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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chelle Lyu Oct 29. 2022

마음이 표현하는 숱한 이야기

병영 강사로 가는 길목

의사는 전화로 진료를 했다

증상을 자세히 물었다

몸의 상태를 점검하며 생각날 때마다 기록한 증상을 주르륵 나열했다

증상을 하나하나 다 자세히 들은 의사는 말했다


일주일이면 나을 거라고 

혹 그 후에도 

호전이 되지 않으면 

좀 더 목 아픈 것은 약을 더 드시는 게 좋을 듯하다고 


그리 말했다


늘 목을 쓰는 사람이다

정확히 거의 방학 이외에 모든 날은

강의를 

수업을 하며 평생을 왔다


목이라는 소리에 민감해진다

목을 오른손으로 감싸 본다


약이 3배로 늘었다

증상에 따른 다른 약 처방이 추가되었다

큰 아이가 처방전을 받아 약을 지어왔다

한 보따리 약을 가져와서 약사가 말한 대로 설명했다

알약이 두 가지로 구분되었다

먼저 먹어야 할 약과

나중 먹어야 할 약이 분리되어 있었다


증상이 호전되는 것인지

아니면 악화되어 가는 것인지는 모르겠다

다만 현재의 몸 상태를 가늠하며 판단할 뿐이다


열은 없다

오한도 없다

목은 따갑고 아프다

간간히 기침

한 번씩 가래

식은땀이 좀 난다


종일 누워있다

종일 책을 본다

침침한 잘 안 보이는 눈으로

머릿속은 

병영 강의 준비로

2학기 강의 수업 준비로

특별 강의 요청 준비로

내내 쉴 새 없는 생각 속에 있다


툭 선물 문자가 도착했다

문호다

순간 

어찌 알았는지 추적할 필요도 없다

물을 필요도 없었다

마음을 두고 사는 사람에게는 

마음을 늘 갖고 사는 사람에게는

당연히 보이는 게 있다


늘 주시하기에

언제나 마음으로 함께 하기에

멀리 있고 자주 못 만나고는 중요하지 않았다

마음이 어떤 상황에서도 가교가 되어 움직였다


문호의 선물은 위안이었다

힘을 주었다

위로를 주었다

아주 깊고 짙은 마음이 느껴져서 따스한 위안이 되었다

형식이나 겉치레나 인사치레가 아니었기에


조용히 내 주소를 입력했다

마음은 깊었다

진한 마음이 느껴져 순간순간 아려왔다

가슴 한편이

문호가 보낸 선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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