움과 불안은 접어두고서 지구가 태양을 돌듯 햇빛을 받아 나무가 자라듯 자연스러운 흐름을 믿어보는 거다. 나 역시 이제는 나와 세상의 아름다운 콜라보를 지켜봐 보고 싶어졌다.





* 매주 일요일, 마음에 관한 글을 씁니다.

아팠고 괴로웠던 순간은 어쩌면 저를 깊어지게 했는지 모릅니다. 겪지 않았으면 좋았을 기억도 결국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한 과정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덕분에 마음에 관한 책을 읽고 시도해보고 또 시도해봅니다. 그러면서 느끼고 생각한 것을 담아보고 싶어졌습니다. 저같은 누군가에게 닿기를 바라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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