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얼마나 행복한지 이모는 몰라~~ㅋㅋ
초등학생 때 이모집에 놀러 갔던 기억이 난다. 이모네는 오락실을 했었다.
동전 바꿔주는 기계가 없었던 그 시절~ 동전을 칸칸이 넣어두고 바꿔줬던 기억이 어렴풋이 난다.
그리고 이모가 큰 밥솥에서 만든 빵이라며 만들어줬던 기억도 나고.. 빵이라기보단 떡빵에 가까웠다는 기억이 나네.. 오락실 셔터를 내리고선 나랑 우리 동생은 이모가 주는 동전으로 게임을 했다. 아이들이 없는 그 오락실에서 밤늦게까지 나는 뽀글뽀글을 했던 기억이 난다. 즐거웠었다..!
맞은편에 이모부가 오락실 게임기로 당구 치는 게임을 했던 기억이.. 내 기억이 맞겠지 당구였던 것 같다.
또 다른 이모부의 기억은 이모부는 버스 운전을 했었다. 어느 날 학교에서 집으로 오는 버스를 탔는데 내릴 때쯤 보니 이모부였다.. 그때는 그게 왜 부끄러웠는지 모르겠지만 모른척하고 후다닥 내렸다. 이모부는 백미러로 나를 봤다 분명.. 그날의 장면은 어른이 된 지금까지도 미안함과 부끄러움으로 남아있다.. 그 뒤 학교 가는 길에 만난 적이 있는데.. 그때는 '이모부~'하고 인사했다..
그 이모부가 내가 고등학교 1학년때 교통사고로 돌아가셨다. 아직도 그 장례식장의 모습이 떠오른다..
이모는 운다기보다 울부짖었다.. 그리고 나보다 한 살 어린 남자사촌동생.. 세 살 어린 여동생이 그냥 서있었다.
3년 전의 일이다. 이모가 전화가 왔다.. 나는 이모의 전화가 싫었다.
이모가 전화를 할 때는.. 부탁을 하거나 잔소리를 하거나 둘 중에 하나였다.
엄마한테 전화해서 이모가 전화 왔는데 받기가 겁난다고 했다..
용건은.. 이모가 대학원 공부까지 시키고 연구소에 다니고 있던 사촌여동생이 결혼을 한댔다. 경사가 아닌가? 서른여섯이었다.. 근데 이모는 그 남자가 마음에 들지 않고.. 반대를 했더니 딸이 임신을 했다고 했단다..
이모는 그 길로 점집을 10군데는 갔다.. 도대체 왜?
그 노무 점쟁이들이 결혼을 다 반대했다는 거.. 결혼하면 딸이 이혼을 할 거고.. 아기는 이모가 보게 될 거라는 이야기를 했다고.. 참 어이가 없다.. 그런 이야기를 듣고 점쟁이한테 돈을 주고 온 건가???
-나보고 부탁할 게 있는데 사촌여동생이 전화 오면 결혼하지 말라고 이야기해 주랜다..
내가 왜? 뭔 목적으로?
이혼하고 사니 힘들고 어려우니 결혼하지 말라고 이야기해 주라는 거다.. 이모가 사촌동생한테 너희 언니 봐라.. 이혼하고 애 키우고 사니 얼마나 힘들어 보이지 않냐고 행복하지 않다고.. 그렇게 주문을 넣어뒀다는 거.
"이모! 뭔 소리야? 나 괜찮아. 나 잘살고 있어! 그리고 몇 살인데 결혼을 못하게 해? 서른여섯이야!! 애가 생긴 걸 어쩌겠다는 거야? 전화와도 결혼하지 말란 소리도 안 할 거고 불행한다는 소리도 안 할 거야! "
그 다음의 이모말은.. 나는 지워지지가 않는다..
"너는 지금 잘 사는 것 같지만 주위에서 보는 사람은 네가 불행해 보여. 남들처럼 부부가 같이 살고 잘 지내면 좋지 않나? 내가 다른 사람들한테는 부끄러워서 말도 못 한다.." 사촌동생이 전화와도 받지 말라고 끊었다..
이혼은.. 흠인가? 남들에게 말하기도 부끄러운.. 그런..?
사촌동생은 전화가 오지 않았다. 그리고 결혼했다.
그래.. 이모는.. 너무 솔직한 사람이었고.. 타인의 마음을 헤아리기보다 자기 마음이 먼저였고.. 시샘도 많고.. 그렇지만 정이 너무 넘치는 그런 사람이었다. 그 정 때문에.. 이 관계들이 유지되는 것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작년 명절 산소에서 만난 이모는.. 금목걸이를 하고 있었고.. 처음으로 손주들한테 용돈을 줬다..
우리 사위~ 우리 손녀~ 부르며 너무 행복해한다.. 카톡프로필엔 손녀딸 사진이 가득하다.. 사촌동생은 얼굴이 폈다.. 진짜 폈다는 말이 그늘이 사라지고 가족이라는 울타리를 쟁취했다..! 잘했다.. 이모 말 들었으면 어쩔뻔했어.. 잘했어.. 속으로 외쳤다..
그때 그 일은 이모는 기억에서 잊힌듯했다.. 사실 나한테만 전화한 게 아니었다.. 늦은 밤에 술을 사들고 엄마한테 찾아와서 나한테 한 이야기와 같은 이야길 했다.. 딸이 너무 아까워서다..
-지금 우리 엄마도 가끔 이야기한다.. '그때 그 난리를 치더니.. 쯧쯧...'
나는 묻고 싶다.. 이모 그때 나한테 왜 그랬어..
그리고 아직도 내가 불행하다고 생각해?
나는.. 진짜 너무 잘 지내..
이모뿐이겠냐...
내가 이혼했다는 이야길 하지 않으면.. 사람들의 시선의 나는..
평범한 사람이다.. 15년 동안 은행에서 일하는 무난한 사람.. 그래.. 나의 직장에 있으면 손님들은 나에게 주변에 괜찮은 사람이 있으면 소개해달라는 이야길 종종 한다.. 그분들한테 나는 믿음직한 사람.. 그 주변도 좋을 거라는 생각이 드는 사람이다..
근데.. 이혼했다는 이야길 들으면 그래도 그럴까?
이모.. 나는 이모한테 서운한 거야. 내가 열심히 살고 있으면 잘 살고 있다고 응원해 주면 얼마나 좋아.
그래.. 그래도 이모가 지난 명절에 보니 얼굴이 좋아 보여서 나는 다행이다 싶어.. 이모부 없는 자리가 이모가 그렇게 힘들었나 보다.. 이해할려고도 해. 그냥.. 그렇지만 나는 서운해.
글을 쓰다 보니 글이 무거워졌네. 그때의 그 감정은 가볍게 쓸 수가 없나 보다..
사실 나는 지금 너무 평온하고 행복하다.
오늘 주말. 어제 새벽까지 내 30년 지기 찐친이랑 사는 이야기하느라 전화통을 붙들고 늦게 잤고.. 덕분에 늦게까지 푹 자고 일어나서 나의 작은 커피머신으로 아이스아메리카노를 만들어먹고 빨래를 돌리고 샤워를 하고 근처에 새로 생긴 책방에 갔다. 맥주 마시면서 책을 볼 수 있는 보석 같은 맛집을 찾았다. 무알콜제주맥주와 시그니처메뉴인 핫도그를 먹으면서 최근에 재밌게 읽고 있는 '직장인입니다. 강남으로 이사 갔고요~~' 책을 완독 했다.ㅎㅎ 블로그를 찾아들어가서 구경하고 역시 너무 글을 재밌게 잘 쓰시는 분이다!
책 속의..'나무를 더 심자.' ㅋㅋㅋㅋ 재밌게 잘 읽었다고요~ㅎ
오는 길에 스타벅스에 들러서 선물 받은 10만 원짜리 스벅카드로 케이크를 사고
부동산 중개업하는 나의 찐친에게 연락해서 1월에 이사 가는 집에 대해서 의논했다.
나는 4년 전에 구입한 새 보금자리로 1월에 이사갈계획이다.
4년 전 브런치에 글썼다가 악플 받았던 그 집...ㅎㅎ
모든 게 다 잘되고 있고 평온하다..
사춘기딸도 최근엔 엄마랑 잘 지내려고 꼭 붙어있고..
다다음주에 예고원서를 넣고 준비 중이다.. 우리 집에 가수 나올지도 모른다..ㅎ
명절에 아빠한테 연락 와서 10만 원 용돈 받았다고 나한테 자랑해서.. 왜 너네 아빠 공유 닮았다며 그이야기도 해 주지? 했더니.. 부끄러워서 그 말은 차마 못 했단다.. '도깨비'드라마에 공유를 보며 '아빠 닮지 않았어?'라고 나한테 스스럼없이 이야기한다..ㅎㅎ 내가 웃기고 있네 뭔 소리야 ㅋㅋ 했더니.. '느낌 있어~' 이런다..ㅎㅎ
피는 물보다 진한가..ㅋㅋ 지금 쓰는 말이 아닌가.. 여하튼 저 아이도 잘 있다..
아무 탈 없이. 아무 일 없이. 평온한 주말을 보냈다~
나는 책 보고 맛있는 커피 마시는 게 즐거운 사람이니.. 더 큰 즐거움이 오면 감당 못할지도..
지금 이 정도만의 삶만 지속된다면.. 나는 충분하다!ㅎ
그니까 이모! 나는 행복하다구!! ㅋㅋㅋ 이모도 행복해야 해!! 금목걸이 너무 잘 어울려!! 결혼할 때 딸내미가 해줬다더니!! 나는 결혼할 때 못해줬는데 우리 엄마도 해주고 싶다!!ㅋㅋㅋㅋ 아 근데 지금 금값 너무 비싸!!ㅋㅋ 지금은 안돼..ㅋㅋㅋ
*** 쳇지피티가 내가 원하는 그림을 잘 만들어준다 ㅋㅋ 아이폰 17 퍼플색 들고 있는 모습 그려달랬는데 잘 그러줬구먼.ㅋㅋㅋ 나도 이번 달부터 아이폰유저다!!ㅎㅎ ( 삼성도 좋아요~~ 계속 삼성폰썼다~ 지금도 삼성폰이 그리움..) 우리 회사 부장님.. ' 폰 바꿨네.. 비싸지 않나..?' '부장님.. 휴대폰은 바꿀 수 있는데.. 모닝을 바꾸긴 힘드네요.. 저보고 그렇게 작은 차를 타고 다니는지 몰랐다고 하셨잖아요ㅋㅋㅋ'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