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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일차] 나무의 심재가 되어

Everyday People - 인생이란 아름다운 예술작품

by 여운설

2023년 6월 7일 카카벨로스 - 라 포르텔라 데 발카라세 22.3km


누나는 오늘도 택시로 이동한다. 어제부로 걸어서 산티아고에 닿겠다는 목표가 무산되어 차 타는 걸 더 이상 꺼리지 않으신다. 도보 완주의 희망이 예기치 않은 무릎 부상으로 물거품이 되었다 해서 순례의 의미마저 희석되진 않을 것이다. 누구의 도움없이 자력으로 걷지 않고 불가피하게 교통 수단을 이용해 일정 구간을 점프하는 게 순례에 임하는 진정성을 퇴색시킨다고 생각지 않는다.


순례를 온전히 스스로의 힘으로 이뤄야 한다면 모칠라 서비스를 맡기거나 괜찮은 숙소를 잡으려 눈치 경쟁을 해선 안된다. 엄격하자면 한도 끝도 없다. 순례에 유용할 편의용품은 죄다 버리고 그론세 닷컴이나 핸드폰 활용도 중지해야 한다. 한마디로 온갖 문명 이기의 조력에서 탈피해 원초적 고행을 해야 한다. 정작 그렇게 한들 순례의 의미가 더해질까? 순례에서 정말 중요한 게 뭔지 궁금하다.


모든 생명은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동시에 죽어간다. 끊임없는 세포 분열을 통해 생명활동을 이어가면서도 늙고 허약해진 세포는 세포자멸사 과정을 거쳐 흔적 없이 사라진다. 인간 체세포는 대개 한 달 미만을 살며 길어야 1년 안에 자신에게서 분열해 나간 새 세포로 교체된다. 자신들로부터 형성된 유기생명체의 기나긴 수명과 달리 턱없이 짧은 세포의 일생에서 인생이 덧없는 건지 모르겠다.


그러나 나무의 생장은 세포자멸사와 사뭇 다르다. 나무줄기는 크게 껍질과 형성층, 목질로 구분된다. 형성층은 세포분열의 생명활동을 하여 새로운 목질을 만들어낸다. 목질은 변재와 심재로 나뉘는데 변재는 껍질에 가까운 살아있는 조직으로 뿌리가 흡수한 수분을 꼭대기와 가지로 전달한다. 줄기의 중심부에 가까운 심재는 기름, 탄닌, 페놀 등이 단단히 굳어 색깔이 진한 부분이다. 죽은 조직이라 없어도 돼지만 나무를 튼튼히 지탱하는데 꼭 필요하다. 살아 있는 변재가 자라듯이 죽은 심재도 커진다. 나무의 아이러니다.


발톱 부근에 생긴 염증을 빼면 나름 순탄한 여정에서 비롯된 자만심, 도보 완주를 포기한 상실감, 장애인의 불편한 삶을 간접적으로 깨닫게 해 준 극심한 통증, 중도에 순례가 끝날 지 모른다는 불안과 초조, 동생의 발목을 잡는 듯한 미안함. 누나가 겪었을 끈적한 감정의 멍에들은 세포처럼 소멸되지 않고 덩어리 채 마음의 심재로 변했을 게 분명하다. 날 선 감정들이 걸러지고 무뎌져 딱딱한 심재로 거듭나고서야 비로소 순례를 이어갈 강인한 자신감을 되찾았을 것이다. 순례자들은 불쑥 찾아온 부상의 시련, 육체의 고통이 주는 굴레, 힘든 일정에서 야기된 정신적 압박감 같은 역경들을 맞아야 숨겨진 근성을 발휘한다. 780km의 고된 천로역정은 일생동안 자신이 품었던 오욕칠정을 삭히고 다진 내면의 심재가 얼마나 굳센지를 증명하는 여정이다. 누나는 순도 100%의 자력 순례를 멈췄지만 이를 계기로 산티아고와 야고보를 향한 열망이 한층 농밀해졌을 것이다.


오랜만에 새벽부터 장대비가 내렸다. 누나가 혼자 택시 탈 수 있다고 자신해 어제와 달리 먼저 출발했다. 어제 숙소 근처에서 유심을 새로 샀다. 이동 중에도 연락을 취할 수 있어 안심되었다. 출발 즈음 비가 잦아들었지만 우비를 둘러도 몸이 축축해질 각오를 해야 했다. 쏟아지는 비에 어울리지 않게 연회색 구름이 하늘을 가득 채웠다. 메마른 대지가 뒤집어쓴 먼지를 벗겨내니 생명 어린 물기를 한가득 머금은 만물이 본색을 되찾아 완연하게 제 빛을 뽐냈다. 시선이 닿는 곳마다 해갈을 면한 생동감으로 넘쳐났다.


메마른 대지가 찌든 때를 벗어내고 만물은 생명어린 물기를 가득 머금어 본연의 색을 되찾아 제 빛을 뽐낸다.


구순을 넘은 어머니는 보라색을 가장 좋아하신다. 보랏빛이 왜 마음에 드냐고 물으면 어려서부터 무작정 보라색이 예뻤다며 웃으신다. 보라색은 고고하고 세련되며 화사한 이미지에 자비를 상징한다. 매사에 긍정적이고 자신보다 주위를 먼저 챙기는 당신 성품에 들어맞고 좋아하는 색상이라 그런지 보라색 외투가 잘 어울리신다. 그런데 존귀한 이미지의 보라색은 불안, 우울, 상처, 어둠 같은 부정적인 상징이 공존한다. 어제의 심정이라면 지금 내리는 빗물이 온통 보랏빛이었을 것이다. 오프라인 된 불안과 초조, 불볕더위로 인한 스트레스가 거센 홍염이 되어 상큼한 푸른 하늘과 마구 뒤섞였을 테니.


Prince가 공연한 2007년 슈퍼볼 하프타임 쇼는 역대 최고의 결승전 공연이라 일컬어진다. 공연 당일 비가 거세게 내려 담당 피디가 무대에 오르는 프린스에게 괜찮겠냐고 물었다. 공연 중 감전사고를 우려해서다. 프린스 대답이 걸작이었다. ‘비를 더 많이 내리게 할 수 있어요?’ 보라색 의상을 입은 안무가들로 메워진 스타디움에 보랏빛 조명에 잔뜩 물든 비가 쏟아지는 보랏빛의 향연 한 가운데서 프린스가 ‘Purple rain(143위)’을 열창했다. 동명의 영화에서 아버지가 양성애자로 연기한 그에게 이성애자가 되라며 온몸이 멍들도록 체벌하는 장면이 있다. 그렇게 멍든 눈에서 흘리는 눈물을 퍼플 레인으로 표현했다는 일설이 있다. Purple rain은 프린스의 최고 히트곡이자 동명의 앨범 역시 그의 앨범 중 가장 상업적으로 성공했다.


Prince - Purple Rain(1984년, 143위)


그는 피아노, 기타 등 서른 개 넘는 악기를 다루는 멀티 인스트루멘탈리스트로서 원맨 밴드에 홀로 작사, 작곡, 편곡, 프로듀싱까지 완벽히 해낸 천재였다. 양친이 이혼하여 어린 시절을 어렵게 보냈지만 재즈 피아니스트인 아버지에게 피아노를 배우며 음악적 영감을 얻었다. 엄격한 규율을 강조한 아버지와 갈등하여 한 때 집에서 쫓겨나기도 했으나 아버지에 대한 미움보다 존경심이 더 컸던 걸로 추정된다. 자신의 예명을 아버지 예명에서 따온 것을 보면 말이다.


비가 오지 않았으면 오히려 매우 지루하고 답답했을 하루다. 비야프랑카 델 비에르소Villafranca del Bierzo로 둘러가는 우회길에서 고즈넉한 전원을 즐길 수 있지만 궂은 날에 숙소에서 기다릴 누나를 생각해 짧은 쇼트커트를 택한 탓이다. 코스 대부분이 차도 옆 갓길이다. 추적추적 내리는 비를 맞으며 아스팔트 길을 걷는 게 그리 달갑지 않았다. 꽃밭에 누운 착각을 일으키는 향긋한 아로마가 몽땅 날라가버린 맹맹한 와인이나 산미가 하나도 없는 텁텁한 커피를 무미건조하게 마신 기분이다. 그나마 우중에 아무도 없는 까미노에서 내 발자국과 스틱 소리만 들리는 침묵의 수행이 만족스러웠다. 레인코트 위로 자유낙하하는 빗방울에 촉각을 돋우며 음악과 함께 명상에 잠길 수 있어 행복했다. 비야프랑카에 들어서기 전 순례자 한 명을 만나 적당하게 떨어져 마을을 지날 때까지 그가 인도하는 대로 걸었다.


tvN 예능 프로그램 ‘스페인 하숙(2019년)’을 촬영한 산 니콜라스 엘 레알 호텔San Nicholas el Real을 들르려다가 지름길을 택한 취지를 살려 패스했다. 마을을 벗어난 지 얼마 안 되어 뒷모습이 낯익은 순례자를 발견했다. 혹시나 싶어 속도를 올렸더니 역시 젬마 님이었다. 누나가 만나게 되면 맛있는 식사를 대접하라 신신당부한 터였다. 젬마 님께 누나의 안부를 전하며 레스토랑이 있는 마을에서 요기를 하자고 말씀드렸다. 젬마 님은 당장 음식이 당기지 않는다며 다음에 하자고 하셨다. 산티아고로 가는 일정이 엇비슷해 기회가 또 있겠지 하며 그러기로 했다. 속도를 늦춰 같이 걷다가 누나가 기다릴 테니 먼저 가도 된다는 말씀에 또 뵙겠다는 인사를 남기고 앞서 나갔다.


페레헤Pereje에 도착했다. 10km 넘게 쉼 없이 걸어 잠시 멈춰야 했다. 중세풍의 이 작은 마을엔 영업중인 바가 없는 것 같다. 주택가 처마밑이 앉을 만해 자리를 잡았다. 물 한 모금 마시면서 내리는 비를 물끄러미 쳐다봤다. 불멍도 괜찮지만 빗구경도 솔찮은 맛이 있다. 빗구경 삼매경에 빠졌다가 이틀 전 누나에게 약을 나눠준 한국인 순례객 부부 일행들을 만났다. 비야프랑카에서 인사드리고 앞질렀는데 부지런히 걸으셨나 보다. 젬마 님을 만나 속도를 늦췄어도 꽤 거리가 벌어졌을 거라 여겼지만 실상은 4,500m 밖에 차이나지 않은 것이다. 이걸 보면 굳이 미친 듯이 걸을 필요가 없다. 자기 속도에 맞게 걸어도 꾸준히 걸으면 큰 차이없다. 하루 24시간은 누구에게나 똑같이 주어졌으니 천천히, 조금 더 오래 걸으면 될 터이다.


Sly and the Family Stone은 ‘Everyday people(145위)’에서 지극히 평범한 인생의 교훈을 노래했다. 일상을 살아가는 소시민들이 같이 살면서 서로 취향이 다를망정 차별 없는 평등과 평화를 희망한다. 매일 주어진 시간은 누구나 똑같다. 백인이라고 하루 25시간을 사는 건 아니다. 인종, 성별, 출신배경, 직업, 사상과 상관없이 똑같이 주어진 시간을 잘 활용해야 충실한 자신을 만들 수 있다.


Sly and the Family Stone - Everyday People(1968년, 145위)


젊은이도 노인도 마찬가지다. 주어진 시간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자신이 가꾼 내면의 아름다움이 달라진다. 루스벨트 대통령 영부인 엘리너는 ‘아름다운 젊음은 우연한 자연현상이지만, 아름다운 노년은 예술작품’이라 했다. 싱싱한 젊음은 아름답다. 허나 청춘의 외적인 아름다움은 자연적으로 주어진 것에 불과하다. 노력이나 의지와 상관없이 누구나 한 때 자신만의 화양연화를 가질 수 있다. 반면 나이 들어서도 아름다우려면 외모뿐 아니라 인격과 삶의 경험, 지혜 그리고 내적인 성장이 뒷받침돼야 한다. 인생은 시간이 빚은 조각 작품이다. 일평생 개인의 노력과 진지한 삶의 태도가 예술적으로 혼연일체 된 결실이다. 19살 김고은의 데뷔작 영화 ‘은교(2012년)’에서 老시인 이적요의 절규가 내 가슴을 후볐다. ‘너희 젊음이 너희 노력으로 얻은 상이 아니듯 내 늙음도 내 잘못으로 받은 벌이 아니다.’


트라바델로Trabaelo에서 요기를 했다. 마을 입구에 자리한 첫 번째 바에 순례객들이 득시글거렸다. 리뷰가 마음에 썩 들지 않아 바가 있는 공립 알베르게를 찾아갔다. 나이 든 어르신이 주문을 받았다. 토르티야를 먹는 동안 순례자와 마을 주민들이 들어와 먹거리를 주문한다. 바를 찾은 주민들도 예순을 훌쩍 넘긴 걸로 보인다.


스페인도 노령화와 탈농촌 문제가 사회 이슈가 된 지 오래다. 그러나 우리야말로 세계에서 노령화가 가장 빨리 진행되는 사회다. 민주화의 기치를 드높이던 586 세대가 부끄러운 퇴물로 취급받은 지 꽤 되었다. 개인적으로는 올드보이들의 구태와 청년 세대의 오해에서 비롯되었다고 추측한다. 불요불급한 세대 청산의 논쟁보다 시급한 문제가 있다. 공적 연금과 의료보험 재정이 고갈되고 인구 감소가 급격히 진행되면 세대갈등이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커질 거란 점이다. 그때는 세대갈등을 넘은 세대전쟁일지 모르겠다. 젊은 세대나 중장년층들이 이적요의 일침을 곱씹기를 바란다. 젊음에 걸맞는 노력이 상응해야 하며 더 이상 노욕을 저질러서는 안 된다. 서로의 부족함을 이해하고 감싸줘야 대화가 되지 않겠나!


어제는 역사이고 내일은 미스터리이니 오늘은 선물이라며 배짱이 마냥 현재를 허비하고 싶지 않다. 우리 사회는 허송세월하기엔 진영과 세대 갈등의 골이 매우 깊고 성장 동력을 소진한 위기 상태다. 청춘이든 노령층이든 아름다운 자신들의 꿈을 믿되 서로 공유하여 일부는 양보하고 조정하기에 바쁠 시기다. 아프니까 청춘이라지만 아픔이 청춘만의 전유물이어서는 곤란하다. 평생을 국가와 가족을 위해 헌신한 빈곤 노인들에겐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보장해야 한다. Janis Joplin은 ‘Me and Bobby McGee(148위)’에서 자유는 더 잃을 게 없는 상태라 부르짖었다. 취업을 못할 자유, 의식주를 해결하지 못할 자유는 포기하고 때려치워야 한다. 세대 간의 갈등을 조정하고 갈등의 순기능이 구현되도록 관리할 책임은 국가와 정치 지도자들에게 있다. 21세기 한국 사회에서 국가란 무엇일까?


The Everly Brothers가 부른 ‘All I have to do is dream(141위)’는 사랑 가이다. 짝사랑하는 연인을 마음껏 사랑하고 싶지만 그런 꿈을 꾸는 것 외에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는 좌절 어린 독백을 담았다. 내가, 우리가 꿈꾸는 이상 사회가 그런 것 같다. 이상 국가는 오직 꿈에서만 가능할까? 간절히 원하는 이상 국가를 꿈에서만 만날 수 있다면 그 사회는 현실에서 불가능하거나 현실에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유토피아라는 인류의 이상은 한낱 공허한 꿈에 지나지 않는 걸까? 이런 번민을 거듭하다 라 포르텔라 데 발카라세 숙소에 도착했다.


비야프랑카 델 비에르소 전경과 페레헤에서 만난 길냥이, 라 포르텔라 데 발카라세에서 묵은 알베르게 호스탈 엘 페레그리노 앞 광장에 있는 순례자 동상


이번 회차에서는 누나의 하루를 소개한다. 혼자 있는 동안 누나가 어떤 시간을 보냈는지 간결히 정리되어 있다.



이번 회차는 특별히 누나의 하루를 소개한다. 혼자 있는 동안 누나가 어떤 시간을 보냈는지 담백하게 정리되어 있다.


에잉 또 글쓰기 하다가 다운돼버렸어 ㅠㅜ 새벽부터 내리는 비가 하루종일 오다 말다 흐렸다 개었다 한다.


오늘도 나는 여기 발카라세까지 택시로 이동했다. 비가 와서 평소보다 조금 늦게 일어나 느지막이 출발했다. 캐나다 출신 여성 순례객과 함께 방에서 내려오니, 몰리나세카에서 만났던 독일에서 온 여자 아이가 발에 붕대를 감고 앉아 있다. 인사를 했더니 집으로 돌아간단다. 조금 안쓰럽긴 해도 다음 기회가 있음을 되지도 않는 말과 몸짓으로 전하고 택시를 탔다.


비가 오고 구름이 잔뜩 긴 도로를 지나오며, 걷고 있는 순례자들과 자전거로 순례하는 이들을 지나쳐 온다. 때로는 그림 같은 풍경이 빠르게 지나가며, 벤츠 택시를 이용하는 마음 한구석은 이제 좀 편하기도 하다. 포기하면, 내려놓으면 이렇게 편한가 싶다. 처음이 어렵지 두 번 세 번은.


약을 먹고 걷지 않아서인지 무릎은 훨씬 편해졌다. 디딜 때의 통증이 많이 사라졌지만, 내일 오 세브레이로까지의 구간은 무리지 싶어 또 한 번 점프를 한다.


식구들과 영상통화를 하며 소식을 전하니, 모두들 걱정을 많이 한다. 내일도 점프할 것을 얘기하고 안심을 시켜본다. 수연이는 2주 걷고 20년 못 걸을 수 있다고 엄포를 놓고, 진숙이는 언제든 돌아오라며~~^^


그래서 무리는 하지 않을 작정이다. 호텔에 일찍 도착하여 아침으로 빵과 카페 콘 라체를 주문하면서 체크인 시간을 물으니 두 시간 후란다.


여동생이 그림이나 그리라며 사진을 세 장 보내왔다. 그림을 그리며 앉아있다 보니 낯익은 사람들이 지나가며 서로 인사를 나눈다. 체크인을 하고 방으로 들어와 쉬는데 동생도 도착! 오면서 요기를 했다기에 점심을 먹으러 내려가니, 나에게 약을 주셨던 기부 천사들이 다 계셨다. ㅎ


두 부부팀은 식사를 하고 떠나고, 나는 젬마와 함께 점심을 하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많이 나누었다. 젬마와의 인연은 라바날에서부터였다. 까.친.연.에 동생이 올린 글을 젬마가 보며 도움을 많이 받았단다. 짧은 인사를 나누며 우리 남매임을 알아보고 반갑게 인사를 했던, 원피스에 스포츠 샌들의 첫인상이 무척이나 단아하고 편안했던 그녀!


어제는 우연히 다시 만나 함께 점심을 먹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내 무릎 통증을 알고 자신의 약을 내게 모두 주고 갔었다. 오늘 알베르게에서 다시 만나 무척이나 반가웠는데, 굳이 점심을 사겠다고 하여 야채 샌드위치와 커피를 함께 맛있게 먹었다. 함께 세탁물도 맡기고. 참 사람의 인연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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