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금주일기
나는 나를 잘 안다.
금주일기가 오래 가지 않을 것이라는 걸.
그래서 금주일기 며칠째 등으로 써놓지 않았다.
일주일이라고 했으면 분명히 일주일 안에 술을 마실 게 뻔하니까.
그래서 일단은 나는 이런 목표를 세워봤다.
‘오늘’ 마시지 않기.
‘오늘’ 마시지 않으면 일단 하루 성공이다.
하루가 이틀이 되고, 사흘이 되고, 일주일이 된다.
그리고 꼭 이어지지 않아도 된다.
강제로 뭔가를 하려고 하면 꼭 그 반대가 끌리는 법이니까.
그래서 나는 ‘오늘’ 마시지 않을 수 있었다.
오늘 하루 마시지 않는 건 가능했다.
참을 수 있었다.
참을 수 있었다는 건 참아야 할 일이 있었다는 것인데..
개인적으로 매일 일기를 쓰지만 일기 내용에 부정적인 내용을 쓰지 않는다.
당장 내일의 내가 그 내용을 보지 않았으면 해서다.
운이 좋게 부정적인 일을 잊었는데 지난 일기를 살펴 보다가 다시 기억나면 어쩌지?
과거의 나를 탓하는 행동을 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이 공간에도 참아야 할 일이 어떤 건지 쓰지 않을 것이다.
결국엔 참아냈다.
그 사실이 중요하다.
중요한 하나를 얻어냈다.
‘오늘’ 마시지 않았기 때문에 어제와 오늘을 더해서 이틀을 마시지 않았다.
이틀 성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