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금주일기
그래. 나는 왜 술을 마셨을까?
가장 최근에 마셨던 술부터 기억을 더듬어보자.
가장 최근들어 마신 술은, 혼술이고, 금주를 결심하게 한 술이었다.
나는 혼술을 즐기는 편이다.
혼술하기에 적합한 술집을 만나면 거의 매주 그 술집에 향한다.
그날도 혼술을 즐기러 갔었다.
더 정확히 말하면 맛있는 안주와 함께 할 술이 필요했던 것이다.
그렇네.
나는 맛있는 안주를 먹으러 술을 마셨다.
그 전에는 동료들과의 술자리.
일주일에 두 세 번을 동료들과 술자리를 가졌다.
그때는 고생했다는 의미로다가 한 잔이 두 잔이 되고,
두 잔이 세 잔이 됐던 날이었다.
그래.
나는 고생한 나를 격려하기 위해 술을 마셨다.
그리고 그 전에는, 휴무 전날이라 취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그래~ 나 취했는지도 몰라~)
그래서 숙취해소제까지 미리 챙겨먹고, 거하게 마셨다.
첫 잔을 쏘맥으로 시작했으니 말 다했지.
하지만 가끔은 그런 날도 있어야 하는 거 아닐까?
나는 취하기 위해 술을 마셨다.
쓰고 보니 거창한 이유는 없다.
그냥 마시고 싶어서 마셨던 건 아닐까? 습관적으로 술을 시켰던 건 아닐까?
그렇다면 난 알콜중독인 걸까?
일주일 안에 술이 생각나서 금주가 멈춘다면 그게 진정한 알콜중독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