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테리어를 할 때 많은 이들을 고민하게 하는 여러 가지 항목 중, 단연코 TOP3안에 들 거라고 생각하는 항목이 있다. 바로 화장실 인테리어, 그 중에서도 ‘덧방’이라는 놈이 있는데 ‘덧방’을 할 것인지 ‘철거’를 할 것인지가 나에게도 큰 고민이었다. 둘 중 뭘 선택하는지에 따라 돈도, 공사기간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단 그런걸 다 떠나서 ‘덧방’은 인테리어 공정 중 내 마음에 가장 들지 않는, 아주 못마땅한 공정이었다.
덧방이란 건 한 마디로 기존의 화장실의 바닥과 벽 타일을 철거하지 않고 그 위에 새로운 타일이나 마감재를 그대로 덧붙여 시공하는 방법을 말한다. 이름도 하필 ‘덧방’이라니 이름만 들어도 정식절차를 밟지 않는 공정의 느낌이 아닌가? 이런 의견을 미팅에서 말하니, 업계의 관계자들도 ‘덧방’에 대한 생각이 다 달랐다.
단호하게 덧방을 안 한다고 했던 2번째 미팅의 그 분은, 덧방은 정상적인 시공이 아니라 했다. 집은 예쁘게 하고 싶고, 비용은 절감하고 싶은 사람들이 많아 몇 년 전부터 갑자기 반짝 등장한 시공이라고, 문제가 생길 여지가 많다고 했다. 반면, 다른 업체에서는 시공한 집의 90%가 덧방이었고 그 어떤 문제도 생기지 않았다고 했다. 문제가 생길 일이 극히 드물기 때문에 시공을 하는 거라고 했다. 하지만 한 가지, 덧방을 해서 문제가 생겼을 경우에는 무조건 고객의 책임이라는 말을 덧붙였다. 시공을 해주지만 책임을 지진 않는다는 거다.
덧방을 시공한 후 한달만에, 아니 보름만에 문제가 생겨도 그건 순전히 고객의 책임이고 덧방을 하고 문제가 생기면 결국 전체 철거를 해야 할테니, 그런 경우엔 돈을 이중으로 쓰는 셈이 되는 거라 했다. 하지만 대부분이 덧방에 대해 아무 문제도 없을 거라며, 견적을 덧방으로 주겠다고 했다.
시공은 해주지만, 책임은 지지 않는 공정이라니 너무 내키지 않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금액적으로도 차이가 너무 많이 났다. 울며 겨자 먹기로 ‘덧방’으로 하기로 했다. 현타가 왔다.
화장실의 “예쁨”을 위해…. 나아가 집의 톤을 전반적으로 “예쁘게”만들기 위해 덧방이라는 마음에 안드는 공정을 수용하고 인테리어를 해야 한다니, 게다가 그 “예쁨”을 위해 쓰는 돈이 외제차 한 대값에 가까운 돈이라니…. 갑자기 내가 지금 무엇을 향해 가고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잠시 멈춰야 할 때였다.
애초에 나는 “예쁨”을 추구하며 살아가지 않는 사람이었다. 꾸밈노동을 위해 써야 하는 시간이 아깝다는 판단을 한 후로는, 꾸밈을 위한 행위들을 하지 않았다. 나의 딸에게도 마찬가지였다. 아이가 본인이 원하지 않는 경우엔, 아이를 “예쁘게”보이기 원해 하는 모든 행위를 전혀 하지 않았다. 철저히 실용성에 의해 굴러가는 삶이었고, 1순위는 ‘편안한가’였다. 근데 집을 예쁘게 하려고 이렇게 하는 게 맞을까?
이건 내가 그간 지키며 살아온 가치관과 너무 다른 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