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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케lykke Sep 18. 2023

따뜻한 말 한마디

문제를 일으킨 아이 뒤에는 성공만 지향하거나 사회에 불만이 가득한 미성숙한 부모가 있었다. 공부 잘하고 교우관계가 원만한 학생이라도 절도나 폭력의 가해자, 자살과 게임중독의 당사자가 될 수 있었다.

-2016.06.07 동아일보 김단비 기자의 기사 발췌-


참 어렵다. 부모라는 것은. 말 한마디도 쉬이 뱉어버릴 수가 없다. 잘 정돈된 단어의 조합으로 이뤄진 매끄럽고 성숙한 문장으로 말하란 이야기가 아니다. 나의 말 한마디가 어떤 형식으로든 온전히 아이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는 뜻이다. 굳이 아이에게 직접적으로 하는 말이 아니더라도 마찬가지다. 모든 육아서에서 기본적으로 다루는 것이 '부모의 성숙한 양육 태도'이고, 그 태도에는 부드럽고 따뜻한 '말'이 포함되어 있다. 그런데 정작 부모들은 부드럽고 따뜻한 말을 얼마나 하고 있을까? 영유아기에는 사랑 가득 담은 말을 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사춘기에 접어든 아이에게는? 줄이면 줄였지, 신경 써서 실천하는 부모는 잘 없을 것이다. 이제 컸으니까‘말 안 해도 엄마의 진짜 마음은 알아주겠지.’라고 속단하기 때문 아닐까.


 얼마 전 인터넷에서 이런 글을 봤다. '부모와 대화가 되지 않는 이유'라는 글이었는데, 사춘기 아들이 학교생활이 힘들다 했고 아버지는 그게 뭐가 힘드냐고 딱 잘라 말해버린 것. 배가 부른 소리라고도 하고 쓸데없는 소리라고 했다고. 말문이 막혀버린 아이는 ‘ 그래서 난 아빠랑 말하기가 싫다.’고 했다. 아버지는 '사회생활은 더 힘들며 네가 하는 것은 그에 비해 그리 힘든 일이 아니다. 너는 앞으로 더 큰 어려움에 언제라도 부딪힐 수 있다. 그러니 그런 작은 일에 휘둘릴 필요가 없다.'는 뜻이었겠지만, 아이가 아버지의 입장에서 그 속 뜻을 이해하고 헤아릴 수 있을까.


나도 그랬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친구 관계로 힘들다고 느낀 내가 엄마에게 이러저러한 이야기를 했더니 엄마는 이렇게 말했다.


"쓸데없는 거 신경 쓰지 말고 공부나 잘해. 넌 공부만 하면 되는데 뭐가 걱정이니."


그 뒤로 나는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집에 와 이야기하지 않았다. 학교를 마치고 학원까지 들렀다 집으로 돌아온 아이에게 차가운 말로 상처를 주는 부모는 되지 말자. 상처를 통해 아이는 더 단단해질 거란 착각도 하지 말자. 따뜻한 말을 듣고 자란 아이는 따뜻한 가슴을 가진 어른으로 자란다는 것을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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