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는 뻥튀기를 좋아한다, 오이와 당근을 좋아한다, 빵은 좋아하지만 빵 속에 크림은 먹지 않는다. 포도, 수박,토마토, 사과를 좋아한다. 생각보다 먹는 것에 대해서 그리심하게 편식을 하지 않는 편이라 다행스럽다.
이유식 할 때 책 한 권 사서 그대로 만들어줬는데 거기보면 이유식이 아이의 평생 식성의 기본 바탕이니 여러 가지재료들로 점차 다양하게 만들어주라 했다. 만들면서는 과연내 아이가 잘 먹어줄까 걱정, 알러지를 일으키진 않을까 걱정, 소화는 잘 되겠지 걱정. 초기, 중기를 거쳐 후기, 완성기까지이유식을 마무리 짓고, 일반식 밥과 심심하게 간이 된 반찬을주면서 아이가 좋아하는 음식이 뭔지 조금씩 알게 된다.
이유식에 오이를 자주 넣어줘서 그런지 내 아이는 오이를좋아한다. 그냥 생오이를 잘라주면 간식처럼 잘 먹는다. 시중에 파는 과자는 어린이집 가기 전까지 먹인 적이 없고 가끔 뻥튀기를 간식으로 줬는데, 아직까지도 뻥튀기를 보면 맛있다며 좋아한다. 어쨌든, 지금까지는 이유식이 아이의 식성에 영향을 준 건 맞는 것 같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채소를 꺼린다고 한다. 원시시대부터 채소를 직접 먹 어 보고서야 이를 먹어 도 되는 것인지 아닌지를 판단했기 때문에, 독성을 지닌 채소를 구별하려면 쉽게 말해 목숨을 걸어야 되는 일이었던 것. 그렇기에 아기들도 본능적으로 채소를 싫어한다고. 하지만 인간은 필 수 적 으 로 채 소 의 영 양 분 이 필 요 하 니 안 먹 을 수는 없는 노릇, 결국 엄마들은 아주 조금씩, 잘게 다진 채소로 이유식을 만들어야 한다.
3살 이후로는 새로운 음식을 먹이는 것이 언어를 배우는 것만큼 힘들다고 한다. 그러니 이유식을 시작할 때부터 여러가지 다양한 재료들로 만든 음식을 접할 수 있게 하자. 참! 과자를 줄 때 밥을 다 먹으면 과자를 준다는 말도 금지.그러면 밥보다 과자를 더 중요하다 생각할 수 있기 때문.
또 과자를 숨겨 놓는 것도 좋지 않다. 아이는 엄마가 숨겨 놓을수록 더 먹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나는 과자류를 잘 사지 않지만 가끔씩 사게 되면 그냥 식탁위에 올려 둔다. 아이가 관심을 보이고 먹고 싶어 하면 몇 개를 먹을 건지 먼저 물어본다. 봉지과자를 줄 때는 간식 그릇에 적당히 담아주고 더 먹고 싶다고 하면 "조금만 더 먹자."며 담아준다. 그러면 고맙게도 더 더 더 많이 달라고 떼쓰지 않는다.
한 영상에서 4 살 정 도 된 아이에게 캔 커피를 주는 아빠를 본 적이 있다. 기겁할 일이지만 아빠는 아이를 너무 사랑하기 때문에 안 줄 수가 없었다고 했다. 아빠는 원래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인데 아이가 크면서 아빠가 먹는 것에 관심을 보이더니 같이 먹고 싶어 해 한 모금씩 주다 보니, 이제는 아이 혼자 한 캔을 먹고 하루에도 몇 번씩 커피를 마실 정도가 된 것. 결국 아빠는 아이에게 더 이상 커피를 줄 수 없다 말했고 달라고 울며 떼쓰는 아이를 보면서 눈물을훔쳤다. 그 마음을 나는 조금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아이가 해 달라는 건 다 해주고 싶은 것이 부모 마음 아니겠는가.
얼마 전, 엘리베이터를 탔는데 3살 가량 되어 보이는 아이가 콜라를 마시고 있었다. 두어 살 많은 오빠도 같이
마시고 있었는데 옆에 있던 엄마를 보니 걱정은 되지만 그냥 주고 말자라는 식이었던 것 같다. 남의 자식 먹는 것까지 내가 상관할 바는 아니지만 그냥 조금, 걱정이 되긴 했다. 요즘 아이들은 어릴 때부터 너무 많은 먹을거리에 노출되어 있고 인스턴트는 두말할 것도 없다. 어차피 크면 다 먹게 된다는 말이 틀린 말은 아니지만 굳이 일찍 먹여서 좋을 필요는 없지 않나.
내 아이가 돌 이 막 지났을 때였다. 시이모님이 집에 오셔서는 내 아이를 데리고 편의점에 가 바나나과자와
젤리를 사서 먹이셨다. 나는 아이가 아직 어려서 먹이지 않는다고 누차 말씀드렸는데 "아기한테 새로운 맛을 느끼게 해주고 싶어."라며 기어이 아이 손에 과자를 쥐어 주시는데 아, 뭐랄까. 음... 더 쓰지 않고 여기에서 그만 입 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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