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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근영 Sep 14. 2023

1+1=1이 되게 하라

“여러분이 쓰려는 웹툰 스토리는 재미있습니까?”     


    이 질문에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요? 작가가 되기 전, 항상 궁금했습니다. 재미있는 스토리라는 게 뭘까? 스승님도 선배님도 모두 재미있는 글을 쓰라고 하는데 도대체 재미있는 글은 무엇이며 어떻게 써야하는 건가? 여러 가지 답이 있겠지만 제가 찾은 해답은 이거였습니다.     

 

⦁ 말이 안 되는 이야기가 재미있다

⦁ 재미있는 스토리란 말이 안 되는 걸 되게 만드는 것     


    이게 무슨 소리일까요? “하나에 하나를 더하면 둘이 된다. (1+1=2)”는 말이 되는 소리지만 재미는 없습니다. 그 사연이 궁금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누군가 “하나에 하나를 더했더니 하나가 됐다. (1+1=1)”고 말하면 호기심이 생깁니다. 왜 그렇게 되는 거야? 이유를 묻고 싶습니다. 하나의 물방울에 다른 하나의 물방울을 더했더니 더 큰 하나의 물방울이 되었다. 말이 됩니다. 1+1=1이 말이 되는 소리가 되었습니다. 이해되시죠? 이게 바로 재미있는 스토리를 쓰는 방법입니다.    

  

1) 27+3=30

2) 27+3=33     


    1번은 ‘진실’. 말이 되는 소리이고, 2번은 ‘거짓’. 말이 안 되는 소리입니다. 하지만 1번과 2번 둘 다 ‘진실’. 말이 되는 소리라고 한다면 여러분은 어떤 이야기에 관심이 생기나요? 스물일곱에 셋을 더했더니 서른이 되는 이야기를 듣고 싶으세요? 아니면 스물일곱에 셋을 더했더니 서른셋이 되는 이야기를 듣고 싶으세요? 아마 대부분 2번일 겁니다. “왜? 어떻게 스물일곱에 셋을 더했는데 서른셋이 된 거야?” 의문이 생깁니다. 이제 여러분의 차례입니다. 하나의 물방울에 하나를 더했던 이야기처럼, 27에 3을 더했더니 33이 되는 이야기를 만들어보세요. 정답은 없습니다. 아래의 빈칸에 마음대로 적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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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 쓰셨나요? 제 수업을 듣는 수강생들에게 매번 같은 질문을 합니다. 그런데 늘 공통적으로 나오는 대답들이 있습니다.      


• ‘원 플러스 원’유형 : 편의점에 가서 27개의 빵을 사고 음료수 3개를 더 구입했는데, 마침 음료수가 1+1 이벤트 기간이어서, 빵과 음료수를 합쳐 총 33개를 들고 편의점을 나왔다.  

• ‘이과’형 : 27+3=33에서 등호(=)에 작대기(/)를 하나 그으면 됩니다. (27+3≠33) 

• ‘임신’형 : 27명이 사는 마을에 3명의 여자가 시집을 왔는데, 세 명 다 임신 중이어서 사실상 마을의 총인원은 33명이다.   

• ‘영혼’형 : 영혼을 보는 사람이 있었다. 그녀에게 27명의 사람이 다가왔고, 뒤늦게 3명이 더 왔는데, 이 3명의 어깨에는 각각의 수호천사가 함께하고 있었다. 그래서 다른 사람의 눈에는 모인 사람이 30명으로 보이겠지만, 영혼을 보는 사람의 눈에는 33명이 보인다.      


    어때요? 여러분이 만든 이야기는 어떤 유형에 포함되나요? 이밖에도 수많은 답이 있었지만 아직까지도 기억에 남는 기발한 답이 있습니다. 27+3=33을 “27에게 3이 표창을 던지면서 달려간다!”라고 표현한 분이 계셨습니다. 27과 3을 의인화하고 더하기(+)를 표창으로 =33을 사람이 달릴 때 뒤에 붙는 만화적 표현 효과로 생각한 것입니다. 

    이 대답을 듣고 박수를 쳤습니다. 만화적 상상력! 좋은 웹툰 스토리를 쓰려면 반드시 필요합니다. 엉뚱하게 상상할수록 더 재미있는 이야기가 됩니다. 지금까지 없었던 새로운 방식과 관점으로 생각해봅시다. 말이 안 되는 상상을 하는 걸 생활화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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