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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근영 Sep 14. 2023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드는 3가지 방법

    ‘말이 안 되는 이야기를 말이 되게 만드는 것’ 외에도 재미있는 스토리를 만드는 방법이 있습니다. 많은 작가들이 쓰고 있는 방법인데요. 바로 [재발견, 다른 관점, 비틀기]입니다. 이제부터 하나씩 그 방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 첫 번째 방법 재미있는 이야기의 재발견     


    책이나 신문 기사에서 재미있는 스토리를 뽑아내는 방법입니다. 흥미롭고 신기하지만 아직 주목받지 못한 사실, 아는 사람이 별로 없거나 아직 스토리로 써지지 않은 사실을 재발견 하는 것입니다.      


    역사책을 읽다가 조선시대에 로켓포가 있었다는 사실을 발견합니다. 자전거도 없던 시절에 로켓포가 있었다고? 조선시대 때 사용한 로켓 병기 ‘신기전’에 관한 역사적 사실입니다. 또는 조선시대에 하늘을 나는 글라이더 ‘비차’가 있었다는 기록도 있습니다. 아직 과학이 발달하지 않았던 시대인 줄 알았는데 이미 로켓포를 발사하고 하늘을 날아다녔다는 기록을 발견했습니다. 어때요? 흥미롭지 않나요? 

    얼마 전, 올림픽이 열리는 어느 나라에 선수단으로 입국한 외국 선수들이 전원 실종되었다는 신문기사를 읽었습니다. 올림픽이 열리는 나라는 입국 심사가 굉장히 까다로워서 외국인이 들어오기 힘든 나라였다고 합니다. 하지만 올림픽 참가를 위해 입국하는 선수단의 입국 심사 기준은 까다롭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올림픽 선수로 위장한 외국인들이 올림픽 참가를 구실로 입국했다가 다음 날 모두 사라졌다는 기사였습니다. 

    그들은 왜 사라졌을까요? 애초에 어떤 목적으로 그 나라에 입국했으며 올림픽 선수로 위장하기 위해 어떤 스포츠를 어떻게 준비했을까요? 신문에서 읽은 한 줄의 기사가 흥미로운 스토리의 시작이 될 수 있습니다.         드라마를 보다가 발견하기도 합니다. 어느 날, TV드라마를 보고 있는데 이런 대사가 나왔습니다. “그럼 고양이 장례식이라도 해줘야 하나?” 고양이 장례식이라니? 그런 것도 있나? 사실을 확인해보니 실제로 애완동물도 사람처럼 장례식을 해주는 회사가 있었습니다. 오! 이거 흥미로운 걸? 그 회사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아보며 이색적인 장례업체에 대한 스토리를 만들어낼 수도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기존에 있는 사실을 재발견하여 내 스토리로 발전시키는 겁니다. 책, 신문기사, TV 등 재미있는 사실을 접할 수 있는 곳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우리가 아직 발견하지 못했을 뿐입니다. 열심히 자료를 찾아보세요. 그리고 메모하고 정리해보세요. 아직 발견되지 않은 재미있는 스토리가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 두 번째 방법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기     


    일반적인 상식, 보편화된 생각들을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고 생각하는 방법입니다. ‘착한 히어로는 지구의 평화를 지키고, 나쁜 악당은 지구를 정복하려 한다.’ 이미 많은 스토리가 이런 주제로 발표됐습니다. 

    그런데 히어로는 꼭 착해야 할까요? 지구의 평화를 지키는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나쁜 속셈이 있었다면? 악당이 지구를 정복하려는 이유가 사실은 평화를 위해서였다면 어땠을까요? 이렇게 다른 관점에서 생각해보는 겁니다. 모두가 옳다고 하는 사실을 반대로 생각해보고, 모두가 나쁘게 생각하는 걸 착한 시선으로 바라보며 스토리를 만들어봅시다.     


    얼마 전, 제가 버스에서 겪었던 일입니다. 버스 맨 뒷자리에 앉아서 가고 있었는데 갑자기 어디선가 욕하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고개를 들어보니 맨 앞에 있는 의자 옆에 커다란 보따리를 든 할머니가 서계셨습니다. 그리고 할머니 앞에는 이어폰을 낀 채 창밖을 바라보는 학생이 앉아 있었습니다. 

    무거운 보따리를 든 할머니는 요즘 애들은 노인에게 자리 양보를 하지 않는다며 투덜거리더니 점점 격해져서 큰소리로 욕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자리에 앉아 있는 학생은 창밖을 보며 이어폰을 끼고 있어서 할머니가 옆에 계신지, 욕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는 것 같았습니다. 

    욕을 하는 할머니의 목소리는 점점 커졌고 버스 안에 있던 사람들도 하나 둘 학생을 욕하기 시작했습니다. “웬만하면 양보 좀 하지”, “요즘 애들은 정말 버릇없어” 그런데 이때 사람들의 따가운 시선을 느꼈는지, 학생이 고개를 돌리다가 옆에 서있던 할머니를 발견했습니다. 화들짝 놀란 학생은 얼른 이어폰을 빼며 할머니에게 말합니다. 할머니 여기 앉으세요! 그리고 굉장히 미안한 얼굴로 옆에 있던 목발을 짚고 급하게 일어납니다. 알고 보니 한쪽 다리를 심하게 다친 학생이었습니다. 

    순간, 욕을 하던 할머니도, 그걸 지켜보던 손님들도 조용해졌습니다. 과연 학생이 그렇게 욕먹을 짓을 한 걸까요? 모두가 학생을 나쁘다고 욕을 할 때, 저 학생은 왜 그럴 수밖에 없었는지 다른 관점으로 바라보면 어땠을까요?      


    두 번째 방법을 익히기 위해선 항상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는 습관을 들여야 합니다. 생활 속에서 일어나는 사소한 일들도 반대의 입장에서 생각해보고,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면 이색적인 스토리를 쓸 수 있는 힘이 생깁니다.      


◎ 세 번째 방법 기존 작품 비틀기


    말 그대로 이미 있는 작품들에서 몇 개의 요소들을 바꿔 전혀 다른 스토리로 만드는 방법입니다.      


    예전에 제가 웹툰 스토리를 준비할 때의 일입니다. 게임을 하다가 문득, 게임 속에 들어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이야기를 쓰면 재미있을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이미 게임 속에 들어가는 스토리는 많이 연재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비틀어 생각해봤습니다. 내가 게임 속에 들어가는 게 아니라 게임이 현실로 나오는 건 어떨까? 현실화 된 게임 속 세상. 현실에서도 게임처럼 퀘스트 창이 뜨고, 각종 아이템과 능력자들이 생긴다면 어떨까? 너무 재미있을 것 같아서 쓰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그런 내용은 이미 <더 게이머>라는 웹툰에 있었습니다.

    그럼 이 소재는 버려야 할까? 아니야. 다시 한 번 비틀자! 현실화된 게임이 아니라, 현실화된 판타지 웹소설이라면 어떨까? 그것도 일반 웹소설이 아니라 인기가 없어서 나만 혼자 읽었던 조회수 1인 웹소설. 그 웹소설이 현실화 된다면? 좋아! 이렇게 써보자! 했지만 이미 <전지적 독자 시점>이라는 작품이 있었습니다. 

    안 되겠다. 또 다시 비틀어봅니다. 맨 처음 떠올랐던 게임화 된 현실 스토리로 돌아가자! 하지만 이번엔 주인공을 소심한 고등학생으로 비트는 거야! 어느 날 왕따 고등학생 앞에 게임 퀘스트 창이 뜨고, 그 퀘스트들을 공략하며 학교생활을 하는 이야기로 바꾸자! 했지만 이번에도 <퀘스트 지상주의>라는 작품에 같은 내용이 있네요. 

    여기서 포기했을까요? 아닙니다. 이번엔 시대를 비틀어보겠습니다. 현재가 아니라 과거. 무림의 고수 앞에 퀘스트 창이 뜨는 설정으로 바꿔본다면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 내용도 <천마육성>이라는 작품에 이미 있다는 걸 발견합니다. 

    어휴... 도저히 안되겠습니다. 고등학생도 무림 고수도 아닌 군인으로 주인공을 비틀어보자! 그것도 일반 병사가 아니라 취사병으로 바꾼다면? 어느 날 취사병에게 뜬 퀘스트 화면으로 이야기를 써보자! 하지만 역시 <취사병 전설이 되다>라는 작품이 이미 있었습니다.      

    

    계속 더 비틀어볼까요? 사실 위의 이야기는 ‘비틀기’ 방법의 이해를 돕기 위해 제가 지어낸 것입니다. 하지만 어떻습니까? 주인공을, 배경을, 또 다른 요소들을 다양한 방식으로 비틀자 색다른 스토리가 쏟아져 나오고 있잖아요. 

    우리도 한 번 해봅시다. 자신이 재미있게 봤던 작품들을 삼하원칙(누가 + 무엇을 + 어떻게)에 맞춰 정리해보고, 삼하원칙에서 배웠던 것처럼 각 요소를 비틀어 새로운 스토리를 만들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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