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영 강사로 가는 길목
의사는 전화로 진료를 했다
증상을 자세히 물었다
몸의 상태를 점검하며 생각날 때마다 기록한 증상을 주르륵 나열했다
증상을 하나하나 다 자세히 들은 의사는 말했다
일주일이면 나을 거라고
혹 그 후에도
호전이 되지 않으면
좀 더 목 아픈 것은 약을 더 드시는 게 좋을 듯하다고
그리 말했다
목
늘 목을 쓰는 사람이다
정확히 거의 방학 이외에 모든 날은
강의를
수업을 하며 평생을 왔다
목
목이라는 소리에 민감해진다
목을 오른손으로 감싸 본다
약이 3배로 늘었다
증상에 따른 다른 약 처방이 추가되었다
큰 아이가 처방전을 받아 약을 지어왔다
한 보따리 약을 가져와서 약사가 말한 대로 설명했다
알약이 두 가지로 구분되었다
먼저 먹어야 할 약과
나중 먹어야 할 약이 분리되어 있었다
증상이 호전되는 것인지
아니면 악화되어 가는 것인지는 모르겠다
다만 현재의 몸 상태를 가늠하며 판단할 뿐이다
열은 없다
오한도 없다
목은 따갑고 아프다
간간히 기침
한 번씩 가래
식은땀이 좀 난다
종일 누워있다
종일 책을 본다
침침한 잘 안 보이는 눈으로
머릿속은
병영 강의 준비로
2학기 강의 수업 준비로
특별 강의 요청 준비로
내내 쉴 새 없는 생각 속에 있다
툭 선물 문자가 도착했다
문호다
순간
어찌 알았는지 추적할 필요도 없다
물을 필요도 없었다
마음을 두고 사는 사람에게는
마음을 늘 갖고 사는 사람에게는
당연히 보이는 게 있다
늘 주시하기에
언제나 마음으로 함께 하기에
멀리 있고 자주 못 만나고는 중요하지 않았다
마음이 어떤 상황에서도 가교가 되어 움직였다
문호의 선물은 위안이었다
힘을 주었다
위로를 주었다
아주 깊고 짙은 마음이 느껴져서 따스한 위안이 되었다
형식이나 겉치레나 인사치레가 아니었기에
조용히 내 주소를 입력했다
마음은 깊었다
진한 마음이 느껴져 순간순간 아려왔다
가슴 한편이
문호가 보낸 선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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